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어." "이번엔 뭐?" 창 밖을 보던 있던 그녀는 조금 귀찮다는 듯 돌아보았다. "아키의 생일은 12월 17일이잖아." "사쿠짱 생일은 12월 24일이고." "그렇다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나서 아키가 없었던 적은, 지금까지 단 일초도 없었어." "그렇게 되나?" "내가 태어난 이후의 세계는 전부 아키가 있는 세계였던 거야." 그녀는 난처한 듯 눈썹을 모았다. "나한테 있어서 아키가 없는 세계는 완전히 미지의 세계이고, 그런것이 존재할지 어떨지조차 모르겠어."-173-174쪽
머릿속 가득 새파란 여름 바다가 펄쳐졌다. 거기에는 모든것이 있었다.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았다. 모든것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 추억을 만지려고 하면 내손은 피투성이가 되어 버린다. 그대로 영원히 떠돌고 싶었다. 그리고 아키와 둘이서 바다의 반짝임이 되어 버리고 싶었다.-181쪽
이상한 기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한 사람을 태운 연기가 가만히 겨울 하늘로 퍼쳐 올라는것을 보는것은. 한창동안 그곳에 서서 연기의 행방을 눈응로 쫓았다. 연기는 검거나 하얗게 높이 올라갔다. 마지막 연기가 G빛 구름에 섞여 보이지 않아게 되었을때, 내 마음속까지도 완전히 텅 비어 버린듯한 기분이 들었다.-191-192쪽
바람이 불고 꽃잎이 흩날렸다. 꽃잎은 발 밑까지 날아왔다. 다시 손바닥에 있는 유리병으로 눈길을 돌렸다. 작은 불안이 가슴을 스쳐갔다. 후회하지 않을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아름다운 벚꽃 눈이 내린다.-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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