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은 버리기로 했다 - 불편한 사람과 상처 없이 멀어지는 관계 정리법
양지아링 지음, 허유영 옮김 / 심플라이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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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3 양지아링.


잠에서 깨어 많은 생각을 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살아왔다.

내가 가진 감정적 육체적 경제적 에너지 거의 모두를 쏟았지만 그 열에 하나도 돌려주지 않고 받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많았다.

소모를 넘어 착취.

내게서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들을 거절하지 못했다. 그것도 관심이고 사랑이라 생각했다. 외로움이 너무 커서 뭔가를 가져가기 위해 말을 걸고 접근하는 것조차 마냥 반갑고 놓고 싶지 않았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그들이 스치듯 말하거나 말없이 뉘앙스로 풍기는 바람들을 내가 알아서 이루어주려고 분투하고 있었다. 내 것이 아닌 상대의 욕망인데도 이루지 못하면 괜히 괴로웠다. 정작 받아도 크게 감사하지 않을 것들에 지나치게 마음을 쓰고 앞에 바쳤다. 성취감에 빠진 노예의 삶.

관계를 벗어나 상황에서 멀리 떨어진 채 바라볼 때에야 느꼈다.

인생 망칠 뻔했구나.



곁의 사람과 연애 초기, 이 사람은 나에게 바라는 게 하나도 없다고 혼자 무척 슬퍼했었다. 바라지 않으면 줄 게 없고, 그러면 이내 나를 떠날 것이라 생각했다. 돌아보면 만난 사람 중 가장 정신이 건강하고 착한 사람이었다. 내가 5를 주면 적어도 5, 6을 돌려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 나는 왜 7이 아니냐고 타박했지만. 못됐어.

지금은 빈 공간이 10이라면 9를 채우고 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그러니 나머지 1을 채우겠다고 헛짓거리 하지 말자. 9를 덜어 채울 수 있는 1이라면. 멍청한 나의 셈법은 늘 뒤늦고 깨달음은 상당한 데미지를 입었을 때에야 찾아온다. 죽거나 중환자가 되기 직전.

그렇다면 지난 마음들에 대한 애도가 아니라 파티를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슬퍼할 일이 없다. 슬퍼할 일이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할 무렵 예약되어 있던 책이 자동대출 되었다. 타이밍이 늦은가. 적절한가. 내가 어릴 때 이런 책을 읽었다면 도움이 되었을까.

고통받는 관계를 정리하는 요령을 알려주는 인간관계 심리학 책이다. 중국인(맞나)이 쓴 거라 사례 인물도 다 중국사람이다. 효도에 매몰되어 부모에게 휘둘리는 자식들의 이야기가 가장 많다. 유교 문화권이 그렇지. 초민감자 책에서 나와 나를 힘들게 하는 상대방을 잇는 빛줄기를 떠올리고 고맙다고 하며 자르는 상상을 하라고 했었다. 여기서도 비슷한데, 단계를 정해놓고 서서히 해결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정리를 감당해야 할 사람에게 위로도 잊지 않는다. 그건 상대방의 문제야. 자책하지 않으면 괴로움이 줄어들 것이다. 부모든 친구든 상사든 동업자든 연인이든 친밀한 관계를 끝내야 할 때 조금은 도움이 될 내용이었다.

