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 보이지 않는 것을 통찰하는 통합적 사고의 힘
로저 마틴 지음, 김정혜 옮김 / 지식노마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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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에서 가장 큰 최고급 호텔 체인인 ‘포시즌즈 호텔’ 이야기를 해 보자.

고객들의 마음에 최고급 이미지와 같은 의미로 각인되어 있는 포시즌즈 호텔. 그러나 이사도어 샤프(Isadore Sharp)가 처음 호텔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는 지금과 다른 호텔을 운영하고 있었다. 토론토 도심 외곽의 길가에 위치한 작은 모델이 하나였고, 또 하나는 토론토 도심 한복판의 대형컨벤션호텔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시청 앞, 남산에 있는 하이아트, 힐튼호텔같은 것이다.

샤프가 호텔사업을 시작할 당시 호텔경영에 관심 있는 사람들 앞에는 두 가지 호텔모델이 있었다. 하나는 객실 수가 200여개 남짓한 작은 모델을 세워 투숙객들에게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몇가지 편의시설 (객실내 TV, 복도의 얼음제조기, 로비에 식당과 술집 운영 정도)을 운영하는 모델이었다. 또 하나는 비즈니스 여행객들을 겨냥한 도심의 대형 호텔로 최소한 1000여개의 객실과 회의실, 각종 식당, 연회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모델이었다.

이 두 가지 유형은 각각의 장, 단점을 갖고 있었는데, 객실 수가 100~200여개 정도인 작은 모델은 친근하고 고객지향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대신 잘 꾸며진 회의실이나 통신시설을 원하는 비즈니스 여행객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기존에 운영하는 객실 수로는 편의시설을 운영할만한 수입을 얻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반면에 도심 한복판에 있는 대형호텔을 거의 1,000~2,000여개의 객실을 운영하기에 다양한 편의시설을 운영함으로써 고객의 편의성을 무척 높여주었지만 대신 작은 모델과 같이 사람들이 다시 찾고 싶도록 만들어주는 개인적인 친밀감을 줄 수가 없었다. 고객이 카운터에서 체크인하고 열쇠를 받는 순간, 고객은 단순히 방 번호로 불려 지기 때문이다.

당시 숙박업계는 이러한 구분을 당연히 받아들였다. 두 종류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서로 물과 기름 같아 어느 호텔도 두 가지 형태의 장점을 모두 제공할 수는 없었다. 결국 모든 호텔종사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두 모델 가운데 하나를 선택했고, 그런 선택에 따른 한계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당시 고객들은 이를 그리 불편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투숙객입장에서는 작은 모텔의 친밀감과 안락함. 큰 호텔의 지리적 장점과 다양한 편의시설 중에서 선택하면 되니까 말이다.

문제는 샤프 그 자신이었다. 그는 1972년 네 번째 호텔인 포시즌스 쉐라톤을 성공적으로 개장한 후 오랜 시간 동안 생각에 잠겼다. 양 쪽의 장점을 결합한 호텔을 만들어 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는 소규모 호텔의 매력과 대규모 호텔의 장점을 결합시킨 중간 규모의 호텔을 꿈꿔 왔던 것이다. 즉 일정수준 이상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의 규모가 되면서도, 친근감과 개인별 맞춤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규모의 호텔이다.

그는 당시 기존의 통념을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호텔운영을 바라봤다. 그의 머릿속에는 일반사람들과 다른 인과관계 구조를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즉 객실 수가 많아야 편의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수익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기에 적은 객실 수로도 편의시설을 운영할만한 수익을 올리면 되지 않겠는가?

또 큰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에서 투숙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호텔의 인테리어나 시설보다 자기 집처럼 느끼기는 원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그들이 자기 집처럼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될 것이다.

이런 사고에 따라 샤프는 고객이 자기 집처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포시즌즈 만의 서비스를 개발했고, 이에 따라 숙박비를 대형호텔보다 더 비싸게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일반사람들이 불변의 법칙이라고 생각했던 객실 수와 편의시설과의 관계, 투숙객이 원하는 기본욕구의 재분석을 통해 포시즌스 만의 독특한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트레이드 오프-양자택일에서 불만스러운 상태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한 채 양 쪽의 장점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사고방식-저자는 이를 ‘통합적 사고‘라 부른다-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를 설명한 책으로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빈번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연구했던 리더들은 적어도 한 가지 특성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것은 탁월한 혁신의 재능과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공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바로 두 가지 완전히 상반되는 아이디어를 동시에 생각할 수 있는 성향과 능력이었다. 그들은 딜레마 앞에서도 공황상태에 빠져 허둥대지 않았으며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영자택일하지도 않았다. 대신에 각각의 상반되는 아이디어를 뛰어넘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아이디어를 합성해냈다. 나는 이런 사고과정을 ‘통합된 사고’라고 부른다. 이는 비범한 기업과 그 비즈니스를 이끄는 사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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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중심의 경영
찰스 G. 코크 지음, 문진호 옮김 / 시아출판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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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면 ‘시장중심의 경영’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잘 이해가 안 된다. 나의 지식이 부족해서인지 몰라도 저자는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적인 시장 기능, 즉 사유재산제도, 사유물에 대한 결정권한,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 같은 사항을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들을 단순히 시장중심의 경영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차리리 책 제목 자체를 ‘기업경영의 본질’이나 ‘자본주의 체제하에서의 기업경영’으로 정했으면 책 내용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 내용의 신뢰성은 저자 서문에서 이미 입증되었다. “내가 아버지 회사에 입사한 1961년 이래 코크 인더스트리는 주식의 가치로만 따지더라도 2,000배가량 증가했다. 보통의 대기업들과는 다르게 코크인더스트리는 그 규모가 커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빠른 성장세와 수익률을 보인다.”

