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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
메이슨 커리 지음, 강주헌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4년 1월
평점 :
리추얼. 책을 읽다보니 또 새로운 단어를 알게 되었다. 리추얼(ritual): 종교상의 의식 절차, 항상 규칙적으로 하게
되는 의식과 같은 일. 그래서 Daily Rituals 가 이 책의 원제이다. 저자인 메이슨 커리는 실제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이를 닦고 커피를 끓였다고 한다. 책상에 앉아서 글을 작성했던 지난 400년 동안의 작가들은 어떤 생활을 했을지 궁금해졌고 즉각
실행에 옮겨 예술가들의 습관을 캐고 다녔다, 그 결과물이 이 책인 셈이다. 그런데 알고 있었던 위대한 작가들도 있고 몰랐던
인물들도 있어서 더욱 새로운 앎을 알게 되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고 실제 대가들의 삶을 들여다 보니 나의 삶에 대한 반성도 되고
호기심 충족도 되어서 정말 재미있었던 독서가 되었다.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이 책을 읽다보면 왠지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읽다보면
마음의 안정이 와서 잠이 잘 올 것 같은 느낌.
어찌 하다보니 아니 원래부터 아침형 인간이 못
되었던 나는 학창시절부터 7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이 끔직히도 싫었다. 새벽시간에 더욱 집중이 잘되고 워낙 소음을 싫어해서
새벽이 나에게 맞는 시간대였던 것이다. 아파트 생활이란..단독으로 가고 싶지만 쉽지 않고 어쩌다 보니 완전 새벽형 인간이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작가 예술가들은 아침형 인간이 많았고 글을 몇시간씩 쓰는 와중에도 산책을 즐겼다는 사실에 고무되었다.
사실 운동을 거의 안하는지라 집에서 이것저것 하다보면 시간이 후딱 가버린다. 게다가 현대인들에게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이라는 괴물이
있어서 더욱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아이들도 걱정이다. 어른인 나부터 그런 것들에서 싹 벗어나야 본이 될 것 같아서 이 책을
읽고 난 후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막연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였다는 것도 큰 소득이다.
리
추얼이 가능한 시간 그것은 온전히 시간을 나만의 것으로 되돌릴 수 있다.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이라는 부제가
정말 적합한 순간이다. 나에게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오전 시간이 그렇다. 커피를 끓이고 토스트빵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책을 읽고 리뷰를 적는 시간이 정말로 행복하다. 보통의 주부들이라면 오전 내내 집안일을 하느라고 소비할텐데 오후에 몰아서 해버리고
이렇게 좋은 시간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나에겐 리추얼이다. 방학동안 지쳐있던 내게 오늘은 거의 최초의 나만의 리추얼이었다. 어제는
3교시만 끝내고 돌아온 아이들 덕분에 내 시간은 없었다. 조르주 상드에서부터 조너선 에드워즈, 마크 트웨인, 찰스 디킨스, 카를
융, 벤저민 브리튼, 스키너, 헨리 밀러, 귄터 그라스, 헤밍웨이, 토마스 만, 존 밀턴, 쇼팽, 아서 밀러, 프랜시스 베이컨,
루이 암스트롱, 발자크, 베토벤, 로트레크, 제임스 조이스, 카프카, 찰스 다윈, 벨 등 160여명에 이르는 작가 작곡가 발명가
등등 대가들의 습관이나 의식과도 같은 하루살이는 정말로 너무나 흥미롭고 배울점도 많았다. 리추얼이라는 이 책은 정말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다. 적어도 나에게 만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