그치만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니. 뼈를 자르고 살을 뜯어내는 고통은 피할 수 없지. 대신 그것도 지나가리라, 나아지리라, 하고 자르고 뜯어야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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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시다모 난세보_2020 - 200g, 핸드드립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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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알라딘 커피야? 네 번째 원두를 구매하고 1빠로 리뷰를 남긴다. 
오늘 이미 세 잔이나 마셨는데, 방금 택배 아저씨가 띵동띵동하고 박스를 문앞에 놓고 가셨다. 
인간의 흑역사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부제가 붙어 있더라. 
나라는 인간은 오늘 밤 잠 못 이뤄 부릅뜬 눈으로 흑흑거릴 걸 알면서도 커피를 내린다. 
믹스커피 톡 털어 마시던 내가 드립백필터를 거쳐 티타늄 드리퍼를 들이고, 원두를 고르고, 이제는 물줄기 타령하며 손바닥 만한 드립포트도 샀어. 쪼로록 물을 따른다. 북플 지워서 사진 첨부가 안 되네. 귀여운 드립포트 못 보여줘서 미안. 
동백꽃 별로라고, 구지 모모라 그럭저럭이라고, 산수유 싱겁다고 하면서 별점 야박하게 준 모진 인간인데, 신제품 나왔다니 또 사버렸지 뭐니. 
사실 어제까지 산수유 먹었는데 먹을수록 괜찮았어. 이제 산수유꽃은 다 져버렸네. 봄마다 꽃보면 생각날 듯.
에티오피아 구지 모모라 괜찮았는데 이번 원두도 같은 나라네. 동네 이름은 시다모인데 이 커피 안 시다며? ㅋㅋㅋ 드립하면서 개드립... 
난세보라니 혼란스러운 세상에 뭔가를 알리러 온 느낌이야.
겉포장에 에티오피아 여성이 눈을 감고 있군. 기왕이면 에티오피아 남성도 옆에 같이 그려주지. 혼자 있으니 외로워보인다. 
이름 탓인지, 직전에 아무데서나 산 원두가 더럽게 맛없어서 두 번 먹고 새로 사서 그런지, 이번 커피는 별점 다섯 개를 주고 싶다. 
난 이렇게 탄맛나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봐...
새 시리즈 나올 때마다, 나새끼의 별점 따위 전혀 신경 안 썼을테지만 왠지 이번 건 어떤가 맛 좀 봐라, 하면서 도전해오는 느낌이 들어서 자꾸 사고 말았어. 네 번만에 별 다섯이라니 알라딘 커피야 노력 많이했구나. 축하해. 점점 나아지는 걸 보니 흑역사를 반복하는 나보다 낫다.
다음 달 커피쿠폰 나오면 자기 만의 방 블렌드를 사보려고 해. 지난 달에 그 책을 봤거든. 스테디셀러 (커피말입니다)인 걸 보니 괜찮지 않을까. 그렇지만 먹고 나서 커피에 점수 매기는 글은 이걸 끝으로 안 쓸 거야. 뭔 전문가도 아니고 맛과 향은 너무나 주관적인 거잖아. 이번 커피 리뷰도 적립금 준대서 쓰는 거야.
그런데, 다 쓰고 보니 드립백만 주는 건가? 리뷰가 아니고 100자평인가? 헛짓거리 했나? 커피 네 잔 빨아 먹고 쓰는 게 겨우 이런 망글이구나. 마신 커피가 아깝다.  
또 그런데, 같이 시킨 명탐정 코난 92권 중고 겉지도 없는 꼬질꼬질한 걸 팔았더라? 책 상태는 안 좋아지고 값은 점점 비싸지는 중고책 어쩔 거니. 반성해. 커피 너 말고 중고책 담당 말야...
또 또 그런데, 이번에도 비구매자평으로 올라가나? 홀빈을 사야 하는데 자꾸 핸드드립용 사서 옵션이 일치하지 않아 그런가? 안 그래도 진지하게 원두 그라인더 살 고민을 하다가 정신차렸어. 이미 맥시멈라이프, 그만 사자...알라딘이 잘 갈아보내주잖아...갈아준다고 돈 더 받는 거도 아니고...금방 먹을 거 신선도랑 향이 날아가면 얼마나 날아가겠어...막입인데...
커피 잘 마시고 책 부지런히 읽고 일기장에 독후감도 계속 쓸게. 점점 더 맛있는 커피로 만나면 좋겠다. 나도 이것만 마시고 내일부터는 적당히 마시는 인간으로 거듭나야겠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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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andante 2020-04-03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 요즘 진짜 상태 안좋습니다. 상태 체크가 엉망이에요 진짜..

2020-04-05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0-04-04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립금 주는 건 드립백이고 구매 표시됐네요 보셔서 아시겠군요 드립백은 디카페인 나온 기념인 듯합니다 알라딘에서 커피 나오는 걸 보니 저도 한번 사 볼까 하는 생각만 했습니다 이걸 사면 다른 것도 사야 하니... 그래도 잠깐 핸드드립퍼인가 찾아보기는 했어요 언젠가 사 볼지... 저는 커피를 알고 마시기보다 그냥 마셔요


희선

2020-04-05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14 0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0-04-04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곧 사서 마셔보겠습니다!!

