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주 한 잔 합시다
유용주 지음 / 큰나(시와시학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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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엔 거들떠보지 않다가 도입부에 나오는 이야기에 홀려 조금씩 읽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바다 얘기가 나오는 게 좋았고, 투박하지만 삶의 정겨운 느낌이 묻어나는 듯 해서 좋았다.
  사실 이 책을 온전히 다 소화시키며 읽진 않은 것 같다. 잘 읽었다고 말한 어떤 책들에 대해서도 완벽한 이해는 못할진데, 이 책이나 작가 님께는 조금 더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마흔 쯤 되서 다시 읽어보면 조금 다른 감성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서른 쯤 되서... 라고 적다가 화들짝 놀랐다. 내가 벌써 서른이었다;)

 

 

 

`아무리 독이 많아도 역시, 사람보다 좋은 약이 어디 있겠습니까.`

`험하고 깊은 곳을 어렵게 헤쳐나간 뒤에야 잔잔한 바다가 나오고 항구에 다다른다. 문학도 삶도 사람도 마찬가지다. 넓고 깊고 험하고 어려운 일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잔잔해진다. 들숨 날숨이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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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열두 남자
마르티나 파우라 지음, 송소민 옮김 / 갤리온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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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소재니 -잘 구성했다는 전제 하에- 드라마는 소설보다 조금 더 낫지 않을까. 가끔씩 피식피식 웃을 만한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윽-ㅁ-!; 소리가 절로 나오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정서와는 다른 부분에 공감이 어려워 억지로 읽은 면도 있다.
   과연 양적 풍요와 질적 풍요가 비례할까. 일년에 열두남자, 즉 별자리 별로 한 달에 한 명을 만난다는 개념인데 난 그렇게 해서 행복한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말이다. 물론 가치 기준이 다르겠지만, 많이 가질수록 넉넉하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허해지고 빈 느낌을 갖는 사람도 상당한 것 같다. 그런 것에서 행복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일까. 뭐, 많이 가지다 보면 뭔가 건질 확률이 커지긴 하겠다. ;)
   개인적으로 나는 일년에 열두남자가 아니라, 열두해에 한남자의 주기를 가지고 있어서ㅋ 상상하는 것조차 힘든 이 스토리 덕분에 어이없는 헛웃음을 자주 지었던 것 같다. ㅎ

 

 

 

"나는 뭔가 오래가는 것,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 신뢰할 수 있는 것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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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빌려 드립니다
박석근 지음 / 민음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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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장편 소설인 줄 알았다. 이야기를 읽고 싶었던 터라 괜찮겠다 싶었는데 단편 소설. 읽어 본 단편 소설이 많지 않지만, 역시나 생소한 이름의 작가다보니 인정 받고 이름을 알린 작가보다는 흡인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었다.
  작가들은 작품을 낳기 위해서 상상을 한다. 현실을 비꼬기도 하면서 과감한 상상도 불사하는데, 희한한 건 작가들의 상상이 현실의 변화 범위 안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아니, 다소 이상한 상상이다 싶었는데 현실이 그렇게 변화해간다. 어디가 시작점일까. 마치 닭과 계란의 문제 같은 느낌이다.
  남자를 빌려준다는 어이없고 메마르고 삭막한 개념이 실제로 일어난 현실 상황도 웃기고, 그런 발칙한 상상을 현실 이전부터 한 작가들도 참 대단하다. 현실 세계의 고독, 피로감, 아이러니,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 등 듣기만 했던 현실 세계의 문제들이 과감히 펼쳐져 있다. 왠지 씁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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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
김지수 지음 / PageOne(페이지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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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보자마자 읽고 싶었는데, 저자 소개에 보그지 얘기가 많이 언급되는 것을 보고 책을 덮었다. 이 무슨 선입견이란 말인가. 공장에서 찍어나오듯 물밀듯이 나오는 그저 그런 에세이인 줄 알았다. 패션지에서 일하면서도 이런 책을 낼 수 있구나, 거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엔 여느 시 모음집이나 에세이와는 다른 무게가 실려있다.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표지 사진인데, 작가는 40이 넘은 아이 엄마였다. 그래서 그렇구나, 그래서 이런 무게가 실릴 수 있었구나, 싶었다. 큰 활자에 글도 많이 없고 처음부터 쉽게 읽힐 거란 생각이 있었는데, 의외의 다정함, 이 의외의 무게감에 마음이 따스해졌다.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 이런 사치라면 나는 언제까지나 사치를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이고 싶다. 아, 그리고 내가 많이 하는 말 중 하나인 '천천히 와'. 그러고 보니 나는 그들을 정말 사랑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이젠 나도 '천천히 와'라는 말을 들어보고 싶다. 가슴이 뭉클해질 것만 같다.

 

 

 

`누군가 당신을 향해 매번 `천천히 와`라고 말해준다면 그는 당신을 오래도록 사랑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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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리움을 켜다 - 사랑한 날과 사랑한 것에 대한 예의
최반 지음 / 꿈의지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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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의 순간들. 낯선 곳에서 오롯이 혼자 있다가 순간순간 스미는 생각과 깨달음들. 아마 그런 것들을 그려내어 공유하고 싶어서 이런 책들을 퍼내는 게 아닐까. 하지만 나는 이런 책을 읽기 보다는 그 순간 여행 가방을 챙겨 떠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해서 잘 읽진 않았다. 또 함께 나누고 싶은 느낌을 자신이 느꼈던 만큼 생생하고 절실히 전달하기가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게 내가 이병률 님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큭큭-)
   그래도, 어느 정도는 출판과 매출을 위해서 꾸며낸 말과 글이라는 걸 알면서도, 조금씩 찡하게 다가오는 문장도 있고 그 순간 작가의 마음도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여행 책을 집어든 이유는, 나도 그리움 함께 접어 넣고서 떠날 테니까. 떠나고 싶으니까. 보고 싶은 것을 보러,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러. 당신에게도 그렇게 달려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누군가 내게 왜 그리 자주 여행을 가느냐고 물어볼 때마다, 나는 항상 사람이 먼저 떠오릅니다.`

`하염없이 기다려 본 사람은 알 겁니다.
그 하염없이의 시간이 마음 앞에선 언제나 부족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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