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와 아빠
[유아기] 난 한글을 모른다. 그래도 엄마가 말하는 책을 찾아오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엄마가 여러 번 읽어줬던 책들이니까. 이제는 엄마가 한 쪽을 다 읽으면, 내가 알아서 책장을 넘길 수도 있다.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어주는 엄마 목소리는 참 편안하다. 책을 읽어주는 엄마 가슴에서 엄마 냄새를 맡다보면 나는 어느새 포근하게 잠이 든다.
[아동기] 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맞이하는 방학. 아빠는 나와 함께 서점에 갔다. 아빠와 걷는 광화문 거리는 밝고 화창하다. 지하에 있는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정말 새로운 세계에 온 듯한 착각에 빠졌다. 사방이 책들로 알록달록하고, 어느 쪽을 돌아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내 키보다 높이 쌓여있는 책들 가운데서 나는 잘 보이지도 않을 것 같다. 방학 동안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고르면 아빠가 다 사준다고 하신다. 내가 너무 신나서 아빠 손을 놓치면, 아빠가 알아서 나를 찾겠지.
# 교보문고와 알라딘
[서재] 나에게 책과 관련된 추억의 장소는 광화문 교보문고이다. 나는 종종 부모님과 함께 교보문고에 방문하여, 몇 시간이고 책을 구경하다가 읽고 싶은 책을 한 보따리씩 사들고 나오고는 했다. 학창시절 동안 나의 대표적인 여가생활은 교보문고에서 놀다가 책을 사와서 읽는 것이었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도 책을 좋아하는 성격은 변하지 않아서, 쉬고 싶을 때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에는 항상 학교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가정을 제외하면, 학교도서관은 나에게 가장 즐겁고 안락한 공간이었다.
[경험]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공부까지 하게 되면서, 신촌에서만 꽤 오랜 기간을 생활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와중에, 알라딘 중고서점 신촌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내가 학교에 다니는 길에 종종 들르는 장소가 되었고, 보물같은 책들을 이곳에서 제법 발견할 수 있었다. 함부로 여기저기에 가입하지 않는 성격 탓에, 알라딘에 회원으로 가입하지는 않고 오프라인 중고서점만 꾸준하게 이용하였다. 그러나 알라딘에서 구입하는 책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서, 결국에는 올 가을에 회원가입을 하였다. 그리고 마침 시작된 북플과 함께 온라인 서재까지 알게 되면서, 알라딘이 꽤 유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이라 어색하지만 적응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