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부모혁명 - 부모와 아이가 행복해지는 대한민국 가정 희망 프로젝트 핀란드 교육 시리즈 3
박재원.구해진 지음 / 비아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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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또 교육서를 집어 들었다. 요새 한참 '영어교육'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다시 한국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해 고민이 시작되서였을까. 여기저기서 '핀란드 교육' '핀란드 학교' 이야기가 들리던 차에 마침 도서관에서 '핀란드 부모혁명'을 빌려왔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 책으로 '핀란드 교육' 자체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를 알 수가 없다. 저자가 쓴 책 중에서 <핀란드 교실혁명>을 읽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기대했던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했기 때문에 약간 실망한 면도 없지 않다.

<핀란드 부모혁명>은 핀란드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공통된 어떤 특징들을 알려주고는 있지만, 그것이 그렇게 구체적이거나 새로운 방법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아마 교육서를 너무 많이 읽었던 탓인지. 아니면 그간 너무 좋은 교육서에 '이론적'으로만 단련이 되어 왔어서인지. 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다.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라' '자존심을 다치게 하지 마라'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라' 등등등.. 

다시 확인한 것이 있다면, 아이들을 잘 키운다는 것은 인종, 언어, 국가를 막론하고 어떤 공통점이 있다는 것.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기 어렵다는 것. 무엇보다 '아이들을 양육한다는 것, 교육한다는 것'은 단순히 가정에서의 변화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사회 전체의 합의와 시스템,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가정교육과 맞물릴 때에 이상적인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 

핀란드는 그런 면에서 사회문화와 국가 시스템과 가정 교육, 이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진, 아주 이상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이 책에서 제시한 대로 단순히 부모만 바뀐다고 문제가 해결 될 것들은 아니다. 핀란드처럼 직업의 귀천이 없고 죽을 때까지 사회보장이 잘 되어 있어 노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도 가능성이 있을지도!?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물론, 가정에서 노력하고 잘 키워내야 할 의무는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 자존감을 높여주고,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 해 주고, 삶을 누리는 행복감을 맛보게 한다 해도, 그건 초등학교 들어가는 순간 너무나 많이 이 사회와 타협되어지고 아이들은 사회안에서 이미 패배감과 절망, 상대적 빈곤감과 치열한 경쟁만을 배우게 된다. 어느덧, 배우는 즐거움은 그저 배부른 이상적 이야기에 그치고 마는 현실. 

뭐..그렇다고 손 놓고 앉아 있으란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끊임없이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방법들을 찾아 나가야 한다. 혼자 이루어 낼 수 있는 문제는 결코 아니다. 내 아이만 잘 키운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세계에서 최장시간 공부만 하는 아이들, 늘 잠이 부족한 아이들, 그러면서도 행복하지 않는 아이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비극이니까.   

 

   
 

2006년 PISA 결과에서...핀란드와 한국, 두 국가만이 세 개 과목 모두 상위 5위 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는데, PISA 담당자는 핀란드와 한국이 거둔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 학생들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아이들에 속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은 아닙니다.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해야 하고 아이들 사이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그래서 한국 학생들은 핀란드 학생들에 비해 공부에 대한 의욕이 매우 낮습니다." 

특히 세계 교육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점은 핀란드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무한경쟁 속에서 1등도 결코 행복하지 않은 한국에 비해, 핀란드는 등수도 없고 경쟁도 없어 전체 학생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배우는 것이 의무가 아닌 특권인 나라.  
   

 

   
 

핀란드의 교육철학은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시켜서 하는 공부는 오히려 공부에 대한 거부감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배려하고 격려한다. 

 
   

 

   
 

현재 유럽교육의 키워드는 '창의력'과 '통합학습'이다. 어떻게 하면 각각으로 나뉘어 굳어진 생각을 깨고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사고를 키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재미있게 배우도록 할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제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한다.  

 
   

 

   
 

"한국 아이들은 잠재력이 뛰어나지만 오답이 두려워 백지를 택했다. 정답을 요구하는 사회 앞에서 성장을 멈춘 것이다. 

 
   

 

   
  "인간은 보이는대로 대접하면 결국 그보다 못한 사람을 만들지만, 잠재력대로 대접하면 그보다 큰 사람이 된다." - 괴테 -   
   

 

   
 

내일 학교 가는 날이라고 하면 
신난다고 소리치는 볼 붉은 꼬마 아이들 바라보다 
그의 눈동자에는 북해의 물방울이 날아와 고이곤 했다. 

