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비즈니스 - 지속가능 경영을 꿈꾸는 초일류 기업들의 사회공헌 전략
마크 베니오프.칼리 애들러 지음, 김광수 옮김 / 해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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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변하고 있다. 얼마 전만해도 돈 버는데 급급했던 기업들이 이제는 사회를 생각한다는 명분하에 자신들이 가진 것을 하나씩 내 놓고 있다. 일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도 일 년에 한두 번정도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자원봉사활동을 실시했고,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취지에서 도시락 무료급식사업도 함께 했다. 게다가 직원들만 자원봉사를 한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들도 소매를 걷어 붙이고 직접 도시락을 나눠주기도 했다. 왜 그럴까? 애써 번 돈을 다시 내놓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텐데 말이다.

아마도 이와 같은 기업의 변화는 소비자의 의식이 바뀌었기 때문인 것 같다. 예전에는 좋은 상품, 적절한 가격, 충실한 사후관리정도면 만족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우리 덕분에 돈 벌었으니 그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게 맞지 않냐고 생각한다. 실제로 동일한 가격의 유사한 상품이라면 당신이라도 사회를 위해 뭔가 하는 기업체 상품을 사주지 않겠는가.

이 책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미국에 ‘벤엔젤리’라는 아이스크림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자신의 수익의 일부를 사회봉사기금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매장을 찾는 고객들과 함께 돈을 모아 더 많은 봉사활동을 유도한다.

그들이 하는 방식은 아이스크림 컵을 여러 개를 만들어 각 컵마다 지원하는 단체나 대상을 나눠놨다. 어떤 컵은 난민지원용 기금모집 컵이고, 어떤 컵은 빈민가 어린이들을 위한 컵이다. 고객들은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단체나 사람들에 해당하는 컵을 말하고, 거기에 아이스크림을 담아달라고 한다. 그러면 회사 입장에서는 각 컵의 판매액을 모아 일정수익을 해당 단체에 보내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실제 그 매장에 가면 부모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와 아이에게 컵의 용도를 알려준 다음에 아이 스스로가 선택하게 유도하는 장면을 자주 본다고 한다.

하지만 이 회사의 활동도 기부문화가 제대로 발달되지 못한 남미나 소련 등에서는 별 힘을 못 쓴다. 이런 모델도 역시 사회구성원들이 기부나 봉사라는 개념을 어느 정도 인식했을 때만이 가능한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평소에는 생각지도 않은 여러 기업들이 자신의 수익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이야기다. 물론 ‘세상을 바꾸는 비즈니스’라는 말이 조금 거창한 것 같긴 하지만, 사실 이런 기업 덕분에 여러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따스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어느 정도 수준이성의 사람들이라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간단한 기계, 학용품, 신발, 전자제품들이 이런 기업을 통해 자원이 부족한 나라로 분배되고, 그들은 이런 활동에 힘입어 세상시민으로 자라고 있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원봉사, 기부, 사회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업체들은 우선 CEO부터 봉사라는 단어에 무척 많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다. 기업을 만들 때부터 나름대로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부이며, 그런 자세가 기업 운영의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기부, 자원봉사를 하면 회사의 이미지가 올라가기에 한다는 기업은 오래할 수가 없다. 우선 정해진 액수를 투자하는 마음으로 내주고, 그 효과만을 바랄 테니 말이다.

