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소파
조영주 지음 / 해냄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제 12회 세계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나를 이 책에 끌어당기기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조영주라는 작가 이름은 처음이었지만, 문학상 수상작가라는 기대감에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한국소설이라서 기대감에 이 책을 펼쳤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강렬함 처럼 소설은 전반적으로 강렬했다.

친절하지 않았다, 마치 정석주 사진작가처럼

간결한 문체에 담긴 심리상태는 매우 복잡 미묘했으며, 이런 복잡 미묘한 전개는 결국 붉은 소파로 귀결되는 작품을 만들었다.

소위 303 살인사건이라 불리는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 가족인 정석주.

딸을 잃은 그다음부터 딸의 붉은 소파를 들고 전국을 떠돈다.

공소시효가 끝나가는 15년만에 그를 이재혁이 찾아오고 그렇게 소설은 시작된다.

이야기는 연쇄살인이라는 사건을 배경으로 정석주가 김나영 형사와 얽히면서 또다른 사건들이 전개된다.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정석주가 고등학교때 찍어 출간한 '탄생'이라는 사진집과 15년전 붉은 소파와 27년 전 붉은 소파가 중심에 있다.

자신의 딸 은혜를 잃고 난 상실감, 그리고, 범인을 찾고 싶은 집요함, 그리고, 누나에 대한 죄책감.

이것이 정석주의 모든 삶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석주는 김나영 형사와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점점 303살인사건과 누나의 과거로 연결되어 가면서, 모든것의 진실에 다가간다.

15년전 연쇄살인사건이 배경이라 공소시효라는 사회적 이슈와 진정한 사죄와 사과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안에서 고통받는 피해자 가족들의 모습, 마지막으로 사이코패스의 모습들이 나온다.

소재는 단 붉은 소파이다.

처음에는 단순 303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이고, 정석주가 그 살인마를 찾아 헤맨다고 생각했으나, 갑작스럽게 사건의 후반부에 303살인 사건의 살인자를 밝히는 것보다 그 과거의 정석주와 얽혀진 이야기가 더 크게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책에 대한 소개에는 추리 서사로 표현되고 있지만, 살인사건에 대한 해결보다는 그 살인사건을 둘러싼 인물과 이야기에 더 촛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래서 살인자를 밝혀내는 과정이 조금 허술하듯 붉은 소파에서 또는 살인사건 현장에서 정석주가 사진을 찍어내면서 밝혀진다.

그러나, 그 살인자와 피해자 그리고, 살인사건을 둘러싼 이야기가 더 촛점에 맞춰저 있어서, 살인자가 누구이냐보다는 왜? 어떻게? 살인사건이 일어났으며, 그로 인해 무슨일이 일어났는가가 중요하게 보였다.

이러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김정국이라는 인물이라고 본다.

그가 등장한 후 그를 알아내는 과정은 너무나 단순했다 (물론 기간상으로 6개월이 걸렸지만).

그러나 김정국이라는 인물의 정체가 밝혀진후 정석주와 김정국의 모습에서 작가가 이야기 하고 픈 것이 있었다고 본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밝히는 과정보다 공소시효와 상관없이 살인자를 용서하는 것은 살인의 피해자의 몫이고 반드시 범인은 그에 따른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추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내가 라이카3F와 뷰카메라 앞에 서서 붉은 소파에 앉은 살인자를 찍는다 하여도 불가능하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살인사건을 바라보는 견해는 작가와 같았다.

작가는 그런 견해를 독자들을 붉은 소파에 앉히고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조영주 작가의 첫소설이었는데, 이번 서평이벤트를 통해 만나볼수 있었던 행운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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