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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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의 '황토'가 중단편에서 장편으로 복간되었다. 예전부터 장편으로 쓰고 싶으셨다는 '황토'는 과연 어떤 내용일까. 책을 받아보기까지 매우 설레어졌다. 받아본 그 날 바로 읽기 시작하였는데 이제야 서평을 쓴다. 그 자리에서 한시간 반만에 모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가독성이 뛰어나다. 원래 중단편이었던지라 그 줄거리가 복잡한 것은 아니라서 주인공의 삶과 애환중심이라서 금방 읽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읽으면서 몇 번이나 한숨을 쉬었는지 모르겠다. 우리 30대의 할머니 세대인 '점례'의 이야기가 너무나 가슴 아팠기 때문이다. 그저 수줍고 활발한 소녀였던 점례가 일제강점기에 과수원 주인에게 점례의 어머니가 강간을 당할 뻔하고 그를 목격한 아버지가 일본인인 과수원 주인을 때리고 만다. 일본인에게 반항했다는 그 이유로 끌려간 점례의 아버지를 면회하러 갔다가 일본인 순사에게 찍혀버린 점례. 그녀를 가지고 싶어한 일본인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진 고초를 겪고 이를 보다못한 점례는 일본인의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었다. 갖가지 징그러운 기행을 일삼던 일본인 순사에게 매일밤 시달리던 점례는 아기를 가지고 일년만에 아들을 낳는다. 그러다 해방이 되고 하루 아침에 그 일본놈은 도망을 가버린다. 점례와 아기만을 내버린채.

아직 스무살도 안 된 꽃다운 나이의 점례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어머니는 아기를 자신에게 맡기고 개가를 하라고 하고 결국 이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왠 한국인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 점례에게 어울리는 잘생긴 남자였지만 소위 좌익으로서 점례의 친척들까지 고발하게 되어 점례만 난처해 진다. 결국 한국전쟁이 일어나기전에 빨갱이 소탕작전이 일어나고 남편은 역시 도망을 간다. 이번에는 딸아이만을 남긴 채. 좌익인 남편 때문에 또 모진 고초를 겪는 점례를 미국인 장교가 구해주고 역시 점례의 몸을 탐한다. 이번에는 혼혈인 아들을 낳게 된다. 대령인 그는 점례에게 미국물자를 선물하고 결국 또 본국으로 떠나버린다. 떠나기 전날 점례에게 양심은 있었는지 한트럭 물자를 갖다준 그. 그 물자를 가지고 미군물건 장사를 하게 되고 어머니에게 맡겨둔 장자까지 데려오는데...홀어머니들이 자식들을 어떻게 힘들게 키웠는지 간혹 연예인 중에 어렵게 살다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 어머니들의 희생과 사랑에 눈물이 절로 난다. 점례도 마찬가지인 여성이었다. 악착같이 자식들을 위해서 살아남는 여성. 그 곱디 고운 자태는 어느새 사라지고 큰 장남은 혼혈이라 더럽다며 막내를 그렇게 구박을 한다. 장남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은 모른 채 그러는 것이다. 이 모든 꿈같고 장난같은 일들이 점례에게 일어나고 이제 성인으로 키워 낸 점례는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리고 한가지를 결심한다. 자식들은 이런 어머니의 과거를 알지도 못하고 말 못하고 가슴속으로만 끓여내는 우리네 어머니의 아픔을 절절히 그려냈다. 비극적인 과거의 한국사를 점례라는 여인을 통해서 보여준 것이다. 후대에서 편하게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소설이란 장르를 통해서 이토록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조정래 작가님의 역량에 다시 한번 고개숙인다. 많이들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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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 선생님의 만화 고려왕조실록 1 박영규 선생님의 만화 고려왕조실록 1
박영규 글, 코믹 팜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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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인 내가 읽은 만화 고려왕조실록. 그림체 덕분인지 표지부터 좋은 책 느낌이 났다. 가운데 있는 사람이 왕건이고, 오른쪽 사람이 궁예, 왼쪽 사람이 견훤인 건 단번에 알아차렸다. 이 책이 만화 왕조실록 시리즈 중에서 제일 그림체가 아름다운 것 같다.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부터 나라에 맞는 개혁 정치를 펼친 광종까지의 자세한 왕의 삶이 담겨져 있다.

이 중 후삼국 시대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애써 통일했던 신라에서 빠져나와 독립한 사람들. 이들이 후백제의 왕 견훤과 후고구려의 외눈박이 왕 궁예이다. 궁예는 부드러운 마음씨로 민심을 얻지만 후에 폭군이 되어 자기 백성들 손에 죽고 만다. 왕건은 신검을 치고 국력이 약해진 신라를 화친하며 흡수하고, 후백제 역시 이겨서 고구려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고려라고 이름을 짓는다.

