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요즘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남동생을 하늘나라로 보낸 후 할말을 잃으셨나보다.

그런데 이게 처음이 아니다. 

따르릉~

여보세요~ 네?

젊은 엄마는 넋을 잃은채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엄마, 왜 그래?

으응, 나중에 말해줄게.

며칠동안 엄마는 보이지 않았고 돌아오신 후에 한동안 필요한 말만 하고 침묵하셨다.

아빠는 막내삼촌이 교통사고로 하늘나라로 가서  이제 우리집에 오지않는다고 하셨다.

꼬마였던 나는  삼촌이 올 때마다 바리바리 사왔던 아이스크림과 과자가 생각났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고...

다른 삼촌장례식에 앉아있다. 환하게 웃으시는 삼촌사진을 바라보면서...

왜 이렇게 더운 여름에 가셨을까? 더워서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니 서서히 슬픔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엄마의 침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거같다.

하지만 슬픈 만큼 슬프고 다시 밝게 전화받으셨으면 좋겠다. 엄마의 건강이 걱정된다.

건강하다는 것,  이건 자신을 돕는 일인 동시에  남도 돕는 거라고 본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오래오래 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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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8-27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요. 어머니께서 얼른 힘을 내시면 좋겠어요. 건강하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위해 지켜야할 일이네요..

비자림 2006-08-27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죽음은 왜 이렇게 삶의 도처에서 불쑥불쑥 나타나는지...
어머님 더 자주 챙겨드리시고 위로해 드리시길...

해리포터7 2006-08-27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샘님 어머니가 얼른 기운을 차리셨으면 좋겠군요.. 참 형제가 먼저 하늘나라로 간다는 것이 우리가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른거 같아요..본인들의 마음이 어떨지... 그래도 추억하며 살아야 하잖아요..늘 좋은 기억만 떠오를꺼에요.님...

한샘 2006-08-28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비자림님, 해리포터님...무거운 마음을 덜어보려고 썼는데 이렇게 위로해주시고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치유 2006-09-01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는 기운좀 차리셨나요??
부모..엄마.......


한샘 2006-09-0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선선해지니까 기운을 차리시는 거같아요. 워낙 깔끔하신 분이라 슬픈 기색 안비치시고 성경읽기와 기도 열심히 하신다고 해요. 이런 소식들은 아빠를 통해 들어요. 엄마의 침묵으로 무뚝뚝하셨던 아빠가 요즘 말씀을 많이 하세요^^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