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문득 알라딘에 주절거릴려면 알라딘 서재는 늘 펴져있어야 한다. 
그럼 창을 하나더 복잡하게 띄워놓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여러창을 마구 띄워놓고 없애며 일을 처리하는 나로서는 어서 빨리
창을 닫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는데 참. 

'내 여자친구는 여행 중' 친구가 빌려준 이 책을 읽던 중이었다.
별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은 아니지만 휴식시간을 가지는 것처럼
읽고 있었다. 지금 읽는 부분은 아마 조만간 주인공이 아일랜드로 여행을
떠날 것 같다. 

원체 딴 생각을 잘하는 나는 또 문득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
올해는 큰 고모 생신을 집에서 차려드려볼까. 그러고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계획을 하고 있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순서는 이런 식이다.
지금은 햇살이 따스하게(밖은 오늘도 춥다.) 거실 블라인드 사이로 드는 낮시간.
인공의 조명이 아닌 햇빛 만으로 책을 읽고 싶다고 문득 생각.
책을 읽는다.
책 속에서 주인공이 생각한다.
'비행기 옆자리에 에단호크같이 멋진 남자가 앉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에단호크같은 기름진 머리를 한 젊은 남자가 앉을 가능성이 혹시 있다하더라도.
또한 젊은 외국인 남자가 앉더라도 '두유 스핔..'하며 말을 걸어도 오우.. 너버마인드' 란다. 

이런 구절을 읽는 동안 나의 머리속은 잠시
전에 미국여행가던 비행기속을 떠올린다.
그 당시 큰고모와 함께 가고 있었는데
여행사의 발권 실수(어이없지. 그리고 그 여행사에서 한번의 발권실수를 다시 당하고
다시는 그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았다는.)로 고모와 나는 다른 좌석에 각각 그 긴시간을
가게 되었다.
후에 들으니 고모 옆에 백인 할아버지가 앉아계셨는데
그 할아버지는 자식이 한국?에 야구 코치로 있다고 등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이 부분에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나도 '고모가 영어를 좀 하시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뭐 단어만 나열했든 듣기만 했든 여튼 기존 나의 없던 정보로서는.) 

그리하여 햇살 속에 책을 읽다 고모를 떠올린 나는
고모를 기쁘게 해드릴 계획을 잠시 구상. 상상.
가족을 모두 집으로 불러 생일상을 차려볼까. 등등. 

그리고는. 기분좋은 생각만으로도 문득 행복한 느낌이 드는구나.
좋은데?
이 조용한 평화. 많이 사랑해. 

그리고. 책이 친구였어.
다른 이에게 왜 너의 말을 하지 않냐며 불만이기도 한 적이 있었는데
책은 홀로 나에게 말을 해. 내 말을 들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나는 친구를 선택하는 것이다.
내 생각의 지지자. 확인하고 동의해 주는 그런 한 친구가 된다. 

외로워하지말고,(다시 외로워지고 다시 위로하고 다시 충만함을 느끼다가
다시 외로워하는게 인생사이클이겠지만.) 책과 더 친해지면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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