노비안검법은 광종시대에 시행된 법령이라 교과서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인데 이 부분도 역시 자세히 다루어주고 있어서 과연 좋은 역사만화다웠다. 전국의 노비들을 평민으로 풀어주는 아주 혁명적인 법령이었다.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고려 시대의 찬란하고 복잡한 왕의 생활과 고려의 상황 등을 자세하면서 쉽게 풀어 썼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다른 만화들보다 코믹스러운 것이 조금 줄어서 조금이나마 진지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림도 만화체이지만 표정들이 아주 생생하게 드러나서 인물의 속마음과 심정을 헤아려 볼 수 있다. 조선 초기에는 왕과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이런 일이 있었구나 잘 알수 있어 좋았다. 재미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식으로 보아 많이 보게 될 것 같은 책이다. 고려의 왕조 역사를 더 잘 알고 싶은 친구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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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5 - 새 나라 조선을 세우다 (1392년~1600년) 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시리즈 5
장지연 지음, 백금림 그림 / 웅진주니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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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인 딸아이가 국사를 배우는데 삼국시대면 삼국시대 고려면 고려, 그에 맞게 마주보는 한국사 교실을 쥐어주면 곧잘 읽습니다. 이번에는 조선시대를 배운다고 해서 5권인 '새 나라 조선을 세우다' 를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집에 있는 웅진전집중에 <타임캡슐 우리역사> 와 연계해서 잘 읽고 있는데 사실 초등학생에게는 타임캡슐이 더 재미있게 읽히는 것 같습니다. 마주보는 한국사 교실은 숙제를 풀거나 더 자세히 읽어볼 때 (물론 타임캡슐도 더 자세한 내용이 더 아이들 눈에 맞게 나옵니다.) 아주 유용하게 읽혔습니다. 아이보다 부모가 더 좋아하는 책이 바로 '마주보는 한국사 교실'이 아닐까 합니다.

오히려 중학생이상이 읽으면 더 잘 이해할 것 같습니다, 물론 삼촌이 옆에서 이야기를 해주듯이 조근조근 알려주는 기법은 매우 좋습니다. 사진자료가 풍부한 점도 아주 좋습니다. 그래도 성인들이 보면 어린이책보다는 역사물 즉 성인책인 것처럼 언듯 보이니 하는 말입니다. 일단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연령이 되면 아주 잘 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마주보는 한국사 교실입니다. 이번 5권은 새 나라 조선을 세우다로서 1392년부터 1600년까지의 한국의 조선의 역사이야기입니다. 역시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이 조선의 건국 이야기이며 이방원의 이야기와 왕자의 난, 그리고 세종대왕, 임진왜란과 이순신장군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런 모든 것들이 이 책에 모두 담겨있습니다. 다져지는 조선의 기틀과 조선이 내건 세 가지의 국가 정책과 중앙 집권이 강화된 조선의 왕조 이야기와 태평성대와도 같은 백성들과 조선의 이야기와 관료제 그리고 양반 그리고 일반 백성들의 생활까지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당쟁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사림 중심의 새로운 정치와 16세기 향촌 사회에 대한 것들을 자세히 보여주고 조선 성리학에 대해서도 그 발전과 확산이 되는 모습을 다루어 줍니다. 그리고 달라지는 조선시대 초반부터 중반까지의 의. 식. 주에 대한 내용과 자료들도 풍부합니다. 제 생각에는 중학교에서 어떤 국사를 다룰 지 모르겠는데 (아직 중학교 교과과정을 잘 모르므로) 초등학교까지의 국사를 이해하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읽기에는 '타임캡슐 한국역사'식의 좀 더 아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할 것 같고 마주보는 한국사 교실이 중학교 교과와도 맞다면 청소년들이 읽기 좋은...으로 홍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즉 타임캡슐같은 책들이 더 초등학생에게 어울린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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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키 크는 요가 (DVD 포함) - 엄마와 함께 하는
이경희 지음 / 토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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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인 딸아이가 여자 중에서 반에서 키가 2번이라 작년가지만 해도 느긋하기만 했던 마음이 조급해 졌다. 저학년때에는 중간이었는데 급속도로 크는 아이들의 키에 많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얼굴도 베이비 페이스라 누가 보면 3학년처럼 보일 것 같다. 요즘 5학년부터 6학년들이 얼마나 큰지 운동장에서 체육을 하는 것을 보면 마치 중학생들을 보는 것 같으니 말이다. 그래서 더욱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패스트푸드를 먹지 않고 밥과 반찬에 과일과 야채를 주로 먹으니 그런가보다 하고 있다. 비만한 것 보다는 나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이들 아빠도 나중에야 성장이 주로 이루어졌다니 나중에 많이 클 것으로 믿고 싶다.

