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시장
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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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읽은 책인지 모르겠다. 거의 1년을 붙잡고 읽었나보다. 국경시장이라는 이름과 책표지에 큰 매력을 느껴서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책은 내가 읽기에 조금 어렵긴 했는데, 모든 단편들이 정말 창의적인 스토리의 결정체였다. 특히나 국경시장은 정말 열심히 읽으려 했는데... 읽고나서 책 표지를 딱 보니 왠지 스토리에서 내가 읽었던 그 장면을 마주한 듯 했다. 몽환적이고 신비스럽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쉽고 재밌게 슥슥 읽히는 작품들만 읽다 보니 다소 난해하게 느껴졌던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더 작가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이야기다운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여행지가 가장 좋아지는 순간은 그곳을 떠나기 직전이다. 이별이 가시화된 순간에야 사랑을 확인하는 연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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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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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철 평론가가 말했던 '선량한 사람들의 그 선량함이 낳은 사랑'이라는 데에 많이 공감했다. 어쩜 이런 사랑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아프고 의연한 사랑'이었다. 분명 사랑 이야기로만 읽히는 소설은 아니지만, 이들이 보여준 모습에 마음이 먹먹할 뿐이다.
 '노래할까요.'
 이들의 앞날에 절망만이 아니라 희망까지도 스며들기를...

 

 

 

`은교 씨는 갈비탕을 좋아하나요.
좋아해요.
나는 냉면을 좋아합니다.
그런가요.
또 무엇을 좋아하나요.
이것저것 좋아하는데요.
어떤 것이요.
그냥 이것저것을.
나는 쇄골이 반듯한 사람이 좋습니다.
그렇군요.
좋아합니다.
쇄골을요?
은교 씨를요.
......나는 쇄골이 반듯하지 않은데요.
반듯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좋은 거지요.
그렇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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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섹스 - 그놈들의 섹스는 잘못됐다
은하선 지음 / 동녘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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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책이었다. 리뷰 적기가 힘들다. 다소 충격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 안에 내포된 사상이나 그녀가 하는 말들은 논리적으로 합당한 말이 많았다. 그녀가 성욕과 섹스면에서 언급을 과하게 해서 그렇지 아예 틀린 말은 없었다. 그저 편견이 가득한 남성주의 사회에서 불쾌하게 들리는 것 뿐이었다.
  아직도 조금 갸우뚱스러운 건 청소년들에게 성인처럼 자유로운 성의 문화를 열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녀가 하는 주장들을 조목조목 듣다 보면 딱히 틀린 부분은 없지만 쉽게 받아들이긴 어려울 때가 있다. 동성애자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난 그들을 인정한다. 그럴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취향의 차이니까 그럴 순 있는데, 동성애자가 말그대로 '성소수자'인 데에는 나름의 이유와 조물주의 섭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학생들의 성에 관한 문제에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내가 아직 기존의 주입된 가치 기준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라서 이렇게 생각하는 걸까? 잘 모르겠다.
  내게는 많이 놀랍던 책이다. 그렇지만 무서운 장면이나 징그러운 장면에서 눈을 가리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나는 힘들어하면서도 가리지 않고 다 보는 타입이니까. ㅋ 아, 그리고 가장 많이 놀랍기도 했고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던 부분은 섹스토이에 관한 부분이었다. 청소년도 아닌 성인이었지만 성인용품이라는 간판을 대놓고 쳐다보기라도 하면 사람들의 눈총을 받을 것 같아서 그 근처로는 얼씬도 못했었는데... 진짜 말 그대로 대박, 헐, 쇼킹 그 자체였다. 나만 이렇게 느리고 둔한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튼 뭔가를 하나라도 알았다는 느낌이었다. ㅋㅋ

 

 

`오로지 섹스만을 즐길 줄 아는 여자는 쉽게 다리 벌리고 다니는 년이라고 욕먹고, 섹스하고 싶은데 `허락`해 주지 않는 여자는 비싸게 군다고 욕먹으며, 버리려는데 자꾸 눈치 없게 들러붙는 여자는 구질구질하다고 욕먹는다. ... 조금만 바꿔 생각해 보면 전부 모든 일의 책임을 여자에게 돌리려는 말임을 알 수 있다. 발기부전도 남자 자존심 못 세워 준 여자 탓, 침대 분위기가 시들해도 섹시하지 못한 여자 탓, 싫증나서 바람나도 여자 탓, 쉬운 여자 취급받아도 다리 벌린 여자 탓.`

`세상의 모든 답은 남자들이 정한다. 여자들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남자들이 정해 놓은 틀에 몸을 끼워 맞춰야지만 개념 있는 여자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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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페코로스 시리즈 1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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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만화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치매 부모를 봉양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겨내기 힘든 병에 걸려도 그 사람의 정신만 온전히 붙어있다면 그나마 이겨낼 힘이 생기는데,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정신이 나가신 것처럼 행동을 하는 부모의 모습을 계속 마주해야 한다면 그것만큼 힘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살아만 있다면 다 잊어도 괜찮아.', '아버지가 어머니 곁에 오시니 치매도 나쁜 것만은 아니겠다.'라니... 기억을 잃고 자신조차 놓아버린 부모에게 과연 나는 그렇게 말하며 살갑게 대할 수 있을까.
  우리 엄마도 신경을 많이 쓰며 살아오셔서 그런지 치매를 가장 염려하신다. 지금도 많은 부분을 깜빡깜빡하시는데 그보다 더욱 슬픈 건 그런 자신을 마주할 때마다 심한 자책을 하신다는 것이다. 나중에 만약 엄마가 치매를 앓으신다면, 정신이 내 곁을 떠나있어도, 나에게 갑작스레 저주를 퍼부으며 화를 내셔도(치매의 일반적인 현상 중 하나가 분노라고 한다.), 견디기 힘들게 나를 힘들게 하셔도... 엄마의 따뜻한 시절을 떠올리며 그런 엄마를 더욱 보듬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 따뜻한 느낌의 책이었다.

 

`며칠 전에 들렀더니 요양원 직원이 어머니가 밤 늦게까지 바느질을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침대에 앉은 채 이불 끝을 쥐어 잡고 양손을 바느질하는 것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마치 바늘을 들고 뭔가를 꿰매는 것처럼 골똘하게. 뭐하시느냐고 물어보면,
"옷 기우고 있어."
"누구 옷을 기우는데요?"
"우리 아들 옷이지."
대답하면서도 손끝은 쉬는 법이 없다고 한다.`

`나는 때로는 어머니가 부럽기도 하다. 치매로 어머니 안에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셨으니까 치매에 걸리는 것도 그리 나쁜 일만은 아닌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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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엔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이선배 지음 / 지식채널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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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엔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라니, 요즘 흔한 보통의 에세이 정도로만 받아들였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다. 그렇지만 조금 괜찮았던 점은 예시 하나하나가 다양해서 정말 서른의 나이를 먹은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을 기술한 곳이 많았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고, 내게 이런 친구가 있는데 하며 가끔 들려주는 얘기가 정말 내 이야기인 것 같아서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내 삶이 크게 뒤바뀔 만큼의 감명을 받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곰곰히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 많았다. 앞으로 어떤 문제들을 마주하게 될 때 조금씩이지만 이 책에서 건진 시각으로 보려고도 노력할 수 있을 것 같다.

 

 

`꿈을 꿀 수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역시도 결코 인생의 끝이 아니며, 스스로가 방구석에 처박히지 않는 한 도전은 다시 시작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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