2020-04-18 2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초민감자입니다 - 지나친 공감 능력 때문에 힘든 사람을 위한 심리치료실
주디스 올로프 지음, 최지원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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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31 주디스 올로프.

사람을 분류하는 참 다양한 방식이 있다. 며칠 전에는 도파민형 인간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초민감자였다.
유리멘탈, 예민함, 신경과민, 과대공감 등등 부정적으로 지칭될 수 있는 어떠한 특성에 대해 나름 신경써서 번역한 말이 초민감자인 것 같다. 원제에는 empath앰패쓰?라는데.공감?감정이입? 영어 용어와 번역 용어가 다소 동떨어진 느낌도 들었다.
스스로 초민감자라고 밝히고 있는 저자는 의사인데도, 기운, 직관, 영감, 이런 초과학적 개념에 몰두한다. 거기서부터 이 책에 집중하기란 힘들었다. 초민감자라는 사람들의 특성 역시, 빛, 소리에 민감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면 힘들고 남의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고 등등 내게 해당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건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것 아닌가 싶었다. 여러 측면에서 초민감자인지 자가진단하는 질문이 등장하는데 누구나 그렇다고 답할 만한 여지가 있어 보였다.(다들 나같은 건 아닌가…)
다양한 명상법, 방어 전략, 리츄얼을 소개하는데 이런 게 효과가 있을까와 왠지 도움이 될 것 같아 해보고 싶다가 반반이었다. 전자책 읽으면서 중간중간 캡쳐해뒀는데 다 읽을 무렵 맨 뒷편에 앞서 소개된 전략만 따로 모아 놓은 걸 발견했다.
마음가짐에 관해서는 건질 부분이 있었다.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지지 않는 마음, 온몸을 감싸는 빛의 방어막?을 떠올리며 부정적인 기운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노력, 나무가 된 것처럼 땅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중심을 잡는 연습, 자신이나 아이의 민감함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세상을 바꾸는 능력으로 관점을 바꾸는 점은 민감함 때문에 삶이 괴로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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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andante 2020-03-31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민감자라는 감자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 불량감자처럼..

반유행열반인 2020-03-31 18:18   좋아요 1 | URL
감자 먹고 싶어지네요...

psyche 2020-04-0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감자의 종류인 줄 알고 초민감자는 어떤 감자일까 궁금했다는...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계속 먹기만 했더니 모든 게 먹을 것으로 보이나봐요 ㅎㅎㅎㅎ

2020-04-03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20-04-03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랩해주신 부분 읽으면 저도 초민감자인데.. 스스로 민감하다고 생각한적이 없는데.... 응??

2020-04-03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자와 소인배가 논어를 읽는다고 책 옆에 책 2
서한겸 지음 / 스윙밴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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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30 서한겸.

몇 년 전에 논어를 사 놓고 먼지만 쌓고 있다. 무슨 바람에 집에 들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행복한 삶에 대해서는 오래 고민했는데 올바르게 사는 일은 어느새 들여다보길 멈춘지 오래다.
책 제목에 논어가 들어있다. 그런데 여자랑 소인배가 가암히? 약간 이런 뉘앙스로 느껴져 뭐야 얘, 했다. 읽어보니 저자가 스스로를 자조하듯 붙인 제목이다. 진짜 공자님 맹자님 말씀 읽기 전에 가볍게 길잡이 따라 훑어봐도 좋겠다 싶었다.
제목은 약간 개그코드인데 책 자체가 엄청 재밌지는 않다. 그냥 소소한 자조 자학 개그? 그래도 고전을 자기 생각과 입장을 가지고 읽는 태도는 배울만했다. 무조건 뉘에뉘에 하는 게 아니고 약간은 빈정상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인정할 부분 배울 부분은 따로 건지고 가르침 삼는다. 일기장에 아무 말 끄적이듯 써놨는데 그것도 책이 되긴 한다.
유교가 사회를 경직시키고 더구나 성리학은 여자의 지위를 개차반 만들고 그런 비난을 하기는 쉬운데 막상 유교의 가르침을 우리는 잘 모른다. 수많은 사람이 오래도록 따른 데는 이유가 있긴 있겠지. 있긴 있다. 대신 남자들만 나라와 가정을 다스릴 권력을 쥐고 온통 싸움박질로 어지러운 고대 중국 시절의 가르침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고 보아야 한다.
오늘의 우리가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할 원칙은 무엇일까.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사는 게 더 쉽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나와 남을 대해야 할까. 그런 고민을 오래 전부터 오래도록 하고 남들에게 가르칠 만큼의 확신과 용기가 있었던 건 부럽고도 존경할 만한 부분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건질 만한 거만 건지고 다시 열심히 고민하고 만들어 가야겠다.
(마음만 먹고 또 안 할 지도…그냥 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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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펭귄클래식 99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소연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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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9 버지니아 울프.