또 하나 느낀 점은 사회를 도와주는 방법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사회봉사활동은 CEO혼자 하겠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 물론 수익의 일정부분을 줄 수는 있겠지만 좀 더 분명한 결과를 만들어 내려면 조직원들이 참여가 필요하다. 또 이런 참여만이 사회봉사를 외부봉사차원에서 내부의 혁신과 인간중심의 상품개발로 이어갈 수 있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지원활동을 하려면 기업이 갖고 있는 강점과 자원을 활용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저 돈만 주면 된다는 식의 지원활동은 오래가지 못한다. 오히려 건설업체가 자신들이 가진 건설노하우를 통해 무주택자 집을 만들어주고, 비료 만드는 기업이 좋은 비료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상공급하고, 병원이 오지에 의사를 보내 환자를 도와주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겠는가. 남을 돕겠다면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부터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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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 2008년 문학수첩작가상 수상작
주영선 지음 / 문학수첩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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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얼마나 추해질 수 있을까? 겉으로는 멀쩡한 사람이라도 속으로는 어떤 생각인들 못하겠냐만 서도 나를 위하는 정도가 지나쳐 상대를 위협할 정도가 되면 문제가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위협이 한 인간의 정체성을 무너뜨리고, 삶에 대한 희망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 정도의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조용한 마을. 젊은 사람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나이든 사람들만 남아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는 조그마한 마을이 있다. 이곳에 보건소가 하나 생기는데 그곳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중요한 것은 보건소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건강을 관리하고, 아픈 곳을 고쳐주는 장소를 넘어 마음의 세력 싸움터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자, 그런 소장의 태도 때문에 결국 보건소장은 그 마을을 떠나게 된다.

나이가 60 넘으면 육체는 약해지지만 정신만 살아남는 것인가?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것은 소유욕과 과시욕뿐인가?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 같다. 어떻게 보면 할 일없는 교도소에서, 바쁘지 않은 직장에서 세력싸움이 더 심해지고 사람과, 조직 간의 암투가 성행해 지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이제 농촌은 우리가 예전에 생각하던 곳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마음의 고향이 아니라, 도시사람과 비교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교육과 문화시설에서 소외된, 그리고 정부의 시책을 하나라도 더 따내려 꼼수를 부리는 농민들이 존재하는 그런 곳 말이다. 겉으로 볼 때는 시원한 바람과 청정의 물이 흐르는 곳이지만 그 땅을 한 삽만 파보면 불만의 구더기가 넘쳐난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른다. 내 자신이 농촌에서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바로 도시인이 만든 것은 아닌지. 그리고 정부의 정책 자체가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이 아닌지 짐작해 본다.

책 내용을 보면 ‘민원’이란 말이 자주 나온다. 마을 주민들의 겪는 불편함을 고쳐달라고 정부기관에 제출하는 ‘불만서’다. 하지만 문제는 그 불만의 시작이 어디고, 누구이며,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한 문제는 다음 이야기이고, 일단 민원이 발생했다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갖는 현재의 실정이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표를 위해, 기관장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아래 공무원은 당연히 힘이 없으니 말이다. 이제 예전처럼 정부가 군림하고, 가진 것 없는 농민은 정부의 무지에 의해 피해보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

얼마 전에 농촌기업문제 때문에 한 기업을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당시 그들의 말이 기억난다. “우리 농업에 경영과 마케팅을 도입하는 것은 좋죠.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정부, 지자체가 우리 물건을 팔게 해 줘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농산물이 원래 부족해요. 따라서 수입하지 않으면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정부가 외국산을 수입해서 우리 것이 팔리지 않게 한 다음, 경쟁력을 높이라고 하는데 그게 말이 되나요?”

언뜻 듣기엔 무척 지당한 말이다. 하지만 우리 농업을 살리기 위해 더 좋고, 싼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고, 우리 것만을 써야 한다면, 그건 전 국민의 1%를 위해 전체 국민이 더 많은 지출을 감내해야 한다는 말 아니겠는가. 우리 것을 보호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렇기에 남들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한다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나는 이런 사고방식이 바로 우리 농촌의 현실 아닌가 싶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나는 가만히 있는데 남들이 와서 나를 괴롭혔어. 그래서 나는 그것을 이기기 위해 전투를 해야 돼.“ 전투의식에 똘똘 뭉친 우리 농촌의 현실 말이다. 그리고 그런 내 생각을 더욱 확신하게 만들어 준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아무리 소설이라 해도 어느 정도 현실에 기반을 둔 내용이라는 전제에서 말이다.

