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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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보면 작가가 어딘가로(?) 끌려가면 어떡하나 그런 염려가 되서 내가 다 두근거리고, 왠지 숨어서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제목은 제목일 뿐 내용은 제목이 주는 임팩트보다는 안심할 수 있을 정도의 소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집은 사람들은 다소 약한 내용에 실망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싫기만 하고 뭔가를 바꿀 힘도 없고 바꿀 생각도 없이 철저히 사육당한 제일 아래 계층민이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 모습을 되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에선 '행복하게 살 수 없다', 호주로 가서 '살고 싶다',... 까지는 내 모습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나는 '살고 싶다'에서 멈춘 사람이었다. 그리고 옮겨 적은 글귀 비슷한 말도 실제로 들은 적이 있다. 대학생 때 계나(여주인공)처럼 호주로 떠날 마음을 먹다가 포기하고 한국에서 아둥바둥거리고 있었는데, 어느날 사촌언니가 그런 말을 했다. 너 5년 전에도 똑같은 소리 하고 있었다고. 그때 떠나라니까 왜 말을 안들었냐고......
  타국에서 자리를 잡기 위한, 쉽지만은 않은 길고 험난한 과정들이 소설 한 권 안에 짧고 가볍게 (뭔가를 성취한 자의 입장에서) 묘사된 것이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나의 나약함을 여실히 들여다보게 한 거울같은 책이어서 그 때문에 마음이 무겁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이런 책이 나와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한국'이 '싫은' 부분들을 낱낱이 파헤쳐주길 바랐던 기대감이 좌절된 것은 많이 아쉬웠지만, 장강명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좋았다.

 

 

`걔들은 아마 앞으로 몇 년 뒤에도 여전히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을 거야. 솔직히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 자체가 없는 거지. 걔들이 원하는 건 내가 "와, 무슨 그럴 쳐 죽일 년이 다 있대? 회사 진짜 거지같다, 한국 왜 이렇게 후지나."라며 공감해 주는 거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냐. 근본적인 해결책은 힘이 들고, 실행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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