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나의 인생에 후회가 있다
후지이 가오루 지음, 윤선미 옮김 / 글담출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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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멋진 제목을 달고있고 위대한(혹은 유명한?) 인물들의 삶을 다루고 있지만, 나에게 감동도 교훈도 주지 못했다.

미안하지만 이 책은 재미가 없다. 일단 책에 실려있는 인물의 수가 너무 많다. 따라서 인물의 삶을 되짚어 그들의 "엔딩(죽음)"이 왜 후회스럽게 되었는지, 그들이 그 후회스런 삶을 어떻게 느끼며 살았는지, 후회없이 살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더구나 그 "후회"라는 것도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시선에 의한 거여서, 나로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각 인물의 마지막 부분에 "생각해 볼 것"(정확한 명칭은 생각이 안난다.)이라는 칸을 마련하여 "이렇게 살면 안된다." 투의 교훈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독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까지 느껴졌다.

그리고 또 한가지...

세상에 후회없는 인생이란 없다. 아무리 돈이 많고, 명예와 권력을 함께 거머쥐고, 타인의 존경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위대한 업적까지 남겼다 해도, 죽음에 임박해 후회가 없을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 책은 제목마저 잘못 짓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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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미네르바의 올빼미 4
잉에 아이허 숄 지음, 유미영 옮김, 정종훈 그림 / 푸른나무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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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은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큰외삼촌 댁에 부모님과 함께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미국으로 유학갈 준비를 하던 사촌언니가 "네가 책을 좋아한다지? 이 책 한번 꼭 읽어 봐. 정말 좋은 책이야."하며 건네준 책이 바로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었다.

세로조판에 한자가 군데군데 섞여있어 어린 나이에 읽기 불편하긴 했지만, 많지 않은 분량과 책을 펼처들자 마자 나오는 앳된 대학생들의 사진에 매혹되어 집에 오자마자 순식간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서 가장 감동스러운 것은 주인공들이 피해국가에서 저항했던 젊은이들이 아니라, 나치스의 심장부이자 가해국인 독일의 젊은이들이라는 점이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침략과 차별의 부당함을 역설하기는 오히려 쉽다. 그러나 가해집단에 속해 자기가 속한 집단의 폭력성을 고발하고, 정의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 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더구나 대다수의 사람이 두려움에 침묵하고 있거나, 암묵적으로 폭력성에 동조하고 있는 상황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했던 또 다른 생각... 그것은 용기는 결코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두리뭉실한 생각을 갖게 되고, 그것이 성숙이라며 같잖은 자기만족에 취해있다가 이 책을 읽으니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실은 우리 사회 안에도 저항해야 할 부당함이 곳곳에 숨어있지 않은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고, 귀찮아서 참고있는 많은 차별과 부조리 속에 나 역시 젖어있지 않았나 스스로 반성해 보았다.

우리 반 학급 뒤편에 "선생님의 추천도서"라는 제목으로 책 표지를 복사해 붙여놓고, 책의 내용과 나의 소감을 짤막하게 써서 붙여 놓았다.

한 녀석이 눈을 빛내며 나에게 묻는다. "선생님, 저 책 어디 있어요?" 학급문고로 비치해 놓았다니까 "오늘 읽어봐야지." 하며 다시금 눈을 빛낸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도 저렇게 빛나는 눈을 가졌었던가...! 거울을 들여다보며 그녀석의 눈매를 생각해 내고, 내 눈을 들여다보며 한숨을 쉬어본다.

20년 만에 다시금 펼쳐든 이 책이 나의 마음 어딘가를 아프고... 서글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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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 - 나를 움직인 한마디
공선옥.곽재구.박재동.박완서.안도현.한비야 외 지음 / 샘터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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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면 늘 많은 결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심을 잊지 않기 위해 가계부 앞장에 결심을 적어놓기도 하고, 다이어리에 날마다의 반성을 적으며 노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심삼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결심이 계절을 넘겨서까지 지속되기는 힘든 때가 많다. 새 학기가 되면 반짝 잊었던 결심들을 되살려 심기일전해 보기도 하지만, 중간고사 때 쯤 되면 다시금 흐트러진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이 책은 이처럼, 결심이 흐려질 때, 뭔가 시작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할 지 갈피가 잡히지 않을 때 조용하게 읽어보면 좋을 만한 책이다. '나를 움직인 한 마디'라는 부제에도 나와있듯 명사들이 자신에게 힘이 되었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나 자신에게도 큰 힘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필자에 따라 좀더 가슴깊이 의미가 다가오는 글이 있고, 시간에 쫒겨 성의없이 적은 티가 나는 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용기없이, 끈기없이 망설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롭게 뭔가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듯 하다.

학생들과 함께 읽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내용이어서, 우리 반 학급문고에도 꽂아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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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VS 사람 - 정혜신의 심리평전 2
정혜신 지음 / 개마고원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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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공정한 시각에서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는 책은 분명 아니다. 저자는 책 초반에서부터 자기의 정치색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인물 분석에도 당연히 호, 불호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쭉~ 읽어나가다 보니 일부의 사람들은 저자의 이런 분명한 자기색깔이 심리학이란 형식으로 그럴싸하게 포장되는 것이 마땅찮은 모양이다.

물론 저자가 자기의 인물관과 정치관을 독자들에게 암암리에 스며들게 하고 싶은 의도를 분명하게 갖고 글을 썼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의도를 갖고 썼다기에는 방법이 너무 눈에 보인다. 좀 더 세련되고 우아한 방법으로 쓸 수 있었을 텐데, 저자는 일부의 인물에 대해서는 마치 "나 이 사람 맘에 안들어요."라고 말하듯이 직설적인 방법으로 비판하고 있으며, 또 일부의 인물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이해와 동의, 칭찬과 격려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오히려 이러한 분명한 자기색깔이 이 책의 장점이자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 중 많은 부분은 자기 의견을 분명히 드러내지 않고 "공정"이라는 그늘 밑에서 양비론이나 양시론으로 문제를 어물쩍 넘어가려는 데에서 생겨나고 있지 않은가...!

또 하나 이 책의 장점은 자신의 심리상태와 성장과정에 따라 읽는 등장인물에 대한 호불호가 달라지는 모습을 실제로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재미있지 않은가? 다른사람에 대한 비평을 통해 나의 심리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 부담없이 여러사람과 돌려읽은 뒤 어느 부분에 공감하며 읽었는지 서로 이야기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책읽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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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열 아저씨의 지구촌 환경 이야기 1 - 청년사어린이인문교양시리즈 1
최열 지음, 노희성 그림 / 청년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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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 연합의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엮은 책이다. 

이 책은 "먹을거리, 쓰레기, 물, 공기, 에너지, 생태계" 등의 주제를 각 장으로 나누어 우리나라와 세계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환경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화체로 되어있고 어려운 전문용어 대신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원래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지만 중학교 1, 2학년 정도의 학생들이 읽기에도 알맞을 만큼 다양한 예와 쉽지만 자세한 설명이 담겨있다. 뿐만 아니라 그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나 환경과 관련된 단원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들에게도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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