자폐증처럼 외부로 나가지 못하고 자신 안에서 곪고 있는 우리 농촌. 누구도 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발 벗고 나서지 않는 현실. 그저 민원이 발생하면 머리 아프니 대충 땜질하라는 정부의 발언, 농산물이 안 팔리니 정부가 사주고, 비료 값이 오르니 비료 값 대주고, 돈이 없다고 하니 지원 자금 대 주는 식의 정책 말이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의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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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결혼을 위한 레시피
케이트 캐리건 지음, 나선숙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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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중요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결혼하는 순간 잊어버린 질문이다. 아마도 결혼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고, 남편, 가장의 역할은 돌아가신 아버지처럼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믿었던 것 같다. 가족을 버리지 않고 그들 곁에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

결혼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어머니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아버지는 요즘 돈으로 수십억 원의 부도내고 어디론가 가 버렸고, 그 후 여자 혼자 몸으로 자식을 키운 장한 분이다. 당시 어머니는 가진 것을 다 털어내고도 모자라 거의 10년 동안 빚을 갚아야 했다. 버시는 대로 약간의 생활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만약 어머니에게 오빠(나에게는 외삼촌)가 없었다면 우리 세 식구는 어떻게 살았을까.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학교선생님이 아버지를 뵙자고 하면 “애 아빠가 지금 외국에 나가 있어서요.”라고 말하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애비 없는 자식이란 말을 듣지 않게 하려고 말이다. 내가 어릴 때는 당연하고, 결혼할 당시에도 이혼가정의 자식은 조금 문제가 되었다. ‘애비 없는 자식’이란 말이 ‘욕’같이 들렸고, 상대방 부모도 실눈 뜨고 바라봤다. 그러다보니 자식의 결혼을 생각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이혼은 물론이고, 재혼 같은 것은 생각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도 이혼하지 않았다. 아버지에게 배다른 자식이 둘이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아버지 이름이 우리 호적에서 없어진 것은 그 분이 돌아가신 다음으로, 내 손으로 직접 그 이름을 지웠다. 하지만 요즘은 세상이 변했는지, 아니면 이혼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부부가 평생 함께 사는 것이 ‘천연기념물’ 취급받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결혼, 부부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혼! 나 같이 결손가정에서 자란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기 무척 어려운 단어다. 안다고 해봐야 부부가 싸우다 잠시 화해하여 폭풍전야 같은 고요함이 유지된다. 어느 날 눈 떠보니 아버지가 집에 없다. 근데 집에 사람들이 찾아와 돈 달라고 난리를 치더니 집을 남에게 줘야 한다며 조그마한 집으로 이사한다. 그 후 어머니와 친척들은 만나기만하면 집나간 아버지 욕을 해댄다. 뭐 이런 시추에이션 아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느끼는 건 결혼이란 몇 년 동안의 연애감정 속에서 자식 낳고, 시간이 지나면서 싸우기 시작해서 상태가 심해지면 누군가 한 명은 떠난다. 몸이 떠나던 마음이 떠나든 뭔가 하나는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결론은 어떻게 살든지 불행하기는 매 한가지란 생각이다. 물론 이 말은 자식의 시각에서 부모를 보며 하는 말이다.

결혼 초기. 나는 ‘사랑에 빠진 맛’으로 살았다. 일하러 가서도 아내 생각만 나고, 빨리 집에 가서 ‘사랑스런’ 아내를 부둥켜안고 싶었다. 저녁밥도 대충 먹고 침실로 골인, 노는 날이면 뭔가 재미있는 곳으로 놀러갈 궁리만 했다. 그리고 아이가 생기자 애 재롱 보느라, 귀여운 아이를 낳아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으로 몇 년의 세월이 그냥 갔다. 어머니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태어났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는 말을 지나가는 말처럼 여러 번 했으니까.

