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마음산책 - 청소년, 교사, 학부모가 꼭 읽어야 할 10대를 위한 인생 지침 43
이충호 지음 / 하늘아래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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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선생님을 지내신 분이 써서 그런지 내용들이 무척 쉽게 재미있다. 훈계조나 지시조가 아니라 10대들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저자 자신이 하고 싶은 내용을 전달하고, 이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전달한다. 책을 보면서 내가 10대일 때 선생님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해 줬다면 좀 더 쉽게 그분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지금 학교에서 독서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생각났다. 저자가 말하는 스타일이 나와 비슷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먼저 이야기로 학생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열린 마음에 세상의 이치를 전달하는 방식 말이다. 요즘 학생들은 거의 세서미 스트리트와 같은 재미있는 TV프로그램을 보며 자란 사람들이라 일단 재미가 없으면 어떤 이야기도 듣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에게 뭔가를 전달하려면 이야기, 그것도 관심 끄는 뭔가가 필요한 것 같다.

책을 보면 10대들이 살아가는데, 아니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것들이 언급되어 있다. 용기, 희망, 인내, 노력, 기회 등, 그리고 집중력과 감사, 가정, 행복, 은혜에 대한 것들이다. 지금 당장은 물론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더 중요해 지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방식은 앞에서 말한 방식처럼 우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 예를 들어 맨 처음에 나오는 알렉산더 대왕의 어린 시절이야기는 내용만 봐도 용기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대충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남들은 겁이 나 다루지 못하는 거친 말, 그러나 명마임에는 틀림없는 그 말을 어린 알렉산더는 자신이 다뤄보겠다고 나선다. 나이든 사람들도 꺼려하는 말에 다가가는 것도 대단한 용기이지만, 말이 날뛰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원인을 제거하여 말을 진정시키고, 그 후 말에 올라타는 재치도 대단하다. 내용을 읽다보면 “역시~~‘ 하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책 중간쯤에 나오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도 참 재미있게 읽었다. 방앗간집 주인은 항상 즐겁게 일을 한다. 자신의 주변 모든 것이 도움을 주고 있고, 자기가 하는 일도 재미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루는 즐겁다며 노래를 하고 있는데 그 나라의 왕이 찾아와 방앗간주인에게 자신과 위치를 바꾸자고 한다. 그러나 그는 거절한다. 이야기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도 방앗간 주인은 왕의 자리가 자신에게 행복을 주지 못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행복은 쾌락이 아닌 ‘흐뭇한 정신적 만족감’이라고 한다. 순간적인 욕망을 해소하거나, 자신만의 만족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인생의 깊은 즐거움, 평온한 마음, 기쁨이 넘치는 삶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라 말한다. 이런 이야기를 만약 훈계조로 이야기한다면 이를 읽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동일한 결론이지만 그저 그런 이야기로 듣고 넘어갈 확률이 무척 높을 것이다. 다 아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10대들. 이제 세상을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지만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그들에게 훈계조의 이야기보다 저자가 사용하는 이야기를 통해 보다 쉽게 전달해 보는 것은 어떨지. 책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재미있고 소중한 내용들이라 나도 이 내용들을 기억해 뒀다가 써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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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만 더 -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마지막 행동
스티븐 C. 런딘, 카 헤이저먼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김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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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이가 어머니 고향인 영국으로 건너가 거리의 연기자를 만난다. 젊은이는 회사에서 무척 인정받는 영업사원인데 오랜 시간동안 일만 하다 보니 지쳐버렸고, 회사의 상관이 이런 젊은이를 위해 특별휴가를 허락한 것이다. 상관 입장에서는 무척 유능한 직원이기에 그렇다.

그는 영국에서 만난 거리연기자를 통해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중요한 내용을 발견한다. 즉 모든 행동엔 규칙보다 자신의 연기를 보는 고객들과의 심리적인 일치감이 필요하고, 공식적인 고정된 자세보다는 고객이 던지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말이다.

