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든 루스 - 제7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이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담배를 든 루스>는 날씨 연구소라는 칵테일 주점에서 캐스터 리즈라는 이름표를 달고 근무하는 20대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소설 내내 등장하지 않고, 사람들은 리즈, 아리, 유키, 네코등 손님에 따라 다르게 불린다. 이런 주인공의 모습을 스스로의 정체성보다는 주변에 의해서 영향받고 결정되어 지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마치 이세상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불안한 모습과 취업의 여부와 근무지에 따라 결정되는 삶을 반영한 듯 싶다.


날씨 연구소도 매우 독특한 분위기였다. 날씨 연구소에서의 주인공의 첫면접에서도 "말은 통하지만 입이 없는 사람"을 고용하는 곳이고, 날씨를 연구하고 날씨를 예보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의 마음의 날씨를 예측하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곳이다. 주로 파는 것은 이상한 이름의 칵테일과 사장이 직접 만든 요리였다. 이곳에는 자신을 과시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오는 단골인 감독과 문어, 요키라는 아저씨들이 찾아온다.


재미있고 독특한 점은 이소설에서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정식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어, 요키, 감독, 웨더맨 사장, 사모, 라푼젤, 노란잠바, 순수언니, 예비감독, 다다등 정식 이름이기보다는 그사람을 설명하는 별명으로 불린다. 모두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고 살아가는 군상들을 표현해내고 있는 방식이다. 자세히 그들을 바라보면 그 누구도 행복하지는 않다. 모두들 거짓을 쓰고 세상을 향하고 있지만, 가면속 그들은 아픔과 상처와 부끄러움이다. 그래서 날씨 연구소에 와서 위로받기를 원하지만 모두들 행복해지지 않는다. 그나마 가장 외적으로 성공한 경우인 감독조차도 주인공과 나의 눈에는 그냥 찌질이일뿐이었다.


솔직히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가면을 쓰고있다. 자기 자신이 찌질이인것을 다른 누구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치욕과 부당함을 감취기 위해서, 상처와 아픈 기억을 감추기 위해서 모두 가면을 쓰고 있다. 주인공도 죽은 오빠와 엄마에게서 받은 상처를 감추며 아무렇지 않은듯 가면을 쓰고 잘지만 밤이면 악몽에 시달린다.


그래서 주인공의 오래된 베개가 사라진것도 새로운 베래를 사게 된 것도 이 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로 다가온다. 머리밑에서 순종적으로 누워있었꼬, 가장 오랜시간 함께한 베개가 사라진 것은 주인공에게 반지하 똑바로 설수도 없는 방에서 세상으로 나오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된다. 마치 스투피의 라이너스의 담요처럼 베개는 주인공에게 대피소이고, 위안을 주는 도피구였지만, 벗어나야할 존재이기도 하였다. 그 베개가 스스로 사라진 것, 주인공이 세상으로 나오게 되는 계긱였고, 날씨 연구소에서 근무하면서 세상을 바라볼 용기를 갖게된 시작이었다.


그렇게 주인공은 세상으로 나왔다. 날씨 연구소, 씨밀레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말을 듣고 (자신의 생각은은 주로 말하지 않았고), 같이 호흡하고 생활하고 부딪치면서 주인공은 성장한다. 그리고, 마침내 새 베개를 장만해 꿀잠을 잔다. 주인공이 만나 세상은 아름답지도 녹녹하지도 않았다. 알바, 성추행, 가난, 사기까지 온갖 천태만상이 펼쳐진다. 주인공의 진정한 힐링은 사랑도, 사람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상황이 바뀐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고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치유하게 되었다.


이소설을 보고나서, 소설의 한장면처럼 만약에 내 삶을 영화로 만들어서 본다면 난 무엇을 느낄까? 그리고, 난 무엇을 새롭게 알게 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고민과 방황과 어려움이 조금은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지지 않을까? 가볍게 시작한 <담배를 든 루스>였는데, 소설을 읽고나니 참 많은 생각과 함께 조금은 이정표를 발견한 느낌이 들었다.


소설을 읽고나서 줄리안 오피의 <담배를 든 루스>를 찾아 보았다. 이소설의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다양한 군상과 천태 만상의 세상에서 좀더 단순하게 본질에 집중한다면 그리 어려울 것이 없겠다는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제 7회 중앙 장편 문학상 수상작답게 가볍지 않은 주제를 가볍게 그리고, 아프지 않게 담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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