그러나 세월이 흘러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이 없어지고, 성격이나 나쁜 버릇도 어느 정도 알게 된 후, 게다가 결혼이 단 둘 만의 삶이 아니라 양가 가족까지도 함께 붙어오는 것이란 것을 절감하게 되는 순간 나는 다른 곳을 찾기 시작했다. ‘뭐 좀 더 재미있는 것 없을까?’ ‘나한테는 지금 화끈한 것이 필요해.’ ‘이게 내가 바라던 삶인가?’ 이런 생각들이 서서히 사람을 유혹하면서 내 발걸음을 집에서 가능하면 먼 곳으로 이끌었다. 시쳇말로 사랑이 식은 것이다. 게다가 직장생활도 안정되고, 월급봉투도 두툼해지자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하긴 엄밀히 말하면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진정한 사랑’이란 것이 무엇인지조차 몰랐으니까 말이다. 그저 한 집에서 살고, 나를 가장 잘 알고, 문제가 있으면 함께 고민하는 사람. 자식 때문에 언성 높이고, 용돈을 좀 더 달라고 아부해도 되는 사람. 최소한 내가 입을 것과 먹을 것은 걱정 안하게 하는 사람. 그 사람이 아내다.

당신은 어떤가? 아직 결혼을 안 해봐서 잘 모른다고? 그럼 이 책을 봐라. 결혼생활의 진수를 알게 될 것이다. 상대를 바라보며 심적인 전쟁을 벌이는 내면의 진실을.

이 책에는 두 여자가 나온다.

한 명은 잘 나가는 30대 후반의 푸드 저널리스트로 미국의 상류사회에서 인정받는 캐리어우먼 ‘트레사’이고, 또 한 명은 ‘한번 결혼은 평생 결혼’이라는 전통 속에서, 부모가 결정한 결혼하게 된 트레사의 외할머니 ‘버나딘’의 이야기다. 두 명 다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었는데, 트레사는 결혼자체를 잘못했다고 엄청 후회하고 있고, 외할머니 버나딘은 처녀시절 만났던 한 남자를 잊지 못한 채 언젠가는 자신을 찾아오리라 믿으며 살고 있다. 물론 두 사람의 이야기에는 몇 십 년의 시차가 있다.

두 명에게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두 사람의 남편 모두 아내를 위해 산다. 아내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아내가 원하는 것은 모든지 해 주려고 노력한다. 자기 곁에 가까이 오지 말라는 말까지도 말이다. 무척 운 좋은 여자들이다.

또 하나는 두 사람의 남편 모두 아내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그녀의 가슴 깊은 곳에는 다가가지 않는다. 대단히 맘 좋은 남편이다.

세 번째는 두 남자 모두 남편으로서는 무척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아내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녀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 준다. 문제가 있다면 트레사, 버나딘 모두 자신이 원하는 사람, 즉 사랑에 빠질 수 있는 남자, 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지금 남편이 아닌. 지극히 재수 없는 남자들이다.

물론 남편들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단점이 있었는데, 트레사의 남편은 지적, 경제적 수준이 아내보다 못하고 (트레사가 살던 아파트의 관리인이었다), 외할머니인 버나딘의 남편은 나이가 무척 많다. 게다가 버나딘에게는 말 한마디 상의 없이 부모에게 결혼을 승낙 받았다. 버나딘 입장에서는 팔려간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여자의 고민은 ‘내가 그(남편)를 사랑하는가?’였고, 대답은 완벽하게 “아니다"라는 점이다. 한 여자(트레사)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남자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며 딴 곳을 두리번거렸고, 버나딘은 첫 사랑만이 자신의 반려자라고 믿으며 남편과 거리를 두고 산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비상식적인 내용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우선 트레사, 나이 38세의 여자가 아무리 결혼이란 절차를 밟았다한들 완벽하게 잘못한 결혼이란 것을 인정하면서 결혼생활을 끌고 가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 남편의 밥 먹는 모습, 걷는 자세, 손톱 발톱 깎는 것, 게다가 친구들과 어울릴 때마다 신경 쓰게 만드는 남자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게다가 외할머니 모습 또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처녀시절, 아무리 열렬히 사랑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바다 건너 사는 남자를 위해 남편이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두 여자의 이야기 속에서 결혼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본 것 같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나는 저자가 자신과 할머니 이야기를 자서전처럼 쓴 것으로 알았다. 이들의 심리가 마음에 와 닿았기에 소설인 줄도 모르고 읽었다는 말이다. 결혼이란 아무리, 정말 열렬히 사랑해서 시작했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사랑이 식을 것이고, 그때부터 심적인 갈등이 시작되는데, 이 책이 바로 사랑 없는 결혼생활 부분부터 이야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책 내용은 결혼에 도달하는 상황에서 시작하지만 말이다.