푹 빠져서 놀 줄 알아야 집중력이 생긴다고 믿어
몇 시간씩 놀아도 부모가 조용히 해주고
바람과 눈 속에서 실컷 놀고 들어와야
차분한 아이가 된다고 믿는 부모들을 보며
배우고 싶은 내용을 자기들이 자유롭게 정하는데도
교실 가득한 생각의 나무를 보며
그는 피요르드처럼 희고 환하기 웃었다.

아는 걸 다시 배우는 게 아니라
모르는 걸 배우는 게 공부이며
열의의 속도는 아이마다 다르므로
배워야 할 목표도 책상마다 다르고
아이들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거나 늦으면
학습목표를 개인별로 다시 정하는 나라.
변성기가 오기 전까지는 시험도 없고
잘했어, 아주 잘했어, 아주아주 잘했어
이 세 가지 평가밖에 없는 나라. 

-도종환 <북해를 바라보며 그는 울었다> p.44

 
   

 

   
 

만일 내가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 하리라.

아이를 바로 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더 많이 아는 데 관심을 갖지 않고
더 많이 관심 갖는 법을 배우리라.
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도 더 많이 날리리라.
들판을 더 많이 뛰어다니고 별들을 더 오래 바라보리라.

만일 내가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하리라.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리라. 

-다이애나 루먼스 <만일 내가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p.217

 
   

 

뭐...그런 고민과 생각들의 연장선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의 후원자로, '행복한 영어학교'를 수강하며 부모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들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 자꾸 커 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안타까와 할 것만이 아니라, 내 아이, 다른 아이, 그 다음 세대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좀 힘을 내어 옳은 길, 바른 목소리를 가져야 겠다.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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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3-07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괴테의 말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잠재력이란.. 아이들만의 것은 아니겠지요. ^^
타인의 잠재력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기를.. 아니,
볼 수 없다해도, 잠재력을 믿고 누구라도 무시하지 않고
누구라도 함부로 하지 않을 사람됨을 위하여!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3-07 16:5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인간 대 인간으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 가능성을 존중해야 정말 인간다운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나 싶어요.
사실 타인의 잠재력을 보기란 쉽지 않지요.
그래도,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도 충분히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나를 사랑하기도 쉽진 않죠?ㅎㅎ)
아이들 키우면서. 많이 배우게 되요.

아이리시스 2011-03-07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핀란드는 제도가 워낙 훌륭한 나라이고, 우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 바꿀 수가 없을 것만 같아요. 교육서라 관심갖고 읽지는 않았는데, 밑바탕부터가 철저히 다른데 부모탓, 아이탓만 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요. 핀란드 교육서 한창 인기였을 때부터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리뷰로 읽으니까 좋아요!^^

우리도 얼른 사교육이란 걸 없애면 좋겠고, 책상 위에서 누군가를 넘어서기 위해 죽어라 하는 공부의 개념을 바꾸면 좋겠어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3-07 16:52   좋아요 0 | URL
혹시 읽어보실 계획이시라면 <핀란드 교육혁명>이 더 나을 듯 해요.
이건..뭐랄까, 핀란드 교육혁명에 대한 가정 실천서 정도 되는 듯?
핀란드의 사례나 예들을 더 많이 보고 싶었거든요. 다른 책도 찾아봐야 겠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의 양들도 만만치 않은데, 우리 아이들은 도대체 사교육을 통해 뭘 더 배워야 하는걸까요? 사회 전체가 당연시하는 문제에 대해 딴지거는 것도 지치네요.ㅋ

마녀고양이 2011-03-07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거 글귀 좋당.. 배우는 것이 의무가 아니라 특권인 나라.

이래야 하는데 말이죠.
하기 싫은 애들 억지로 끌어내서 머 하겠어요. 대학 비용도 아깝구.. ㅋㅋ
저는 이 책을 구매할까 말까 한참 만지작거렸는데,
집에 쌓인 책 중 읽지 못 한 아이의 사생활을 보고 포기했어요. 언제쯤 다 읽으려나~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3-07 16:54   좋아요 0 | URL
핀란드 아이들은 자기가 공부해야 할 것들을 스스로 선택하는, 배우는 것을 권리로 생각한다네요. 이게 얼마나 큰 차이인지...
강압적 분위기에서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우리나라 교육이 너무 안쓰러운 생각이 많이 들어요. 물론 문화 사회적 격차가 있고, 어쩔 수 없는 차이라고 한다지만, 같은 시대에 같은 인간으로 태어나 누리고 있는게 너무 다르죠.

음...저도 그래서 도서관을 이용. 아직 읽지 못한 교육서는 저도 산더미.
아이의 사생활 저도 안 읽고 쌓아 놨어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