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해도 괜찮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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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정모책. 함께 참여해서 이야기하진 못하지만, 기회가 닿아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일단 부산 정모는 참가하는데 기회비용이 커서 그럴 만큼의 가치를 내가 발견해야 하고 책에도 흥미가 있어야 했다. 안타깝게 이번엔 둘 다 아웃이었고, 몰랐던 욕망을 발견했다고 들뜨는 반응이 조금 이해가 안되기도 했다. 그런 이유를 찾아보자면, -물론 내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거나 못 발견한 부분도 있겠지만- 내가 비교적 욕망에 솔직한 편이기 때문이 아닐까. 좋으면 좋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감정과 욕망에 충실한 편이어서 -물론 포장도 심하지만- 이런 주제가 거북하다거나 새로운 발견이거나 하지 않았던 것이다. 새로울 것이 없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듣보잡'이었던 작가를 알게 되고, 그의 정리된 생각을 읽으며 법률 얘기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좋았다. (아마 이것이 독서의 매력이지 않을까.)
  이 책을 읽은 뒤 곰곰히 생각해보고 또 몇 명의 얘기를 들어봤는데, 껍질 벗겨놓으니 사람의 욕망이 거의 대동소이 한 것 같았다. (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욕망에 한해서는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함.) 그래서 인간은 서로 다른 생각, 배경, 상황이 주어지고 각자 다른 길을 걸어가는데도 인간이라는 점에서 또 많이 다르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좋은 경험이었다. 모임에서는 어떤 의견들이 나올지 후기가 기대된다.

 

 

`자신이 욕망의 덩어리임을 인정하고 나면 남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길은 한결 따뜻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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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에로티쿠스
다케우치 구미코 지음, 태선주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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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넓게 읽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가? 하며 돌아보니 책의 종류가 잡다하긴 했지만, 뭔가 다 인문서적 위주였다. 그러고보니 난 읽으면서 지식이 쌓이거나 조금 어렵다 하는 책들은 많이 피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여태까지 사회과학류의 책은 한번도 안읽었나하는 생각에 책장을 둘러보다 발견한 책. 그나마 내가 가진 책중에 가장 먼 카테고리에 속할 만한 책이었다.
   '동물행동학으로 보는 인간의 성과 사랑'이란 타이틀이 달려있고, 인간이라면 궁금해 할 그런 질문들에 대한 전문가의 답이라고 써있길래 구매했던 것 같다. 책을 사두고 읽지는 않고 엄마한테 들킬까봐 (왜 겁냈을까;) 책장 속에 한참 숨겨둔 기억이 있다. ;)
  그런데 책 속의 질문은 어마어마하게 호기심을 일으키는 반면에 대답은 조금 성에 안찬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태초에 어쩌고 남녀 유전자가 어쩌고 어디 임상실험에서 어쩌고... 결국 처음부터 읽다가 포기하고 중간중간 재밌는 부분부터 읽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 내용 딱 하나가 있다. 한참 키스며 성관계에 궁금증이 생기던 때라 여자의 오르가즘 부분을 읽었을 때였다. 보통 여자가 오르가즘에 도달한다고 하는데 그 순서가 여자가 먼저 도달하고 남자가 만족해야 둘다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다. 남자도 내가 여자를 만족시켰구나 하는 뿌듯?함을 얻고 말이다. 근데 여자가 먼저 오르가즘에 도달하면 여자 몸에서 산성 점액 물질이 방출되는데, 이게 그 다음에 오는 정자를 다 죽여버린다고 했다. 더 이상의 정자 진입을 막는 차단막 같은 것이 형성되는 건데, 임신을 위해 성관계를 하던 부부에게는 참 충격적인 사실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건 많이 시간이 지나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호기심에 가볍게 찾아보고 읽어보기엔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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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 지승호가 묻고 강신주가 답하다
강신주.지승호 지음 / 시대의창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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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뜨고 다시 해가 뜨고, 5주 50시간 4,500매의 기록'