나는 최소한 10년 이상 결혼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책의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을 한두 번은 경험했을 것이고, 이들이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도 몇 번은 해 봤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질문이다. ‘이 사람이 진정한 내 짝인가?’ ‘나는 이 사람과 결혼했지 가족과 결혼한 건 아니지 않는가?’ ‘나에게 맞는 짝은 따로 있는데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 ‘그/그녀는 왜 저런 행동을 하지? 내 수준에 안 맞게.’ ‘나도 뜨거운 사랑을 불태우고 싶다.’ ‘진정한 내 사랑을 다시 찾고 싶다.’ ‘어떻게 헤어지자고 말을 해야 하나.’ ‘이렇게 늙어갈 수밖에 없는 건가?’ 등.

그리고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 책에서 묘사한 두 여자 행동과 비슷하다. 어떤 때는 강하게 거부하고, 어떤 때는 현실과 타협하고, 또 어떤 때는 상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리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서글퍼지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이다. 물론 순간순간의 행복을 느끼면서 말이다. 단지 상대방의 복잡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기에 평온하고 행복하고 만족해 보일 뿐이다.

내 아내는 어땠을까? 아마도 그녀 역시 주인공들이 던진 질문들을 자신에게 수도 없이 물어봤을 것이고, 순간순간의 외로움에 둘러싸여 고민한 적도 있었을 것이다. 그녀도 행복하게 살고 싶으니까 말이다.  그럼 나는? 당연한 것 아닐까. 우리 둘 다 좀 더 행복한 삶을 원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래서 뭐가 문제인가. 결혼했다면 언제까지나 상대방을 열렬히 사랑해야만 하는가? 그래서 남편, 아내를 보는 순간, 거기에 취해 행복하다고 소리쳐야만 그것이 완벽한 결혼인가?

사랑이라는 게 무엇일까? 사랑과 결혼과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 스캇 펙 말대로 ‘사랑에 빠지는 것이 자손 번식을 위한 유전자의 장난이라면 구지 결혼이란 제도가 필요 없을 것 같다. 우수인종을 만들려면 순수혈통보다는 다양한 유전자의 혼합이 더 유리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인간은 결혼이라는 구조를 만들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한 순종과 헌신, 봉사, 신뢰, 믿음을 베풀어야 한다고 규정지었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유전자의 유혹으로 인해 낳은 자손을 안전한 상황에서 양육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사회가 그 기능을 가져가기 시작하자 결혼에 대한 규율과 구속력이 해체되고 있는 것이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쨌든 나는 이 책에서 사랑과 결혼간의 관계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 사랑해야만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했기에 사랑할 수 있는 것이고, 사랑한다는 감정이 없어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으며, 사랑해야만 헌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헌신할 때만이 사랑할 수 있다는 식의 논리로써 말이다.

