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9/1일부터 여름휴가였다. 왜 과겨형이냐 하면 지금은 추석 연휴고 공식적으로 내 여름휴가는 9/5일까지 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절묘한 휴가일자 덕분에 8/29일부터 세어보면 꽤 긴 시간을 쉬었다. 역시 휴가란 가기 전이 좋을 뿐인지, 휴가 전날 - 무려 금요일이었다 - 에는 11시가 넘어서 터덜터덜 퇴근 퇴근했다. 그 다음 일요일에는 추석 벌초를 한다고 부모님과 당일치기로 인파에 치였고 - 덕분에 고속도로 여행! (여행인가..)을 했다- 다음 날에는 휴가를 빌미도 무려 저녁에 친구를 만났다. 그 다음 날에는 집 근처 아울렛에 가서 - 무려 20분 거리! - 오후 시간을 보내고 나니 제주 여행 전날. 


제주여행 첫 날을 호우주의보처럼 비가 내린 덕분에 카페를 전전했고, 둘째와 셋째날에는 쨍쨍한 날씨 덕분에 - 누가 가을이래! - 타죽는 줄 알아서 드라이브를 가장한 제주 일주를 했다. 부모님과 함께 가는지라 슬금슬금 다니고 쉬고 싶으면 쉬는 그런 여행이었는데, 부모님은 바다 바로 앞에 붙어 있는 카페를 보시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셨다. '어떻게 이런데 카페가... ' (솔직히 저도 놀라웠어요) 부모님 건강 문제로 예정보다 하루 빨리 올라왔는데, 이제 슬슬 부모님과 함께 여행다니는 것도 힘들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랄까.. 



# 2 


책 이야기는 과연 하지 않으니 점점 더 못하는구나라는걸 깨닫는 요즘 













하루키의 이야기는 왜 이렇게 읽어도 읽어도 새로운걸까. 단편집을 읽으면서 '오홍'이러다가도 예전 책을 다시 슬금슬금 펴보고 있다. 아 지난 달 김형철 평론가의 팟케스트는 하루키 단편 특집(!) 이었다.어쩔 수 없는 문학동네 팟케스트랄까 싶기도 하지만, 난 하루키 팬이니까 뭐 좋다고 열심히 들었다. 그런데, 예전 이야기가 잘 기억나지 않는걸 듣고 깜짝 놀라서 연휴 기간에 하나씩 다시 읽어나가고 있다. 역시.. 하루키는 에세이가 최고야 하는걸 다시 깨닫고 있다. 
















수학책을 신경써서 읽고 있는 요즘이다. [소수의 음악]은 오래전부터 읽고 있는데 이번에는 거진 '단순에 읽고 있다'라는 표현이 맞을만큼 엄청나게 읽고 있다. 이거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였어? [X의 즐거움]은 좀 속았다라는 생각이 든다 싶기도 하고.
















즐겁게 읽었다면 아주 조금은 거짓말일 수도 있겠다. 이 책들은 



# 3


요즘 듣고 있는 음악은 페퍼톤스 새로운 앨범, 페퍼톤스 과거 앨범, 영화 [비긴 어게인] OST 인데 이걸 쓰다가 알았는데 '에피톤 프로젝트'도 새로운 앨범에 나왔다. 이거 참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 날이 없구나. 


 










+ 아래는 명절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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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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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들어간 첫해 역사와 관련된 분반 활동을 했었다. 지금 기억을 더듬어보면 근현대사 책을 읽고 이야기도 하는 그런 모임이었던 것 같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그 분반활동을 할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지금까지 기억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제주 4.3 항쟁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금은 4.3항쟁이 재평가가 되어 남한단독 정부수립과 친일세력에 반대했던 민중시위라고 배우고들 있지만, 당시 내가 알던 내용은 종북세력이 민중을 선동해서 일으킨 폭도라는 내용이었다. (지금 더 찾아봤는데, 해당 사건은 2000년부터 정부에서 재조사를 시작하여 2003년 10월 진상조사 결과가 공식적으로 나왔다고 한다. 다음 내용을 참고하기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820321&cid=46626&categoryId=46626 ) 나는 그 때 단 몇 번의 분반 활동으로 내가 알고 있는 역사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걸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이후로 생각했다. 역사를 내가 찾아서 다시 공부하고 들어야 겠구나, 그리고 나서 판단해야 겠구나, 내가 알고 있는게 어쩌면 잘못된 사실일 수도 있구나. 특히 근현대사는 아직도 정리되지 않는 모든 것이 섞여있는 혼돈의 상태구나. 

