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요즘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남동생을 하늘나라로 보낸 후 할말을 잃으셨나보다.
그런데 이게 처음이 아니다.
따르릉~
여보세요~ 네?
젊은 엄마는 넋을 잃은채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엄마, 왜 그래?
으응, 나중에 말해줄게.
며칠동안 엄마는 보이지 않았고 돌아오신 후에 한동안 필요한 말만 하고 침묵하셨다.
아빠는 막내삼촌이 교통사고로 하늘나라로 가서 이제 우리집에 오지않는다고 하셨다.
꼬마였던 나는 삼촌이 올 때마다 바리바리 사왔던 아이스크림과 과자가 생각났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고...
다른 삼촌장례식에 앉아있다. 환하게 웃으시는 삼촌사진을 바라보면서...
왜 이렇게 더운 여름에 가셨을까? 더워서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니 서서히 슬픔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엄마의 침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거같다.
하지만 슬픈 만큼 슬프고 다시 밝게 전화받으셨으면 좋겠다. 엄마의 건강이 걱정된다.
건강하다는 것, 이건 자신을 돕는 일인 동시에 남도 돕는 거라고 본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오래오래 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