‘뜨거운 사랑, 사랑에 빠졌다’는 개념이 결혼을 성립시키는 조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오랜 세월, 부모와 함께 살던 세월에 자식과 함께 사는 세월을 더한 기간보다 더 긴 세월(거의 40~5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부부라는 관계를 유지하는데 그리 중요한 요인은 아닐 수도 있다. 거기에는 사랑과 함께 인내, 봉사, 헌신, 수용, 존경, 충성 등의 기질과 가장 중요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더 소중한 요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랜 결혼생활동안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던 버나딘은 남편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사랑과 결혼에 대해 이렇게 결론 내린다.

“제임스(버나딘의 남편)는 나의 인생이었다....마이클 터피(버나딘이 평생 그리워하던 남자)에 대한 내 사랑은 환상이었다. 내가 제임스와 함께 한 것이 진짜 나의 것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랑, 희생하고 타협하고 공유하고 견뎌야 하는 사랑, 실체가 있는 질기고 부드러운 사랑, 이것이 진짜다. 만질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으며 안아주고 보호해 주는 사랑, 항상 달콤하지는 않아도 친근한 맛과 향이 있는 사랑, 때가 되면 물처럼 필수적인 것이 되는, 삶과 호흡일 뿐인 사랑....

제임스는 인생을 같이한 사람이므로 내 인생의 사랑이었다. 하나가 사실이었듯 다른 하나도 사실이었다. 남편은 나의 빵과 버터였고, 나를 지탱해 주는 양식이었다. 그리고 마이클은? 그는 그냥 잼이었다....

완벽한 결혼은 죽음이 두 사람을 갈아놓을 때까지 삶의 대부분을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정말로 세상에 없는 것은 쉬운 결혼이다....

결혼에서의 사랑은 불 꺼진 모닥불 가운데 숨어있는 금덩이다. 숨겨진 보물을 찾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찾는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제임스는 나에게 사랑을 주었으므로 우리의 결혼생활에서 행복했다. 그래서 결국, 나도 모르게 내가 남편을 사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지못해 그리고 전혀 완전하지 않게.

하지만 삶에서 완전한 게 뭐가 있을까? 죽음을 제외하면.”

나는 이 말에서 ‘뜨거운 사랑’보다 오랜 세월을 함께 하는 것이 더 완벽한 결혼이라는 그녀의 말에 고개가 끄덕인다. 버나딘이 평생 그리워한 ‘마이클 터피’는 특정인물이기보다 그녀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순간의 욕망이었고, 현재의 지루함을 잊기 위한 망각의 수단이었을 뿐이다.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잼’이었다.

올바른 결혼에 대한 레시피는 없다. 사람마다 결혼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삶에 대한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공통점이 있다면 의식적이든 아니던 간에 서로를 의지하며 산다는 것,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곁에 있어준다는 것뿐이다. 이는 순간의 열정은 없지만, 대신 '평상심'과 '고요함' 그리고 '인간에 대한 믿음'에 기반을 둔 삶으로, 완벽한 결혼을 '열정'과 '사랑에 빠진 상태'과 동일시하는 상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사랑의 표현방식이다.

