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
홍수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사랑과 우정의 경계선이라는 것은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선처럼 자로 주욱그은듯 잘려질 수 있다가도

막상  너와 나의 관계가되면 참으로 모호한 색깔을 띠게된다. 보라색인지 파란색인지 구분이 모호한 군청색 같이말이다. 

 

20대의 술자리의 단골이야기이기도하고 고민이기도하고...

생각해보니 예전에  '사랑과 우정사이'라는 노래도 꽤 히트했었다.

뭐 그런 흔한 이야기이지만 우리 모두의 이야기 일 수 있는 그런 것.

 

편안함, 동지, 친구, 우정, 추억, 학창시절, 꿈, 설레임, 오해, 절망, 눈물,고백...

해바라기같은 생명력을 뿜어내는 젊은 날의 이야기

 

정우와 인영의 이야기는 그런것 같다.

 

지난날의

당신이기도하고 나일 수도 있고...

그래서 마음 따뜻해지는 그런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꽃
홍수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오닐 모터스'

유진에게 그 이름은 거부할 수 없었던 운명이었다. 하루하루 자신의 꿈을 향해 치열하게 한발씩 딛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과도 같았다.

그래서 오닐 모터스의 CEO스티븐의 제안은 오랜시간 가슴에 품었던, 어쩌면 이룰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꿈을 이루어 줄 수 있는 티켓이었고. 그녀는 그것을 움켜쥘 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 흔한게 사랑이라는데 그 사랑을 잃는 고통을 잠시 참아낸다면 그 대가로 평생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거였다. 견딜수 있다고 생각했다. 세상이 무슨 손가락질을 하든간에 자신의' 꿈의 대가'를치루는건 결국 자기 자신의 몫일테니까.  

알렉스에세 유진은 여자 그 이상이었다. 인생의 유일한 따스함이었고 결국은 그녀를 위해 꿈조차 접을 수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자신을 떠나버렸다. 애써 지켜왔던 그의 평범한 일상은 무너지고 그에게 남겨진건 얼음처럼 차가운 암흑이었다. 그는 죽음과도 같은 절망속에서 살아남기위해 결정한다. 그녀를 부숴버리기로. 복수는 그가 살아남기위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복수를 위해 자신이 등돌렸던 스털링이라는 이름을 받아 들인다.

 유진과 알렉스, 배신한 사람과 배신당한 사람

그들의 대립은 대외적으로는 오닐모터스와 스털링자동차였지만

결국엔 사랑과 증오였고, 그리움과 절망이었으며, 벗어날 수 없는 사랑이지만 견딜 수 없는 상처 그 자체였다.  헤어져있으면서 그 둘은 똑같이 불행했다.

'사랑과 증오는 상반되는 감정이 아냐. 서로 반대되는 감정이라면 서로를 상쇄시켜야하지. 그런데 사랑한다고 해서 증오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증오한다해서 사랑이 줄어들지도 않더군. 희안하게도 둘의 감정은 더해지면 더해질 수록 서로를 강렬하게 하는 그런 감정인 것 같아 '

스티븐은 죽음의 직전에 특유의 오만함을 모두 버린채 유진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그렇지만 사랑과 증오라는 것이 평행선만을 이룬다면 사랑은 무슨 의미일까. 그 사랑과 증오는 아마도 내안에서 휘몰아치는 감정일것이다. 그렇지만 결국엔  증오또한 그 사랑의 진실성앞에서 사랑의 대상앞에서 무너지고 마는 것이 결국 사랑의 힘이겠지. 수백번을 부딛친다 한들 결국 같은 귀결로 끝나는 것. 용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여 지는 것...그게 사랑이 아닐까.

불꽃에는 여러 사랑의 모습들이 등장한다.

자기 자신만을 사랑한 아름다운 여자 미제릴, 매사에 실리적이다 못해 결국 아들의 혈통까지 확인해봐야했던 랜스, 과거 사랑의 그림자를 유진에게 투영시키는 스티븐, 평범한 사랑을 꿈꾸는 라라 그리고 유진과 알렉스.

작가의 말처럼 이 모두들의 모습들이 현실속에서 사랑이 가진 여러 양면성의 모습들일 것이다. 이는 나의 모습일 수도 있고 당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불꽃을 읽으면서 신선한 느낌이 좋았다. 판에 박힌 청순가련형의 여주인공과 그녀를 휘어잡는 매력적인 왕자님이 지겹다는 노골적인 말은 아니다. 그 또한 여전히 매력적인 로맨스의 소재이긴하지만 잘난 남자 쉬운 삶을 마다하고 열심히 꿈을 쫓는 여자, 마녀라 불리지언정 자신의 불꽃을 가슴에 품고사는 그런 그녀를 만나서 같은 여자로서 반가웠다. 