  세상에. 내가 너무 뿌듯하고 기특하다. 이 두꺼운 책을 한 글자도 안 버리고 다 읽었고, 소화하려 노력했다. 물론 이렇게 한 방향으로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인문학책은 처음이기도 해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좋았다.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강신주. 그가 주장하는 것들은 확고하고 단단하다. 그는 강했고 밀어붙였다. 확실히 나는 뭐가 옳고 그른지 모르는 상태에서 강신주라는 사람의 의견을 이제 겨우 한 번 받아들였을 뿐이다. 하지만 단단하고 확고한 그의 신념은 빛이 났고, 그를 반박할 수 있는 주장들이 아무리 많다 해도 -나는 아직 잘 모르지만- 그가 어느 면에서는 대단한 것이 확실하다. 분명 (어느 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취사선택 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은 것은 정말 잘한 일 같다.
  그가 주장하는 면에서 부분적으로 내 기질이 그와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도 느꼈다. 어쩌면 내 착각일 수도 있고, 그가 옳은 말만 해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나는 강신주라는 사람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비슷한 점이 많지만 나는 약하고 그는 강한 사람이라는 것이 정 반대여서 그 부분이 참 부럽고, 또 그렇게 되도록 나를 깨부수는 노력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랑과 자유의 힘을 믿을 때 우리는 강해져요. 반대로 제대로 사랑을 못 할 때, 인간에 대한 근본적 신뢰가 붕괴되어버릴 때 사적인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 관계에서도 절망이 오는 거예요. ... 사랑을 하면 자유롭고 강해져요. 자유로운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고요. 사랑과 자유가 동의어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사랑과 자유는 같이 가요. 개인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층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 다른 가치들은 없어요. 인간이 죽지 않는 이상 사랑과 자유가 가장 중요하죠. 이게 마지막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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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오늘의 일본문학 12
아사이 료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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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최연소 나오키상 수상작. 작가가 나보다 3살 어리다. 일본 소설이 익숙치 않아 초반 몰입도는 떨어졌지만, 폐부를 깊숙히 찔린 것 같다. 옮긴이의 말처럼 정말 이건 청춘 소설이 아니라 호러 소설. 만약 우리의 깊숙한 속내를 털어놓은 글 혹은 보이기 위해 쓴 글이 나 아닌 관찰자에 의해 주시된다면? 여러가지 면에서 역시나 관음증이 만연한 사회라고 느꼈고,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공간적 제약을 떠나- 누구나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새삼 다시 느껴지며 기분이 이상했다. 또 이전에 읽었던 <욕망해도 괜찮아>가 읽혀지는 부분도 상당했다. 역시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내 좌절된 욕망이 비추는 각도로 읽힐 수 밖에 없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날카로운 지적들, 또 섬세한 문장들이 매력적인 책이다.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에게 전해지는 거야. 아무리 멀쩡하게 정장을 입어도, 아무리 또 하나의 계정을 숨겨도 네 마음 안쪽은 상대에게 다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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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여자 - 최민석 연애소설
최민석 지음 / 다산책방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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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웠던 사랑과 시린 이별을 겪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정말 재밌었다. 머리말 즈음에 놓여있던 '허구'의 이야기라는 작가의 강조하는 한 마디. 그 말이 없었다면 정 말 실제 자신의 이야기에 조금 보탠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리얼하고 생생한 문장들이 가득했다. '소설이지 뭐', 라는 생각 뒤로 담배 꽁초에 남은 불씨처럼 피어오르는 '분명 직접 겪은 얘길거야ㅋㅋ'의 말풍선. 그렇듯 겪었든 겪지 않았든 사랑을 하며 사는 사람이라면 공감해볼 수 있는 그의 이야기. 화자가 남자라 남자 독자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한창훈 님의 <그 남자의 연애사> 이후 두 번째 내 취향의 책이 된 것 같다. :)

 

 

`허망하게 우리도 시간의 폭력에 으스러져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버린 걸까. 우리의 유통기한은 지났고, 내가 사랑했던 그녀와 그녀가 사랑했던 나의 세포는 모두 죽어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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