주인공은 이와 같은 거리연기자의 말을 통해 스스로 신명나는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고, 자신의 목적으로 보다 열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까지도 함께 배웠다. 거리연기자가 알려준 것은 pith, 공경, 활력, 보험, 완결, 모자돌리기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완벽하게 보호된 일정의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가는 시끄러운 거리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거렸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안정되고 고장된 세상이라기보다는 저자 말대로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강의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이 책을 읽으니 더욱 실감나게 와 닿았다.

저자는 나에게 어울리는 공간에서 내가 일하고 싶은 것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열정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제시했고, 이런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제시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 명의 독특한 거리연기자 모습을 통해 이를 재미있게 설명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 보면, 우선 ‘pitch’ 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내 머릿속에는 대학교 강의실과 컨설팅 현장과 그곳에서 강의하거나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곳에서 내가 가진 것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또 하나는 ‘곤경’과 ‘혼잡’이라는 단어였다. 이 말의 의미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주변 여건이 구성되지 않기에 그것을 억지로 짜맞추려하기 보다는 이미 벌어진 현상을 인정하고 그것을 적극 활용하라는 말이다. 그러나 이 단어들을 볼 때 떠 오른 것은 내가 원하는 대로 진행하지 못할 때 짜증내던 모습과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거나 강의내용과는 상관없는 엉뚱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동안 그들을 가능하면 외면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그런 질문은 수업 끝난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식으로 말이다. 아마도 이런 내 모습은 내가 그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는 것을 망각한 결과인 것 같았다.

우리는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면 그것을 지워버릴 수 없다. 이미 모여있는 사람들이 알게 된 말이고, 사람들은 그 질문에 주목하면서 앞에 있는 사람이 그런 질문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만약 앞에 선 사람이 이런 상황을 그냥 지나쳐버린다면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지나가겠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멋지게 처리한다면 그땐 아주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따라서 저자는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말한다. 연기자와 관객 간에 발생하는 혼잡함은 방해가 아닌 서로의 신명에너지를 강화시키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상황으로 인해 연기에 빠져들게 되고, 연기자는 이런 상황에서 신명에너지를 얻게 되며, 더 나아가 연기자와 관객이 서로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보물’이란 개념이다. 이는 자신이 그동안 실제 행해보고 효과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모아둔 대응방안들로, 문제가 생기거나 대화가 잘 안 풀리거나, 또 좀 더 나은 완결을 짓고자 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아마 누구나 자신의 물건을 살고자 할 때 말이 막혔던 것이 있을 것이고, 강의할 때도 시간이 남았거나 분위기가 어수선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보물’은 바로 이럴 때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다. 이야기 전개가 조금 느리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공이 ‘신사’를 만나 자신의 문제를 고민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그리고 영국으로 건너가 또 한 명의 멘토인 거리연기자를 만나는 장면이 되자 무척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이유는 내가 평소 궁금했던 문제의 해답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한 Pitch, 곤경, 혼잡, 완결, 그리고 모자돌리기의 프로세스는 요즘처럼 감동과 제험을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무척 소중한 과정인 것 같다. 실제로 이를 잘 활용하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보다 더욱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내리라는 확신이 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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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힘 Social Shift Series 1
존 엘킹턴.파멜라 하티건 지음, 강성구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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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다보스포럼에 평소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몇 명의 기업가가 참석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설사로 고생하는 파키스탄에서 공중변소사업을 하는 기업가로, 공중변소를 지역젊은이에게 나눠주고 관리를 통해 얻은 이득금을 그들과 나누는 사업이다. 관리하는 젊은이가 이익금의 60%를 갖고 나머지는 회사에서 공중변소를 구입하는데 사용한다. 지역 어린이들이 길거리에 버려진 오물로 인해 발생하는 설사를 막기 위한 공공사업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공공사업과 다른 점은 이득을 취하며 지속성장을 원한다는 것이다. 또 반면에 일반기업과 다른 점도 있는데, 그것은 이윤을 경영자와 주주가 갖는 것이 아니라, 사업영위를 위해 전액 재투자한다는 점이다.

