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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15인의 성공한 여성들의 마흔이후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해서 출간때부터 매우 관심을 가졌던 책이었다. 역시 작가들이라 마치 뉴욕타임즈의 칼럼을 읽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고 같은 사십대로서 동감도 부러움도 많이 생겼던 책이었다.
한 작가의 이야기에는 어릴때부터 무엇이든 함께했던 절친의 투병과정에서 애써 용기를 주고 담담히 이별을 받아들이는, 이제 친구들이 암에 걸려 그 진행과정과 가슴 아픈 이별을 겪어야 하는 시기도 왔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었다. 아직 다행히 나는 친구들을 먼저 떠나 보낸적은 없지만 같이 공감하면서 읽은 부분도 많았다.
무엇보다 가장 부러운 것들은 해볼 건 다 해봤다는 제목부터 풍기는 이 무엇이다. 나의 이삼십대는 그저 결혼하고 다니던 직장을 육아가 힘들고 사람을 쓰기 싫다는 이유로 자청해서 그만두고 육아의 길로 들어서 정신차리고 보니 사십대 중반이더라는 슬픈 이야기인데 이들은 젊어서 해볼 건 다 해봤다니.. 내 자녀들에게도 후회없는 젊음을 보내라고 늘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것들 때문이다.
글에서도 느껴지는 아주 자유로우면서도 아주 열심히 살았던 그녀들의 과거가 매우 부러우면서 그녀들도 뒤늦게 결혼을 하고 자녀를 양육하면서부터는 매주 젖을 짜내야 하고 육아에 찌든 삶을 살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왜 여성들만 이런 세월을 보내야 하는 것인가. 이러니 자녀를 출산하고 키우려 하겠는가 라는 것이다. 아무리 출산장려를 하고 돈을 준다한들 나같아도 막고 싶은 심정이니 말이다.
암튼 다시 돌아간다면 이십대 중반에 절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을 여행하고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삼십대 중반에 결혼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십년은 내 맘껏 원껏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이 여성들처럼 후회는 덜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녀들 역시 어떻게 지난 세월을 고군분투하며 살았는지 상세히 경험을 나눠주고 있고 사십대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과 가정에서의 삶은 적어도 일상생활에서 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공감하며 그녀들도 이제 좀 더 내려놓는 삶을 살기 시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여성작가들이다 보니 유명인과의 에피소드도 있고 그녀들의 작가의 세계란 이런것이구나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십대에 들어서도 왕성하게 오히려 더 성숙하게 글을 쓰고 이제 젊은 시절의 치기에서 벗어나 흔하게 말하는 워라벨을 맞춰가는 모습을 배울 수 있었다. 그녀들의 울음을 터뜨린 바로 그 지점들은 나도 역시 울컥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었다.
그리고 주로 미국이다보니 확실히 남자친구도 많이 바뀌고 동거개념이나 결혼도 늦게 하고 뭔가 나 자신으로서 충분한 삶을 즐긴후에 결혼을 했음에도 사십대에도 내 인생은 리허설이 아니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하며 원하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녀들의 거의 공통적인 목소리에 뜨금하며 지금 할 수 있을때 할 수 있는것을 찾아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유랑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부터 줄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좀 더 읽으며 오늘 할 일을 적어놓고 반드시 이뤄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재미있는 책이니 사십대 여성들이라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