즉 성공한 기업의 오너가 내가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고 하는데 누가 뭐라고 할 것인가? <헤일로이펙트>에 나온 말처럼 모든 성공의 요인은 그 요인이 성공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와는 상관없이 실적에 따라 평가된다는 의미다. 과거에 성공했고, 지금도 성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성공하리라 믿는 코크인더스트리의 운영 방식에 대해 세상은 저자의 말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회사의 실적이 있기에 말이다.

그러나 저자가 말한 방식이 모든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성공법칙이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들은 이미 기업경영의 기본처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대로 했지만 망한 기업에 대해서는 왜 그들이 망했는지 좀 더 분석해 봐야겠지만 말이다.

저자는 코크인더스트리의 성공요인을 ‘비전’ ‘미덕과 재능’ ‘지식프로세스’ ‘결정권’ ‘인센티브’라는 다섯 가지 요인으로 나누고, 이들을 각 장으로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각 장의 내용을 보면서 해당 부분이 기업의 성공요인인지, 이것이 시장중심의 경영이란 개념과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 잘 이해가 안 됐다. 특히 비전 부분만 해도 코크인더스트리만의 독특한 비전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기업의 비전은 날이 갈수록 바뀌는 시장에 맞춰야 한다는 말도, 그러한 비전 수립이 간단하지 않다는 말도,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비전 수립에 투입했다는 말도 코크인더스트리만의 비전 때문에 성공했다는 공식을 설명하지 못한다. 단지 ‘비전’은 기업성공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만을 전달하는 것 같다.

또 결정권 부분에서도 최고경영자와 하부 조직 간의 결정권 이양문제, 각 조직에 걸 맞는 의사결정 프로세스,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과 권한 부여문제는 이미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기에, 코크인더스트리만의 성공요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인센티브’제도에서도 인센티브가 직원들의 동기를 유발시키고, 특정 업무에 관심을 쏟게 한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한 말로, 1990년 초반 내가 직장생활 할 때 이미 그 중요성이 높이 인정된 부분이다. 그렇기에 화장품회사에는 인센티브만을 연구하는 ‘영업기획파트’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마냥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만은 아니다. 도리어 기업성공에는 특별한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누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에 특별한 결정요소를 찾는 시간에 차라리 기본원칙에 충실한 것이 더 낫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볼 수도 있다.

기업 성공법칙. 이 부분만큼 설명하기 어려운 것도 없다. 왜냐하면 어떤 특정요인을 성공요인이라고 주장하려면 그것을 이행하지 않은 기업은 실패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현실적으로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은 성공했다는 기업체의 행동을 이해하고, 그곳에서 자신에게 맞는 모델을 찾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이 때 중요한 것은 기업의 특정행위보다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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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취업전략 특강
남지현 지음 / 한걸음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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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많이 변했다.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취직이 안 된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 꽤 오래 된 것 같다. 아마 이 소리는 기존 직장인들이 직장을 그만두게 될까봐 걱정하게 된 때부터 인 것 같다. 그들은 틀림없이, 나를 포함하여,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 다시 직장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청년실업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일단 기존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지 않으니, 경제 규모가 급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신입사원 모집이 힘든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그러다 보니 내가 회사를 그만둘 때에는 회사 복도를 걸어가다 ‘부장님’하고 소리치면 열 명에 두세 명은 뒤를 돌아봤다. 내가 처음 직장 생활할 때만해도 부장은 거의 하늘과 같은 존재였는데 말이다.