우연이든 필연이었든간에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갖고 세상한파를 겪으며 50~60년의 세월을 함께 살아가다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 배웅을 해 준다는 것. 순간적인 쾌락이 지배하는 요즘 세상에서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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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주치의, 잇 팩터 IT Factor
마크 위스컵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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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전화나 메일, 문자가 온다. “일열님, 잠깐 뵐 수 있을까요? 시간은 언제가 좋으세요?” 이런 말을 들으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두 가지. “예 알겠습니다. 화요일이 좋겠네요.” 아니면 “요즘 급한 일이 있어서 다음에 제가 연락드리죠.” 그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그 일이 내가 일부러 시간 내서 만날만한 일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말이다. 아마 상대방은 무엇인가 내가 자신을 만날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기에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번에 책을 하나 기획하는데, 일열님의 글을...” “아니면 사업 하나를 구상 중인데, 일열님과 함께..” 등등 내가 충분히 관심가질 만한 일이고, 자신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낼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이 줄인 말을 유추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전화, 이메일, 쪽지, 문자메시지, 하다못해 편지라는 방법도 있는 상황에서 구지 나갈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나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을 이미 알고자 있다는 듯이, 또 간결한 말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것처럼 간단한 메시지만 전달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거절을 유도한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내가 외국 출장을 갔다 공항에 도착했다고 치자. 아내가 보고 싶고, 오늘은 둘이서 분위기 있는 곳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오랜만에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공항을 빠져나오면서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나야. 지금 공항에 도착했어. 지금 나와. 내가 맛있는 것 사줄게.” 우리는 이 말 한마디면 내 생각을 충분히 아내에게 전달했다고 믿는다. 남편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아내에게 전화를 했고, 게다가 비싼 돈 들여 맛있는 것도 사준다는데 말이다. 감격할 일이라 생각하며 혼자 미소 짓는다. 그러나 이 말을 듣는 아내 입장에서는 그녀가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서 말의 의미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아내가 출장 갔다 오는 남편을 위해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놓고 남편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생각해 보자. 이때 아내의 반응은 어떨 것 같은가? 아주 심하게 반응하는 경우, ‘아니, 이 인간이 내 음식은 맛이 없다는 거야. 뭐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면 당시 아내도 직장일 때문에 무척 바쁜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아내는 이렇게 대꾸할 수도 있지 않을까. “맛있는 것 사가지고 집에 와서 먹자. 내 지금 바쁘거든....”

사실 내가 한 말 중에서 ‘맛있는 것 먹자’는 말은 아내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의 10%의 의미도 갖지 않은 말이다.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할 때 먹는 것만큼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없기 때문에, 맛있는 것이란 단어를 통해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돈 써가며 비싼 돈에 데려간다는 행동을 통해 그 동안 아내가 무척 보고 싶었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생략된 상황에서 아내는 내 성의를 무시하고, 자신의 편리함만을 생각하는 사람처럼 대답을 한다. 이런!!!

이런 상황은 직장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상관인 당신이 부하 직원에게 분명히 지시한 것을 부하직원은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둘이 옥신각신한다. 당신은 말했다는 것을 주장하면서도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하고, 부하직원은 당시의 상황은 기억하지만 그때 당신이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구구절절이 변명한다. (진작 이렇게 정성들여 말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가? 이유는 단 하나. 사람들은 누군가 말을 할 때 거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 말이 자신에게 이득이 되거나, 관심을 유발시키거나 흥밋거리가 되지 않는 한 상대방이 말할 때 딴 생각을 한다. 당장 급한 일, 내일 처리할 일, 퇴근하고 해야 할 일 등을 말이다. 하지만 당신은 ‘상사의 권위’로서 부하직원은 상사가 말할 때는 반드시 들을 것이란 가정을 갖고 말을 던졌고, 단지 던진 것이다, 부하직원은 그 말을 받았으리라, 아니 받아야 한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저자는 이런 상황을 보고 ‘부모님의 환상’에서 깨어나라고 한다. 그들은 당신이 아기일 때 주절거리는 것을 보고는 칭찬하고, 힘을 더해주고, 더 말하라고 하며 당신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봤을 것이다. 이런 기억은 우리 마음속에 ‘아! 내가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구나.’라는 착각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상대방이 당신의 말을 듣는지 마는지 상관없이 말을 던지고는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다. ‘나 같은 위대한 사람이 한 말이기에 잘 기억하겠지.’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세상에는 들을 것도, 기억할 것도, 관심을 줄 것도 많고, 당신이 한 말도 그들 중의 하나이기에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이 바로 ‘잇 팩터’라고 한다.

