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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날 응급실에 실려갔는데 아직 당신의 신을 찾지 못했나요? 라는 질문을 받게된다면...순간 어떤 생각이 들까? 어떤 기분일까?
저자는 바로 그런 질문을 받았고 마치 자동차 열쇠를 아직 못 찾았어요? 처럼 들렸다면 순간 당황스럽고 신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의 예민하고 툭하면 우울증이 재발하는 인생을 되돌아봤을 것이다. 거기에서 출발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인 <행복의 지도>의 저자라서 더욱 궁금증을 갖고 들여다 본 책이었데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무슨 시리즈처럼 이
책도 그런 느낌이 드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술술 풀어나가는 문체속에서 번뜩이는 그 무언가가 있다. 똑똑하고 지적인 저자의
책에서도 평범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으니.. 바로 자기계발서를 좋아하고 늘 들여다보면서도 뒤돌아서면 가방을 구입하느라 온라인
사이트에서 몇 시간씩 고민하는 그런 나 말이다. 저자도 그런 경험들 투성이다. 그러면서도 저명한 기자이자 해외특파원이라니 역시
평범한 나와는 다르다.
암튼 이 독특한 우울증 환자인 저자가 딸과 대화하는 것이나 신을 찾아 정말로
떠나는 8가지 종교탐방은 정말 기가막히게 재미있다. 유대교 집안에서 태어나 성장했지만 무신론자에 가까운 그가 여러 종교를
탐방하고 비교 분석하면서도 그 안에서 찾아나가는 인간관계와 에피소드들이 마치 영화와도 같다. 기자이기 때문인지 인맥도 다양해서
그들의 도움도 곧잘 받는다. 기독교 모태신앙으로서 세례를 받고 날라리 신자지만 굳건한 크리스찬인 나로선 좀 불편할 수도 있었지만
요즘 워낙 날라리 신자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오히려 빨리 교회로 향하고 싶어진다. 역시 나의 신을
찾아서 위안을 받고 싶은 것이다.
이슬람 수피즘을 겪기 위해서 미국에서 열린 수피교 캠프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나 불교에 대해서 제대로 체험해 보고자 네팔의 카트만두로 떠나 히말라야 불교 명상센터에서 명상체험을 해보고
파란눈의 수도자를 보는 것보다 진짜 불교인을 만나고 싶어해 지인인 제임스 홉킨스를 만나 라마승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와 그 지인인
제임스의 인생행로까지 들여다 보는 이야기들은 빠져드는 재미가 있다. 그 와중에 저자는 싯다르타에 대한 전기를 하나 사서 호텔방에서
읽는다. 뭐든 책으로 배웠어요 하는 인생이랄까. 또 나와 비슷해서 큭 웃고 말았다. 여기까지 와서 책이라니. 역시 관광객
마인드로 체험하는 종교는 뭔가 겉핥기 식이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많은 것을 얻은 체험같았다. 고통이 완벽한 기쁨이라는 카톨릭
프란체스코회 수도사들과의 청빈한 대화, 외계인이 복제기술로 인류를 창조했다고 믿는 신흥종교인 라엘교나 우리와 친근한 도교
탐방까지..마법의 종교인 위카나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더욱 친근한 샤머니즘, 다시 저자에게로 돌아가 중세 유대교인 카발라까지..그의
발칙한 여덟가지 종교탐방은 유쾌하게 읽혔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인가. 그것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