사람의 진심은 말보다 표정으로 나타난다. 꾸준히 몸과 맘을 닦는다면 좋은 표정을 절로 짓게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 사는 일이 어디 그런가. 내 의지대로 말은 부릴 수 있지만 표정은 쉽게 그리할 수 없다.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지만 표정으로는 천만 번 살인도 저지를 수 있는 게 사람이다.

 

 

  대선을 앞둔 요즘 정치권,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야권 대선 경쟁자였던 안철수 후보의 사퇴를 두고 양보냐 포기냐의 의견도 분분하다. 아름다운 양보인지, 어쩔 수 없는 포기인지를 두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해석이 엇갈린다. 정치를 모르는 나 같은 사람에겐 그게 뭐 그리 중요할까 싶다. 하지만 앞날까지 내다봐야 하는 정치권 특성으로 볼 때 그 의미는 제법 중요한가 보다.

 

 

 

 

 

 

 

 

 

 

 

 

 

 

 

 

 

 

 

 

 

  아름다운 양보인지, 분노 서린 원망인지는 당사자가 가장 잘 알 것이다. 어느 정신과 의사가 텔레비전에 나와 말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제대로 알려면 목소리가 아니라 표정을 보면 된다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정치인을 예로 들자. 일단 볼륨을 완전히 낮춘다. 그리고 그 사람의 행동거지를 표정으로만 읽는다. 그러면 그 사람이 기쁜지, 화가 나는지, 슬픔에 싸여 있는지, 분노하는지, 양보하는지 다 보인다.

 

 

   정말 그런가 싶어 호기심에 실험을 해봤다. 영화나 인터뷰 화면 아무거나 볼륨을 낮춰보았다. 표정만으로도 화면에 비친 사람의 심리 상태가 어떤지 거의 알 수 있겠다. 확실히 사람은 말보다 표정으로 더 많은 진실을 얘기한다.

 

 

  이런 학습 탓인지 누군가 포커페이스를 하면 움찔하고 긴장부터 한다. 자신을 억제하고 침착하게 사물을 대면하는 사람들일수록 정치권에 몸담으면 유리할 것 같다. 하루에도 열두 번 변덕을 부려 스스로도 감당이 안 되는 나 같은 다혈질은 감정을 다스리는 법부터 배울 일이다.

 

 

  그나저나 볼륨을 낮추지 않아도 나 같은 하수의 눈에도 안철수의 표정이 읽히니 어쩔 것인가. 그가 완벽한 정치인으로 거듭 나려면 표정 관리부터 연습해야 할 것 같다. 정치권은 절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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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3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3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12-0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볼륨을 낮추고 표정을 봐야겠군요~ TV 키러 갑니다.ㅋㅋ

다크아이즈 2012-12-03 22:54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진짜로 그렇게 함 해보시어요. 재밌어요. 표정이 말 이상을 한다는 사실은 심리학자들이 일찍이 밝혀낸 바이기는 해요.

님, 여전히 바쁘게, 잘 계시지요?

페크pek0501 2012-12-04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앨런 피즈, 바바라 피즈 지음<당신은 이미 읽혔다>라는 신간을 신문에서 봤는데
이 책도 표정으로 알 수 있는 속마음에 대한 것이에요.
아, 표정 관리를 잘 해야겠군요. ^^
이것도 삶의 기술일까요?

다크아이즈 2012-12-05 03:16   좋아요 0 | URL
페크님 감사합니다. <당신은 이미 읽혔다> 이런 류의 책 진짜 좋아해요.
너무 좋아해도 안 되는데, 맨워칭(피플워칭) 이후로 이런 행동 패턴 연구서 같은 게 흥미있더군요. 일단 접수합니다.

표정 관리할 수 있음 대박이지요.
하지만 저는 오늘도, 여전히 실패 중인 걸요. 호홋~

오늘 넘 추웠는데 무사히 지내셨는지 궁금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