사회적 기업. 얼마전만해도 이런 기업이 있었나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이것도 하나의 트렌드처럼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잡아가고 있다. 아마도 빌 드레이튼이 만든 아쇼카의 힘이거나, 아니면 노벨평화상을 받는 그라민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신자유경제체제하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기업형태로 피터 드러커도 인정한 새로운 기업구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업형태를 제 4섹터라고 한다. 즉 제 1섹터인 정부, 그리고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시장경제를 이끌고 있는 제 2섹터인 기업, 이 두개 진영에서 풀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세로 새로이 나타난 제 3섹터인 NPO와 NGO.

그러나 문제는 어떤 형태의 조직이 나타나도 세상은 변하지 않고 계속적인 불평등을 야기 시켰고,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전체적인 시각 속에서 소외계층을 책임지지 못하고, 기업은 이윤극대화에 빠져 돈 있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시민단체 역시 스스로의 논리와 이론에 빠져 현 체제를 무시함으로써 실질적인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어떤 문제이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업성이 필요하다’는 한 사회적 기업가의 말은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기업가들이 가진 가치와 그들이 문제를 풀어가는 자세, 그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는 사업모델을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한다. 특히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 중 사회적 기업가의 특징에 대한 부분은 무척 흥미롭다.

저자는 사회적 기업가는 비이성적인 사람들로, 미친 사람이란 의미는 아니다,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세상과는 다른 모습의 세계를 본다고 한다. 즉 그들은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자신이 직접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고 믿으며, 이를 위해 직접 현장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책에 나온 사회적 기업가의 특징을 몇 가지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사회적 기업가가 비이성적인 이유는 시스템 자체를 바꾸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사회구조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들이 바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고 믿을 뿐이다. 그리고 현재 시장구조나 사회구조의 움직임에 본질적인 변화를 주고자 한다.

두 번째, 이들이 비이성적인 이유는 비이성적일 정도로 야망이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도의 몇 천만 명에 해당되는 빈곤층이 쉽게 대출을 받게 해 주겠다는 꿈, 전 세계에 몇 천만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꿈 등이다. 그리고 이를 모두 이루었다.

세 번째, 이들이 비이성적인 이유는 감성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가들의 삶을 보면 나름대로의 인생역전 경험을 갖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들의 경력, 학력, 재산 등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상위층에 속한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어릴 적, 성장시절 때 사회의 문제를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던 사람들이다. 그러다보니 그들에게는 문제가 단순한 모순이 아닌 해결해야만 하는 소명처럼 와 닿았다.

네 번째, 처음 이 기업형태가 세상에 나타났을 때 사람들이 무척 혼란스러워 했던 점으로, 이윤 자체에 별 관심이 없으면서도 이윤을 추구하며, 실제 이익을 내고 있다. 다만 이들의 손익계산 방식이 다른 기업들과는 조금 다를 뿐이다.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면 이 책을 한번 보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다섯 번째, 이들은 모두 무자격증이다. 사람들은 흔히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면 거기에 필요한 능력, 역량, 지식, 그리고 자격 같은 것을 논한다. 그러나 이들은 사회적 기업이란 것을 운영할 만한 어떤 자격도 없다. 도리어 사회적 기업이란 것이 남들 앞에 나타나기 이를 연구하기 시작한 대학과 학자들이 자격과 같은 것을 논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이란 특정한 구조, 조직체계, 손익계산서 양식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기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가들은 무자격증, 아니 어떤 형태로 규정지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이 책은 기존에 나왔던 사회적 기업 책들과는 달리, 사회적 기업의 기본적인 구조와 사업모델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기존 책에서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들에 대한 사례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보다 본질적인 사회적 기업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적 기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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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초콜릿 - 나를 위한 달콤한 위로
김진세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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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세상이 복잡해지면 점점 더 자기 안으로 들어간다. 자신의 모습은 어떤 일정한 패턴에 따라 항상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며 앞일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준다. 급히 돌아가는 세상보다 안정된 자신속이 더 평화롭다. 그러나 자신을 잘 모른다는 점이다.