그래도 엄마 마음은 뭔가를 더 신경써주고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었다. '엄마와 함께 하는 우리 아이 키 크는 요가' 라는 책인데 동작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아이와 엄마가 함께 하는 DVD 까지 있어서 금상첨화였다. 하루 30분만 같이 하면 성장판을 자극해주고 자세를 바로 잡아주어서 성장이 빠른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요즘 아이들은 자세가 어려서부터 틀어지는 아이들이 많아서 조금씩 한다면 평생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출산을 하고 엄마들과의 모임도 싫고 해서 주로 집에서만 지내니 혹은 책만 읽고 컴퓨터를 주로 하니 언제부턴가 어깨도 아프고 무엇보다 허리와 골반이 틀어지듯이 아픈데 실제로 많이 틀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운동을 멀리해서 몸이 안 좋아지는 일들이 없도록 아이와 함께 매일 따라해보니 아이도 매일 스스로 하고 있어서 평생의 좋은 습관이 들 것 같아서 흐뭇하다.

엄마들을 위한 요가동작들도 나중에 나와서 큰 도움이 되었다. 나도 딸아이도 매일 같이 따라해보며 다시 건강한 생활을 되찾고싶고 점점 그렇게 되고 있다. 어린이 모델과 엄마역할 모델이 동작 하나하나를 찍어서 자세한 설명과 함께 포토북으로서 쉽게 전해주고 있어서 정말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할 것 같다. 게다가 디비디까지 있으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모른다. 그저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결단만 내리면 된다.

두뇌 개발과 집중력 향상을 위한 요가들도 있고 우리 아이 키 크는 요가가 주가 되고 운동 전후에 할 수 있는 전후 요가들도 아주 유용하다. 개견 자세, 고양이 새우등 자세, 헬리콥터 자세등 요가 동작 이름도 아이들이 외우기 쉽게 되어 있고 키가 크기 위한 생활 습관이나 음식등을 잘 알려주고 있어서 아주 유용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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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
요 네스뵈 지음, 구세희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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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릴러들을 요즘 들어 많이 보게 되기도 하고 그래서 읽기도 하게 되는데 실망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출판사에서 엄선해서 우리에게 소개를 해주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거의 성공률이 높으니 북유럽 스릴러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고대하게 되었다. 이번에 이미 북유럽 작가로서 유명한 요 네스뵈의 작품이 드디어 소개가 된다고 하더니 정말 출간이 되었다. 제2의 스티그 라르손, 북유럽의 제프리 디버, 마이클 코넬리, 할런 코벤 등 화려한 별칭을 가지고 다닌다니 과연 어떤 작품일까.

이번에 처음 소개된 그의 작품은 '헤드헌터'이다. 제목 그대로 헤드헌터로서의 주인공의 일상이 그려진다. 그러나 평범한 헤드헌터가 아니라는 점이 금방 드러난다. 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책 초반부에 이미 밝혀지므로 여기서도 밝혀도 되겠다. 헤드헌터로서 백발 백중 그가 추천하는 사람들은 모두 괜찮은 연봉을 받고 원하는 곳에 입사를 하게 된다. 중간 간부부터 CEO에 이르기까지.. 그런 능력있는 그는 살짝 작은 키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168cm이니 유럽인으로서는 작은 키이겠다. 하지만 그만큼 다부진 면모가 돋보인다.

헤드헌터로서 상대 의뢰인에 대한 정보를 캐내던 중 의뢰인이 가지고 있는 고가의 미술품을 터는 미술품 도둑이 그의 숨겨진 다른 얼굴이다. 하지만 사람을 죽인 적도 다치게 한 적도 없다. 그저 그의 능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넓고 아름다운 곳에 자리잡은 그의 집과 아름다운 아내. 아내에게 선물한 화랑을 유지하기 위해 그는 이런 미술품 도둑질을 계속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순탄하게 잘 풀려가는 그의 인생이 갑자기 꼬이기 시작한다.

이번의 헤드 헌터 대상은 클라스 그레베..전직 해병대와 대 테러리스트 BBE에서 8년이나 있었고 그 때 세상을 돌면서 대 테러 활동을 하면서 수리남에서는 마약 소탕 작전을 하다가 포로로 잡혀서 고문을 당하기까지 했던 인물. 그 후에 어느 기업에 들어가 능력을 인정받고 최고경영진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패스파인더라는 회사에 좋은 조건으로 입사하려는 그를 주인공 '로저'는 탐탁지 않게 여긴다. 게다가 그가 아내인 '디아나'와 바람을 피는 사이라는 것을 그의 집에 침입해서 루벤스의 작품으로 알려진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 을 훔치러 갔을때 알게 되었다. 빈정이 상해 버린 우리의 헤드 헌터 주인공은 클라스 그레베를 추천하지 않기로 아내에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클라스 그레베로부터의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이야기는 그러나 이렇게 단순하게 끝나지 않는다. 절대로.

순간을 모면하기도 하고 본 아이덴티티처럼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기기도 하고 목숨을 잃을 뻔 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모험을 하고...얽히고 설킨 이야기들도 나중에 하나하나 실타래가 풀리듯이 풀린다. 정말 앉아서 이 책을 들었다면 단숨에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여름에 잘 어울리는 한편의 정말 잘 짜여진 스릴러를 읽었다. 저 위의 그에 대한 수식어가 결코 거짓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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