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를 위한 소설 태아를 위한 행복한 글읽기
박완서 외 지음 / 프리미엄북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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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갔다가 '태교를 위한~'이라는 문구에 꽂혀 빌려온 책이다.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단편소설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 유명 작가의 작품 뿐 아니라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알퐁스 도데의 '별' 등 널리 알려진 외국 작품도 담겨 있다. 이미 내용을 알고있다 하더라도 다시금 찬찬히 읽는 맛이 쏠쏠하다.

굳이 태교를 위해서가 아니어도 괜찮다. 아기를 출산한 산모의 맘을 편하게 해주는 데에도 괜찮을 것 같고,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유용할 것 같다. 그리고 뱃 속의 아기에게 소리내어 읽어주기보다는 임산부 스스로 맘을 편안하게 다스리기 위해 조용히 눈으로 읽는 게 더 어울릴 듯도 하다. 간간이 실려있는 따뜻한 색감의 삽화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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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블로그 푸른도서관 22
강미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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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책> 이후 두 번째로 읽는 강미의 청소년 소설이다. 문학 소녀의 성장기를 다룬 장편이었던 <길 위의 책>과는 달리 <겨울, 블로그>는 네 편의 단편 및 중편이 묶여있는 소설집이다. 앞의 두 단편 '겨울, 블로그'와 '사막의 눈 기둥'은 청소년들의 동성애 문제를 다루고 있고, 뒤의 단편 및 중편 '독이 빠지는 시간'과 '지귀의 불'은 청소년들의 이성교제 및 여학생의 교사에 대한 애정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매우 단순한 이야기같지만, 이 소설은 그리 쉽게 설명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우선 담고있는 내용이 청소년 소설치곤 꽤 세고 진하다. '겨울, 블로그'에는 여학생들간의 신체적 접촉이 꽤 높은 수위로 묘사되고 있고, '지귀의 불'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교사를 오히려 수렁에 빠뜨리고, 다른 남학생과 첫경험을 하려하는 여학생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이런 내용 때문에 사실 책을 읽으면서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어쩌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혼돈과 절망을 겪으면서도 끝내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당당한 미래를 꿈꾸는 청소년의 모습이 그려지길 바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나의 기대를 저버리고 끝까지 방황하고, 혼란스러워하고, 누군가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숨기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었다.

왜 작가는 어쩌면 숨기고 싶고 감추고 싶은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굳이 이야기로 들추어내는 걸까? 그 대답은 '작가의 말' 속에 있다. 작가는 '청소년에 대한 몇 가지 오해'라는 제목이 붙은 작가의 말을 통해 '과연 청소년은 순수하고 착한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청소년은 인간 이하도, 인간 이상도 아닌 인간 그 자체이다.'라는 대답을 하고 있다.

이 말은 청소년이 순수하고 착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기도 하지만  미움과 증오, 뒤틀린 욕망에 사로잡히기도 하는 존재라는 뜻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여고시절, 사내애같은 동급생에게 홀딱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고, 좋아하는 선생님의 아내가 갑자기 죽어 내가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가는 상상을 해본 적도 있는 듯 하다. 현직 교사인 작가는 이런 아이들의 속내를 끄집어내어 이야기의 얼개를 맞춰나간 것이겠지...

'청소년은 인간 그 자체이다.'라는 작가의 말이 머리 속에서 계속 맴돈다. 어린이든,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인간은 누구나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사랑과 미움, 증오와 절망을 배우고 맘 속에서 그것들을 잃어버리기도 또는 버리기도 하며 사는 법이다. 일그러진 모습이라 하여 그 모습을 없는 듯 외면하며 살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으로서의 청소년들이 겪는 혼돈과 어두운 그늘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가의 소설은 우리에게 매우 고마운 존재라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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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태교동화 (태교일기 & 구연 CD 포함) - 행복한 이야기 자극
임현진 지음 / 열린생각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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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용 동화가 따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필이든, 소설이든, 인문학 서적이든... 임신한 사람이 흥미있게 읽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태교용 서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을 하니 귀여운(?) 목소리로 읽어줄 동화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하고있던 차에 비슷한 시기에 임신한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예쁜 색감이 맘에 들어 구입한 뒤 읽어보니 동화 한 편 한 편이 모두 밝고 따뜻한 내용이라 뱃속의 아기에게 읽어주기에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동화를 어떻게 읽어야 좋을 지 잘 모르겠을 때 함께 들어있는 동화 CD를 들으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성우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동화를 읽고 있으면 나 자신이 다시 아기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들고 '아, 아이가 태어나면 이렇게 책을 읽어주면 되겠구나.'하는 조언도 받을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예쁜 그림을 함께 보며 읽을 수 있을 듯 해 더욱 맘에 든다. 임신한 분들께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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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기억,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 - 어린 시절의 체벌과 학대가 이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
앨리스 밀러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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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한 뒤로는 가능하면 보지 않으려 하지만 한동안 sbs에서 하는 '긴급출동 sos'라는 프로그램을 자주 보곤 했다. 갖가지 가정폭력을 보여주는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늘 내가 마지막으로 하는생각은 '저 사람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것이었다. 그 생각은 폭력을 당하는 사람이 어린 아이었을 때 더욱 크게 들었다. 폭력과 학대의 기억이 머리 속에 남아있을 텐데, 그 기억을 어찌 잊고 살 수 있을까, 주변의 사람들과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물론 학대와 폭력에 대한 기억도 무섭긴 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보다 더욱 중요한 건 몸에 남아있는 학대와 폭력의 흔적이라고 단언한다. 알 수 없는 불안과 두통, 아토피를 포함한 피부 알레르기, 결핵과 각종 암... 이 모든 것이 몸에 남아있는 폭력과 학대의 흔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학대와 폭력에 대해 이토록 참혹한 몸의 고통을 겪는 이유는 성경의 네번째 계율, 즉 '네 부모를 공경하라.'라는 계율에 대한 두려움과 복종 의식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만성불면증에 시달렸던 도스토예프스키, 폐결핵으로 고통받은 카프카, 우울증으로 자살한 버지니아 울프, 평생 천식을 달고 살았던 마르셀 프루스트 등이 어린 시절에 경험한 학대와 폭력 때문에 몸의 고통을 안고 살다가 요절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객관적인 통계자료보다는 자신의 경험에 의존하는 서술이라 저자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기는 어렵다. 몸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모이기 때문에 무조건 공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를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동안 받아온 교육과 우리 사회의 관습상 모두 동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부모들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은 매우 많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것은 애정어린 관심과 친밀한 소통이지 간섭과 통제, 은밀한 폭력과 학대가 아니라는 것은 상식이지만 사실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제대로 된 친밀감을 경험하지 못하고 학대와 폭력을 경험했을 경우 그 경험이 정신적 문제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질병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것과, 어린 시절 결핍을 경험한 아이들은 부모의 학대를 받으면서도 스스로를 파괴하면서까지 부모의 사랑을 받기 위해 집착한다는 주장은 섬뜩하지만 기억해야 하는 교훈이다.

어른다운 어른, 부모다운 부모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느낌이다. 책을 덮고 나니 과연 내가 어른다운 어른, 부모다운 부모가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뱃속의 내 아가야, 엄마는 과연 엄마로서의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 행여 너의 몸과 정신에 상처를 아로새기는 그런 엄마가 될까봐 두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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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기억,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 - 어린 시절의 체벌과 학대가 이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
앨리스 밀러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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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는 길은 자기가 받은 잔인한 대우를 용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진실을 인식하고 매 맞던 아이에 대한 동정심을 키우는 데 있다.-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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