군더더기 없는 구성과 짜임새있는 배치도 그렇고 작가의 글이 늘 그렇듯이 디테일이 참 좋았다. 예전 작품에 비교해볼때 단정하면서도 다소 건조한 문체가 오히려 유진과 알렉스의 이야기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였다. 오히려 처음부터 독자에에 완전히 열려진 알렉스와 유진의 심리가 다소 버겁다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면에서 근래에 읽은 로맨스 중 가장 뛰어난 책이 아니었나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푸른 밤을 날아서
민혜윤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알고있는 그녀는 한 바람둥이와 3년여에 걸쳐 모호한 연애관계를 유지 중 이다.

'왜?'라는 물음에 그녀가 내게 한숨을 길게 내쉬으며 말한다.

자신또한 그가 진정한 '선수'임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그런데 ..이제는 기억해주는 사람 몇 없는 30대 후반의 생일 날 누구보다 먼저 전화를 걸어와 축하한다며 전화에 대고 노래를 부르는 이 남자를, 너에 관한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한다면서 느물 거리는 이 남자를 여자라면 미워할 수 있겠냐고 그녀는 말한다.

그래 맞다. 세상의 모든 여자가 '선수'에게 약한 것은 다 그런 이유다. 남의 일인 때에는 뭐 그렇게 쉽게 넘어 가냐고 비웃겠지만 내 이야기가 되면 달라지게되는 건 그렇고 그런 이유이다.

그렇지만 바람둥이의 사회적 기여도란 딱 거기 까지이다. 바야흐로 20대 초반, 앞으로 펼쳐질 인생이 길고 긴 23살의 파릇한 아가씨에게 권할 만한 사양이 못된다. 솜털이 아직 보송보송 순진한 이해영양이 적반하장이 인생관이고 감언이설이 무기인 30살의 선수 강정원과 연애를 한다는 것은 빨간모자와 늑대의 관계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 짧은 신기루와도 같은 연애란게 대책없이 끝나버리면 느물느물한 언변, 자연스러운 매너와 부드러운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선수'에게 속절없이 무너졌던 그 어린 마음은 어떻게 수습하냔 말이다. 쿨하게 돌아설 수 없다면, 아니 쿨한 척이라도 할 수 없다면 아예 그쪽으로는 고개도 안돌리고 줄행랑을 놓는게 인지 상정이다. 그러나 그건 그녀의 사정이고 그물망에 걸려든 고기를 그리 쉽게 놓친다면 그놈에게 '선수'라는 칭호가 붙어있지 않았을 테지...

그리하여 우리의 순진한 해영양..... 늑대 강정원에게 홀랑...아니 조금 솔직하게 말하자면 넙죽 '날 잡아잡슈쇼'하고 엎드리게 되지만 누가 잡아먹히는 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녀는 우선은 뭐 대책없이 그 길을 가보고자 한다. '선수' 강정원이 빠이빠이하기전에 먼저 돌아서는 거다. 딱 발을 뺄 수있는 그때까지만이다 라고 시한을 정해봤다.

과연 누가 먹히는 걸까. 작가의 말빨에 반쯤 넘어가서 키득거리며 책장을 넘긴다. 누가 마지막에 웃는 승자가 되는지 한번 보자면서.....

민혜윤작가의 글은 생동감이 넘친다. 동시에 행간에 깔린 음악적 여운과 몽환적이리만큼 시각적인 색채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글들이 유머러스하게 톡톡튀면서도 묘사에 있어서는 분위기를 아우르는 진중함이 글 전체를 너무 가볍지도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그 발란스를 유지한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나른한 여름날의 늦은 오후,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는 시간사이로 더위를 식히는 서늘한 한줄기 바람이 깔리듯이 그녀가 풀어 놓는 정원과 해영의 연애담은 간지럽게 시작된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마루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봄은 어떠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이비, 메이비 낫
김언희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6월
구판절판