어릴 때부터 누군가의 기대와 바람에 따라 움직였던 젊은이들. 부모가 좋아하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그들이 바라는 삶이 내가 살아가야 할 삶이라고 믿으며 컸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 막상 자신을 되돌아보면 허무함밖에 남는 게 없다. 내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마 이래서 심리학이란 학문이 요즘 부상하는 것 같고, 이 학문을 통해 나와는 상관없이 움직이는 세상보다 평생 살아갈 내 자신을 먼저 아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는 것 같다.

하지만 심리학이라고 해서 간단하겠는가. 이것도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의 연구결과가 축적된 깊이 있는 이론체계를 가진 학문인데 말이다. 어쩌면 눈에 보이는 세상보다 더 복잡한 인간의 마을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더 복잡할 수도 있다.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것이라 그것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복잡한 이론과 이론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자신을 알기는커녕 더 혼란만 가중시키기도 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심리학의 난해한 문구를 다 지워버리고, 독자가 자신의 심리를 파악할 때 필요한 간단한 도구만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용어보다는 저자의 상담사례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평소 행하는 모든 행동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질투. 나도 젊었을 때, 지금도 당연히 무엇인가를 질투하며 살지만, 무척 많이 누군가를 질투했다. 나보다 더 잘생겨서, 공부를 잘해, 여자들에게 인기가 좋아, 하다못해 좋은 가방을 들고 있다는 것에도 질투를 느꼈다. 그리고 그 질투를 겉으로 표현하지 못해 이리저리 말을 돌리며 분을 삭였다.

저자는 이와 같은 질투의 근원을 지나치게 왜곡된 자기애라고 한다. 물론 자기애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면 병이 되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욕망은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대한 집착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타인의 시선에 모든 것을 걸다보니 가장 중요한 ‘자기’가 없다는 것이다. 아프로디테의 질투 이야기는 이런 면에서 무척 흥미롭게 다가온다. 결국은 기쁨(pleasure) 로 마무리되지만 말이다.

또 다른 이야기인 된장녀의 이야기는 눈길을 잡는 이야기지만 어떻게 보면 가슴 아픈 사연이기도 하다. 책을 덮은 지금까지도 저자가 한 말이 생생하게 기억되는 것을 보니 내용 자체가 조금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저자는 명품을 좋아하는, 아니 명품을 사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한 여성의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명품을 좋아하는 심리, 그것은 어떻게 보면 질 좋은 상품을 원하는 사람의 본성이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상품의 가치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부족한 면을 보상받겠다는 수준에 이르면 문제가 된다. 저자가 이야기한 한 여성은 바로 가진 것 없는 자신에 대한 보상책으로 명품을 구입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한 때는 강력한 경쟁의 무기가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명품 구입 그 자체가 목적이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품을 구입할 돈을 구하는 방법과 이를 구입하는 과정이다.

뭐라고 할까. 상품 하나 때문에 몸을 팔고, 그 돈을 구하기 위해 가장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계속해야만 하는 상황.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열등감과 신분상승의 욕망을 해소해야 한다면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인간의 행동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무작정 길을 걸어도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바로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관과 가치가 길을 걷는다는 행동 하나에도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심리학은 이제 고풍스러운 학교건물에서 도수 높은 안경을 낀 사람들이 연구하는 학문이기보다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활용해야 하는 생활지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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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 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 1
츠츠미 미카 지음, 고정아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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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나온 책들은 내용이 무척 좋다. 어떤 책을 들여다봐도 일정수준 이상의 책들만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사람들이 글을 잘 써서인지, 출판사에서 글을 잘 각색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보다 내용이나 구성이 무척 다양하고 풍부하다. 그리고 이 책 역시 그 중의 하나인양 책 내용 하나하나가 예사로이 봐 넘길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미국 안에서 살아보지 않고서는 알 수 있는 아주 진한 미국이야기들이다.