취업. 국민학교부터 명문, 좋은 성적, 좋은 학군만 주장하는 사람들이 가슴에 품은 유일한 꿈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남들이 말하는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확신하며 공부했던 대학민국의 학생들. 열심히 공부하여 대학교 졸업장을 손에 쥐었지만 갈 때가 없다고 난리를 친다. 이렇게 될 바에는 무엇 때문에 고생하며 공부했는지. 아니 공부가 인생의 전부냐고 소리친 학생조차도 마음은 편치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 취업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이 다 나와 있다. 취업희망자의 대학교 간판과 그곳에서 받은 성적표를 조작하는 방법 이외에는 거의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대학을 다니는 내 아들에게도 반드시 보여주고 싶은 책이다. 특히 3장에 나오는 학년별 준비과정은 대학생활 2~4년을 대충 보내기 쉬운 학생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

이 책의 구성은 전체 7장으로 나누어 1장에서는 국내 및 해외의 취업현황을 설명하고, 거기에 업종별 채용현황까지 친절하게 정리되어 있다.

2장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대한 부분으로 국내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원하는 직원의 능력, 스펙, 태도, 가치관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특히 저자는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 속의 한국이기에 국내 기업만 바라보지 말고 외국 기업도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다만, 외국 기업은 국내처럼 대대적인 공채를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람을 뽑기 때문에 해당 업체의 취업정보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3장은 ‘성공취업을 위한 학년별 전략’이란 제목 하에 1학년부터 졸업할 때까지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공부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2학년에는 주로 어학능력과 넓은 안목을 키우는 시기로, 3학년은 본격적으로 취업에 대비하는 시기로, 4학년은 이제 취업준비를 마무리하는 단계로 설명한다.

4장은 취업에 따른 직무를 설명해 준다. 하지만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직무별 내용보다 해당 직무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를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좋은 직업에, 큰 회사에 들어가다 해도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은 스스로를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을 하는 직장생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야 하는 그 시간이 얼마나 괴롭겠는가.

5장과 6장은 면접과 이력서 작성에 대한 이야기다. 이 내용은 일반적으로 여러 곳에서 본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5, 6장의 내용이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기존에 단편적으로 알았던 내용들을 이 책을 통해 전체적으로 정리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왜 이력서를 특정 방식으로 써야 하는지, 사람들이 강조하는 특정의 면접태도가 왜 중요한지를 독자 스스로가 이해할 수 있다.

책을 덮고 나서 느낀 점은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이제 자신의 스펙을 최선을 다해 높이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그만큼 자세히 정리되어 있다.

하지만 책의 첫장을 넘길 때부터 책을 다 볼 때까지 지울 수 없었던 생각은 취업이란 것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희망차게 사회에 진출하는 삶의 과정이 아닌, 사람이 사람을 사는, 마치 누군에겐가 팔려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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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 - 당신의 행복한 상상은 반드시 현실이 된다!
짐 스토벌 지음, 신윤경 옮김 / 해피니언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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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하는 부부가 있다. 남편은 집에서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회사에 출근하고, 아내는 슈퍼마켓에서 일한다. 처음 이 집으로 이사할 때만 해도 꿈에 그리던 자신들의 집, 그것도 엄청난 크기의 잔디밭을 가진 집 크기에 만족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삶에 쪄들린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매일 똑같은 생활, 스스로 빈곤하다고 느끼는 일상, 게다가 뭐 하나 마음에 드는 일도 없는 그들의 삶은 책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안타깝게 한다. 그런 삶은 그들의 삶이자 바로 우리 삶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인이 우연히 옆집의 자선기금모음 바자회에서 구입한 램프로 인해 변화가 생긴다. 낡아버린 램프. 제대로 불이 켜질지도 모르는 램프에서 요상하게 생긴 요정이 나와 이들에게 원하는 것 세 가지를 물어보면서 부터였다. 램프의 요정은 그들에게 스스로 이룰 수 없는 삶의 세 가지 소원을 말하라고 한다. 그러면 자신이 그것을 이루도록 도와주겠노라고 하면서.

부부는 며칠을 고민하다 세 가지를 말한다. 물론 한꺼번에 말한 것이 아니라 하루에 한 가지를 생각한 것이다. 램프 요정이 소원을 들어주려면 세 가지를 다 이야기해야만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요정에게 말한 세 가지 소원은 ‘백만달러의 돈과 부부간의 식어버린 사랑을 되찾는 것, 그리고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만약 내 앞에 요정이 나타나 세 가지 소원을 말하려고 했다면 무엇을 말할까 생각해 보니 부부가 말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만큼 부부가 말한 소원은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소원이라는 의미다.

무엇이든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돈, 삶을 살아가며 풍족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부, 가족, 이웃 간의 사랑,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삶, 이 세 가지면 만족한 삶이 아니겠는가. 사실 우리가 살면서 뭔가를 얻으려고 아둥바둥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 세 가지인 것 같다. 물론 건강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고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요정은 자신을 보낸 신이 부부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지 알아보겠노라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신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 고 며칠 뒤 나타난 요정 입에서 놀라운 말이 나온다. 지금 말한 세 가지 소원은 부부 스스로가 이룰 수 있는 것이기에 들어줄 수 없다는 말이다. 요정은 길고 또 길게 세 가지 소원을 이룰 수 있는 방법과 절차 등을 설명하지만 결국엔 소원을 들어줄 수 없다는 말이었다.