내 자리. 쇼파 앞에 폭 60센티미터의 간이 책상을 놓고 그 위에 폭 30센티미터의 독서대를 올렸다. 여기 앉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 그나마도 마련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옆에서 가족들이 55인치 텔레비전으로 명탐정 코난 극장판을 보면 3M귀마개로 귀를 틀어막고 책을 읽는다. 꼬맹이들이 달려들면 핑크퐁을 틀거나 스티커북이나 만화책을 쥐어주고 독후감을 쓴다.
나에게는 나만의 방 뿐 아니라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픽션을 쓰는 걸 바라지만 이런 것들이 주어지지 않은 동안은 한 글자도 제대로 쓸 수 없다. 소설을 쓰지 않은 지 거의 넉 달 가까이 지났다.

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을 멈추어야 했을까. 겨우 마지막 몇 쪽을 남겨두고 세탁기를 돌리고, 떡볶이를 만들고, 꼬맹이들을 먹이고, 설거지를 했다. 머릿속에 가물가물 남은 흔적이나마 끄적이는 동안 또 몇 번을 멈추어야 할까. 꼬맹이가 겨우 낮잠에 들고 더 큰 아이들이 식탁에서 방탈출 보드게임을 하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내 자리에 앉아 아무말잔치를 벌인다.

버지니아 울프가 살던 시대에 매년 500파운드가 어느 정도 가치였는지는 모르겠다. 10여년 차 경력의 내가 이백여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하루 최소 여덟 시간 근무와 한두시간의 출퇴근 시간을 들여야 한다. 초과근무를 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귀가하면 집안일, 육아.
휴직하는 동안 집안일과 육아 시간 외에는 읽고 쓸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렇지만 돌아가야지, 맞벌이의 삶으로. 한쪽에게만 부양과 대출상환의 부담을 지우는 건 부당하고 미안하다.
저에게 매년 500파운드의 유산을 물려주실 숙모님 안 계신가요.

100년 전쯤 미래의 우리에게 열심히 쓰라고, 돈을 벌고 자기 방을 마련하고 그 안을 어떻게 꾸밀지 궁리하라고, 세상이 달라질 거라고 말해준 버지니아 울프는 참 똑똑하고 재치있어 보였다. 대부분 옳은 말이고 여성을 향한 부당한 평가와 편견과 그늘과 제약을 제대로 인식하고 지적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나아진 시대에 사는 듯 보이는데도, 아이가 없고 유산을 받고 글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울프가 왜 부럽냐 나는. 아냐 안 부러워 나도 열심히 쓸 거야. 일기도 쓰고 독후감도 쓸 거야. 픽션도 쓸 거야. 아무말에 못생긴 글이라도 마구마구 쓸 거야.
그러기 위해 시간과 공간을 확보할 방법을 궁리한다. 새벽에 일찌감치 깬 동안 빈 자리를 눈치챈 꼬마가 울며 뛰어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른 사라져서 퇴근 후 한두 시간이라도 카페에 들러 뭐라도 끄적이고 올 수 있길 바란다. 아이들이 얼른 자라나고 나는 얼른 늙어버렸으면 좋겠다. 어른이 된 아이들이 각자의 삶과 사랑을 향해 날아가고 혼자 외롭게 남고 싶다. 막상 그런 날 닥치면 또 징징댈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못난 마음은 그런 먼 미래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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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3-29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 읽으셨군요!!

반유행열반인 2020-03-30 06:45   좋아요 0 | URL
크 다락방님께서 먼저 읽고 독려하셔서 부지런히 좇았습니다!!!

- 2020-04-03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ㅠㅠ 얼른 늙어버리고 싶다...는 말이 참 서글프고 공감되요...

2020-04-03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3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3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4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4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05 0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