자신의 말에 힘을 실고 싶으면, 보다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원하면, 자신의 의도를 상대방에게 분명히, 오해 없이 전달하고 싶으면 이 책을 봐라. 평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내던지던 말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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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직장생활백서 - 프로페셔널을 꿈꾸는 당신을 위한 리얼 직장 어드벤처
다니엘 핑크 지음, 유순신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일단 책이 재미있다. 만화책이라 읽는데 부담 없고 술술 잘 넘어간다. 단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책에 담긴 내용들이 무척 중요한 것 같은데 너무 단순하게 만들어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 책에 담긴 결론은 여섯 가지로 ‘계획을 세우지 마라.’ ‘약점이 아닌 강점에 집중하라.’ ‘타인을 위한 가치를 생산하라.’ ‘끈기는 재능을 이긴다.’ ‘실수를 통해 배워라.’ ‘위대한 유산을 남겨라.’이다.

우선 계획을 세우지 마라는 말은 계획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계획은 계획일 뿐이며 이에 목숨 걸지 말라는 말이다. 인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 계획을 세웠다고 해서 그대로 실행되기도 어렵고, 그대로 해야만 성공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계획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제대로 보여주는가의 문제이고, 그 길을 진정으로 걸어가고 싶은가 하는 문제다.

두 번째 약점이 아닌 강점에 집중하라는 말은 너무 유명한 말로 강점에 초점을 맞출 때만이 자신의 가치를 세상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가끔 약점을 없애려고 한다. 내 자신도 그런 적이 많이 있었고. 그러나 약점을 없앤다는 말은 나쁘게 말하면 남들과 같아진다는 말이다. 즉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미보다 남보다 못한 부분을 보강해 그들과 함께 서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러다보니 약점을 해결해서는 남다른 자신의 모습을 만들기 어렵다. 물론 약점을 찾아 이를 고쳐야 할 때는 많다. 특히 치명적인 약점, 자신의 가치를 평가 절하하는 부분이라면 이건 분명히 고쳐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약점을 고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강점에 더욱 많은 신경을 쓰라는 말이다.

세 번째, 타인을 위한 가치를 생산하는 말이다. 이 말은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기 쉬운 내용인데, 이 말의 뜻은 자신의 생각을 없애고 남들이 원하는 삶을 살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자기 혼자만의 만족을 위해 펼치지 말고 상대방과 함께 할 수 있는 모습으로 재구성하라는 말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자주 보는 상황인데, 어떤 사람이 자신의 꿈을 신나게 이야기한다고 치자. 당신이 그 사람 곁에서 그 말을 들을 때 무슨 생각이 드는가? 아마도 ‘내가 왜 지금 이런 말을 듣고 있지?’ 할 것이다. 상대방이 하는 말이 자신과는 전혀 관련 없는, 그가 꿈을 이룬다고 해서 자신에게 아무런 득 될 것이 없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자기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노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내 꿈을 상대방의 꿈과 함께 만들어 ‘당신이 내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면 당신도 당신의 꿈을 이룰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이 신이 나서 당신을 도와주지 않겠는가.

네 번째, 끈기는 재능을 이긴다. 이 역시 무척 중요한 말이다. 다만, 끈기가 재능보다 낫다는 말은 아니다. 이 점을 잘 이해했으면 한다. 뭐든지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못하는 것은 없다. 한 평생 글만 써봐라. 그래도 글 솜씨가 늘지 않으면 그건 정말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일한 노력을 해도 더 낫게 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바로 자신의 재능을 찾아 이를 강점으로 키운 사람이다. 문제는 아무리 재능이 많다 해도 이를 키우지 않으면 그건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는 말이다. ‘재능을 찾아 이를 키워라. 다만 재능을 키우기 위해서는 끈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나머지 두 가지 역시 무척 중요한 말이다. ‘실수를 통해 배워라’ 는 말은 실수를 하라는 말이 아니라, 실수를 통해 무엇인가 배울 수 있기에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이고, 위대한 유산을 남기라는 말은 자신의 꿈을 개인적인 소망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라는 말이다. 이는 단지 사회봉사 차원을 떠나 이럴 때마다 인간은 진정한 기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온 여섯 가지 지침은 직장생활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아니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때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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