낙담한 부부는 처음엔 화도 내고 속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곧 마음을 바꾼다. 소원이 잘못 된 것이 아니라 부부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는 소원이라 신이 들어줄 수 없다는 말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야기의 1막이 내린다.

결과는 부부가 요정에게 말했던 소원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부호들만 살 수 있는 커다란 집에 집사와 운전수도 있고, 리무진을 모는 부자가 된 것이다. 물론 이런 돈은 땅 투기와 같은 것을 통해 얻은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통해 이룩한 것이기에 그들에게는 더욱 값진 것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삶, 누군가 그것을 이뤄주기를 바라지만 본질적으로 자기 스스로가 뭐든지 해 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소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야기다.  ‘백만달러의 돈과 부부간의 식어버린 사랑을 되찾는 것, 그리고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누구나 바랄 것 같은 소원 세 가지. 그리고 자신이 해 낼 수 있는 소원이라면 나도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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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자기설명서
쟈메쟈메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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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일단 재미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답을 하느라 힘들었지만 마지막 해답을 보고는 웃고 말았다. 이도저도 아닌 것처럼 무조건 모두 B형이라고 한다. 어차피 B형과 관련 없는 사람은 사지 않을 책이니 당연히 이 책을 보고 나처럼 낑낑대며 답한 사람은 거의 대부분이 B형일 것이다. 따라서 저자의 말이 틀린 것도 없다.

그리고 이 내용을 쭉 보면 대략적으로 B형이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질문에 체크하면서 “아! 그래, 맞아. 바로 내 이야기네”하는 부분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그것도 파란 색으로 쓰여 진 질문들은 대부분 내 이야기 같았다. 내 이야기 같은 것을 한번 나열해 보겠다.

‘집단행동 중에 혼자 나와 어슬렁거리며 산책을 하곤 한다.’ 함께 있어봐야 머리 아프기 때문이다.

‘특이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왠지 기쁘다.’ 내가 남다른 점이 있다는 데 어떻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 날까지 그것 하나 보고 살아왔는데 말이다.

‘하지만 흥미 없는 일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이 점에 대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바다. 직장생활 할 때도 누가 나에게 와서 일부러 말하지 않는 한 무언가를, 나와 관계없는 일을 물어본 적이 없다. 따라서 결혼하는 직원은 나에게 와 청첩장을 공식적으로 주지 않는 한 내가 알아서 참석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바보다.

‘사실은 유리처럼 쉽게 깨질 것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이 말 역시 나를 너무 잘 표현한 말이다. 남들은 내 모습 때문인지 내가 무척 강하고 무덤덤한 사람인 줄 알지만 나는 무척 섬세한 마음을 갖고 있다. 누가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해도 그 말을 잊지 못해 혼자 끙끙대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변명을 하면 왠지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것 같다.’ 맞다. 나는 변명체질이 아닌 것을 오래 전에 알았다. 변명을 하려면 그럴듯하게 해야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 변명하면서도 상대방이 변명한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생각하니 변명이 제대로 되겠는가. 아예 이실직고 하는 것이 배속 편하다.

‘이야기에 비약이 심하다’ 이 점 또한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 온 내 단점 중의 하나다. 생각은 많고 이를 제대로 연결시켜 포현하지 못하니 당연히 상대방이 내 말을 들으면 비약이 심하다고 느끼게 된다. 동일한 조사자료를 해석해도 나는 자료 그 자체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비약이 심해질 때가 자주 있었다.

‘집에 있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은 나보고 심심하지 않냐고 묻는다. 하루종일 집안에 처박혀 있으니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집이 가장 좋다. 내가 편한대로 입고,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되니까 말이다. 남의 눈 신경쓸 필요도 없고, 하지 싫은 것을 할 필요도 없는 나의 집, 나의 방. 이런 천국을 두고 무엇 때문에 머리 아프게 밖으로 나가 고생을 해야 하는가.

‘시시한 것에 열심이다’ 이 또한 나를 잘 표현한 말이다. 나는 무엇인가를 모으고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하루종일 신문자료를 오려 스크랩하고, 이를 다시 대중소 분류체계로 나눠 정리하며 보낼 때도 있다. 남들이 볼때는 무척 시시한 일에 나 혼자 몰두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나는 재미있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혈액형의 분류방식에 갸우뚱할 때가 많다. 수십억의 인구를 단 4개의 유형으로 분류한다는 것이 말이 되겠냐는 투다. 하지만 혈액형의 성격유형을 해당 혈액형을 가진 사람에게 대입하여 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아무 것도 모른 상황에서 그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다는 데 뭐라고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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