사람들은 각자 주머니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 주머니 재질과 크기는 조금씩 다른것 들이다. 어떤 이에게는 좀 더 말랑거리고 탄성이 좋은 것을 어떤 이에게는 딱딱하여 늘거나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주어진다. 몸속 어딘가에 깊이 들어 있는 비밀주머니는 여느 것과 마찬가지로 뭔가를 채워뒀다 비우는 용도로 쓰인다.
참을 수 없는 것, 소화해 내지 못하는 것, 잊고 싶은 것, 들여다 볼 수 없는 것, 아무리 울어도 흘려 내지 못하는 것, 가슴에 품고 있으면 도저히 살 수가 없는 것......
누워있는 바닥이 꺼지고 하늘이 내려앉았을 때면 비밀주머니가 조용히 열린다. 재희의주머니에는 아빠에 대한 원망, 엄마에대한 그리움, 그리고 이제 현석이 채워졌다. 비워지지는 않고 계속 채워진 주머니가 잔뜩 부풀었다. 그렇지만 아직은 괜찮았다. 그래, 겉으로는 멀쩡해졌다고, 재희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외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복도에서, 숨도 조심스레 내쉬었다. 아슬아슬 부푼 주머니를 다시 깊숙히 숨겨야 했다.-90-91쪽

그리고 깨달았다. 서준우는 아무리 울어도 눈물로 강을 이룬다해도 도저히 흘려버릴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가슴 속 깊이 숨겨둔 비밀 주머니에 담지는 않을 거라 마음먹었다.-37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이비, 메이비 낫
김언희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을 열어라, 언제든 다시 닫을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미국에 중국집에서 밥을 먹고 계산을 하고나면 영수증과 함께 딸려 나오는 반으로 접힌 만두같이 생긴 과자가나온다. 포춘쿠키fortune cookie...그렇지만 몇 번 보고나면 처음에 설레임은 사라져서 어떤때는 손도 대지않고 나오고 어떤 때는 그냥 과자만 부숴서 홀랑 먹고 말게된다. 마치 식당용 누룽지사탕이나 박하사탕 같은 것일 뿐이다. 

그러나 사탕과는 달리
계란냄새가 달짝지근하게 나는 노란 과자를 반으로 쪼개면 텅빈 속에서 빨간 글씨로 덕담과 행운의 숫자들이 쓰여진 하얀 끈처럼 생긴 종이가 나온다. 그 작은 종이에 쓰여진 '미래'가  덕담일 뿐일 것이라는  것을..그 작은 종이가 불행을 말할 확률은 로맨스 소설이 불행한 결말로 치달을 확률보다 훨씬 낮다는 사실을.... 

내가 알고 있듯이 이 글의 그녀 또한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 재희는 그 '미래'를 보고 싶지 않다며 그의 옷장에 걸린 수많은 양복들 속에 손을 넣어 닿은 한 주머니속에 쏙 집어 넣어버린다.

정말이지 그녀는 그 작은 종이끈이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라 믿었던 걸까?

그보다는 아마 그 종이에 의지하고 싶어할 자신의 나약한 의지가 두려웠을 것이다. 그 종이의 덕담에 은근슬쩍 마음을 풀어줘서 미련하게도 자신의 사랑을 긍정적인 운명을 기대하는 것 그 자체가 두려움이 었을 것이다. 그래서 숨겨버린다. 그의 옷 속으로... 자신을 돌아봐 달라는 애타는 미련 또한 같이 묶어서...

우리는 사랑이야기에 신파라는 말을 붙이기를 좋아한다. 사랑이야기는 껍데기만 보면 뭐든 다 거기서 거기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고 헤어지고 또 사랑하는 과정을 단순하게만 바라본다면 한없이 단순하겠지만 한 사람의 마음이 다른 이의 마음에 닿기까지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가는 길보다 더 많은 수의 길이 있을테니 그냥 흔한 이야기라 말하기는 마음이 늘 아리다.

글속에 한재희와 서준우는 서로를 향한 애타는 마음을 숨겨 보기도 하고 거미가 투명한 거미줄을 뽑아 상대를 감고 끌어당기듯이 엮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은 두렵다.

사랑이 갖는 또 다른 이름인 기대가 그리고 집착이 결국은 절망이라는 추한 감정으로 귀결될까봐 두렵다.

그래서 그 얽히는 감정놀음은 절대로 안하고 싶은 남자와 그 남자 곁에 있고 싶어서 자신의 기대를 스스로 잘라내며 초연함을 가장하는 여자가 남을 뿐이다.

그들의 감정들은 그렇게 떼내어 질수 있을까?

그렇게 사그러 들 수 있을까?

 

김언희 작가의 글은 사실 처음이다. 글의 섬세함이 날 잡아끌었다.

다른 이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나를 뒤흔드는 무언가를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
짜릿한 정렬이 난무하는 연애담이 아니라 작은 묘사가, 표현이, 말이 글을 읽는 내 마음에 장마철의 빗방울처럼 동그라게 때론 서울 우유의 왕관같이 선명하게 파문을 일으킨다. 글을 읽으면서 목줄기가 아잇해지도록 울컥했던 감정이 올라오는 것 참 오래 간만이었던 듯하다.

만족스러웠다. 그거면 되지 않았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