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음'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써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띔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짱꿀라 2007-01-05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실비님, 감사합니다. 제가 작년 정채봉 선생님의 글들을 읽으면서 얼마 많은 감동을 받았는지 모른답니다. 오늘 실비님의 서재실에 와서 선생님의 글을 뵙게 되는 또 마음이 한쪽이 감동을 얻고 갑니다.

실비 2007-01-05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새해여서 새맘으로 시작하기 위해 글을 퍼왔답니다..전 솔직히 잘 몰라요.. 이분이 누구신지. ㅠ_ㅠ 가끔씩 글을 퍼오면 님들은 어찌나 잘 아시는지..전 그냥 눈에 띄어서 가져오는건데.. 다 유명하신 분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