예전에 건강관련 책을 한 권 본 적이 있다. 이 책에도 소개된 책으로, 미래의 빅뱅사업은 건강, 의료사업인데 이 시장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바로 식품업체들의 상품 때문이다. 즉 식품 대기업들이 만드는 음식들이 인간생존에 필수적인 영양소들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려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다른 것, 즉 건강, 의료 서비스,를 찾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더욱 상황이 악화될 것이고.

그 책에 미국의 식품업체들은 자신의 물건을 더 팔기 위해 비만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말이 나온다. 즉 살이 찌면 몸에 더 많은 열량이 필요해지고 따라서 더 많이 먹을 수밖에 없는데 식품업체들은 이들을 타깃으로 하여 이들이 원하는 맛, 원하는 모양, 이들이 자사의 식품을 다시 찾지 않을 수 없는, 비만자가 강하게 요구하는 지방이 가득 찬 상품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이들 식품은 먹는 사람들은 더 급격하게 살이 찌게 되고, 이로 인해 음식을 더 많이 먹을 수밖에 없다. 심하게 말하면 사람 죽이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비만이란 먹은 만큼 움직이지 않아서 생긴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많이 먹고 안 움직여도 살이 찌지만, 남들과 같이 움직이면서도 더 많은 열량과 지방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그것도 살이 찌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결국 가난한 사람들은 남들과 같이, 아니 더 많이 움직이지만 그들보다 더 많은 열량이 담긴 정크푸드를 주로 먹다보니 사용되지 않은 열량은 몸 안에 고스란히 남게 되고, 게다가 이런 불균형 된 인체의 영양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보니 결국 살이 찌게 된다. 돈이 없으니 싸지만 양이 많은 음식을 찾게 되고, 적은 돈에 양이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정크푸드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맛이 더 좋다. (바로 지방 때문이다) 3,500만원하는 햄버거와 5,000원 하는 야채샐러드의 맛을 생각해 보라.

저자는 이와 같은 상황을 ‘신자유주의’라는 경제이론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정부의 관리나 도움 없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세상을 개척하라는 원리이고, 레이건 시절, 그의 경제정책을 이끌었던 하나의 시장이론이었다.(영국의 대처수상과 함께 나란히) 그는 이 논리에 의해 세계무역의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 결과 오늘과 같은 세계적인 경쟁사회가 되고 말았다. 미국의 기침이 단순한 진동으로 들리던 시절에서 이제는 그들의 기침이 독감으로 다가오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미국의 자본주의에 끌려가고 있고(그것이 최상의 모양인양 생각하며), 그들의 서브프라임, 투자은행 몰락에 따라 휘청거리고 있다. 어쨌든 신자유주의란 개념 하에 정부의 관리체제를 최소화하고 개인이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논리 하에 승자독식세상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얼마 전까지 유명한 저자였던 K 씨가 바로 이 논리의 전도사다. 그의 주장은 항상 이렇다. ‘아무도 믿을 것 없다. 오로지 너 자신만 생각하며 강하게 치고 나가라.’ 그래서 결과는......

나는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미국이라는 이중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 특히 운동권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골메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과 느끼는 것은 다르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때는 가슴 아프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인과응보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로지 발전만이 삶의 목표처럼 치닫던 미국, 그 안에서 곪아버린 종기는 개인적인 문제라고 치부하고는 더 많은 것, 더 높은 곳, 더 큰 것만을 향해 달려 나갔던 미국이 끌어안아야 할 과실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가 걱정이다. 이미 문제가 생긴 나라에서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며 변해야 한다고 외치는 상황에서 우리는 그 길을 멋모르고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걸어간 길은 승자가 되려면 한번은 거쳐야 하는 길이 아니다. 마치 반환점처럼 이들이 갔던 길을 뒤따라가야만 우리도 강대국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유식한 사람들은 미국에서 배웠고, 그것을 자랑거리로 삼는 사람들이다. 마치 신앙처럼 말이다.

이들이 우리를 신자유주의로, 그래서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자유방임체제로 몰고 가며, 승자독식 구조 하에서 정부의 모든 기관을 민영화하겠다고 주장한다면(실제 지금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은가), 그 때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저자처럼 일본만은 미국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외치는 사람이 나올까?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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