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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힘 - 말없이 사람을 움직인다
아가와 사와코 지음, 정미애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듣는 힘이라.. 대화를 함에 있어서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또 그러는 인간이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다보니 나도
자꾸 듣는 것보다는 나의 얘기를 먼저 하려고 드는 것 같다. 모임을 가지고 나면 녹초가 되는데 원래 외향적인 사람이 아니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단 밖에 나가면 그동안의 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온다. 어색한 자리가 싫어서 그렇다. 그래서 그런지 집에
와서는 늘 좀 더 들을 걸...내 이야기는 어느 선까지만 할 걸 하는 후회를 하고만다. 어떤 것이 잘 듣는 것일까 고민이 되던
찰라 이 책을 발견했는데 일본에서 2012년도에 일본 베스트셀러 종합 1위까지 차지 한, 130만부가 팔린 초베스트셀러 답게
읽으면서 아 그렇군 그래 아 좋다 이런 추임새까지 넣어가면서 아주 잘 읽은 책이다.
아가와
사와코라는 전혀 알지 못했던 어떤 여성의 책이 이렇게까지 초히트를 친 것은 무엇때문일까. 일본은 예절 바르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그 무엇보다 싫어하는 민족이라서 듣는 것도 잘 하는 것일까. 지금도 잘 듣는데 더 잘 들으려 노력하는 것일까. 암튼
우리나라에서는 1위까지는 못 했을 것 같은데 이러한 사실 자체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이런 것은 정말 배울 점이다. 날이 갈수록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것 같고 하다못해 어린 아이들끼리의 사회인 놀이터에서 조차도 버릇없고 무례한 아이들이 남의 것을
빼앗고도 큰 소리를 치는 그것을 나무라는 어른한테까지 반항하는 모습을 그러한 일을 당했다는 글을 자주 읽게 된다. 또 공원에서
담배를 피는 중고등학생도 마찬가지로 전혀 어른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들의 부모인 우리 세대가 서로 말을 듣지 않고
서로의 말만 하고 주장하기 때문이 아닐까. 듣는 힘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일본이 부러운 생각이 잠시 들 정도다.
아
가와 사와코는 전문 인터뷰어, 방송 캐스터, 탤런트, 에세이 작가 등 많은 직함을 가지고는 있지만 모든 일에 소극적이고 소심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주간문춘이라는 일본에서 아주 유명한 잡지의 전문인터뷰 코너를 맡게 되면서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 하면서 얻었던
삶의 지혜들, 그녀 나름대로의 발전된 인터뷰와 준비등을 잔잔하게 에세이처럼 쭉 써나간 것이 이 책의 내용의 다이지만 읽으면서
가슴이 따뜻해지고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이 여타의 자기계발서들과는 정말 다른 점이다. 읽으면서 오히려 내 마음이 촤악 편해지는
책이랄까. 듣는 힘에 대해서 이론적인 것으로 어려운 말을 늘어놓는 것이 아닌 조용히 살아온 듣는 힘을 아주 잘 가진 한 여성의
지혜를 엿보는 기분이다. 작고 아기자기한 것 사소한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들 답게 그래서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았을까 여겨진다. 너무
많은 것을 준비해도 상대방이 불편하고 상대방의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인터뷰 하는 것도 무례한 일이되고 저번에 어떤 기사에서 본
것이 인상깊어서 다시 질문하는데요 라기 보다는 당신의 책을 읽고 네번이나 눈물을 흘렸습니다. 너무나 감동적이고 공감이
되었습니다. 너무 멋졌습니다 와 같은 말이 상대방을 더욱 신이 나게 하는 일임을 새삼 깨닫게 했다. 사람은 누구나 칭찬받는 것을
그것도 제대로 칭찬받는 것을 좋아한다는 진실을 다시금 얻은 책이다. 듣는 힘을 이 책으로 제대로 기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