 

유시민 전 의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 그는 지식소매상이라고 본인을 정의하지만 - 이 본연의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하는 지식소매상으로 돌아와 낸 이번 역사서는 읽기에 수월하면서도 요모보조 만만치 않다. 그는 전후 폐허에서 태어나 새마을 운동과 군부독재를 지나 민주화운동 시대를 거쳐  진보정권도 경험해 본 근현대사의 최전선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내 온 사람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성장담을 이야기하듯, 현대사를 굉장히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나의 한국현대사]는. 그의 현대사는 4.19와 5.16을 지나 70-80년대 경제성장을 거쳐 민주화 운동까지 이어진다. 각 꼭지별로 주제를 명확하게 분리해서, 4.19와 5.16에 한 꼭지, 경제발전에 대해서 한 꼭지, 민주화에 대해서 한 꼭지, 사회변화에 대해서 한 꼭지, 마지막으로 북한과 어떻게 지내왔고 바라보아야 하느냐에 대해서 한 꼭지로 책을 마무리한다. 

 

[나의 한국 현대사]를 잘 썼다고 느끼는 점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읽기 굉장히 쉽고 - 앉은 자리에서 마음 먹으면 하루 밤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다 - 책에 수록된 시각자료 선택을 굉장히 적절하게 했다는 점이다. 특히 민주화 쪽에서 사용한 사진들이 머리속에 오래 각인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나 뿐만이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두 번 째는 '가능한 사실'을 서술하려고 하고, 본인의 의견은 분명하게 밝혔다는 점이다. 본인이 중도라는 이름에 맞지 않는다는걸 알기 때문인지,아니면 명쾌하게 논란의 여지를 없애려고 한 탓인지, 이 부분은 꽤 명쾌한 편이다. 한국 현대사를 읽는 본인의 관점을 명확하게 제시한 셈이라서 동의가 가는 부분은 같이 공감하고,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은 곰곰히 내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이 부분이 어정쩡한 중간을 자처하는 이들에게는 꽤 괜찮은 서술의 예가 될 것 같다. 

 

특히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놀랐던 부분은 내가 몰랐던 너무나 많은 일들이 지난 이야기속에는 있었다는 걸 알게 되어서였다. 현재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씨가 왜 왕 비서관인지, 현재 대통령과 어떤 인연인지도 알게 되고, 나같은 노동자의 안전판이라고 할 수 있는 고용보험을 추진한 사람이 김영삼 전대통령 시절의 이인제 씨였다니. 1993년 노동부 - 무려 이인제씨가 노동부라니 - 장관이었던 시절 재계의 무수한 비난을 감내하고 추진해서 노동자가 고용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구나. 너무나 몰랐던 사실 들이 많아서 곰곰히 책을 읽으면서 창 밖도 한번 내다보고, 길거리도 쳐다보고, 길에 걸어다니는 사람들도 한번 보게된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 벌어질 어떤 일도 역사 속 한 장면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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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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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내내 마음이 두근두근 했더라. `유시민의 눈`으로 본 한국 현대사는 이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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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위 - 꿈에서 달아나다
온다 리쿠 지음, 양윤옥 옮김 / 노블마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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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한 온다 리쿠 마니아가 아니면 읽고나서 `그래서 뭘 어쨌다는거냐`라는 말이 나올 법한 소설. 다작과 작품의 질의 균형을 유지하는건 역시 굉장히 어려운 일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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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경제학 - 경제학은 어떻게 인간과 예술을 움직이는가?
문소영 지음 / 이다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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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즈음에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이랬더니 오르세 미술전에 다녀왔냐고들 묻는데, 오르세 전은 제대로 아는게 없어서 가지 않았다고 답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교과서에 등장하는 유명한 그림을 그냥 멍하니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그래도 그 전시회에 가봐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보니 어느 순간 이후로 그림을 '읽어'주는 감상법이 유행이지 싶다. 그림을 읽어준다고도 하고, 시대를 알고 작가를 알면 좀 더 많은 것이 보인다면서 말이다. 그런데, 제법 신선한 책이 이번에는 나왔다. 그림을 읽어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림에서 시대를 그리고 세상을 지배하는 경제논리를 읽어보라는 책이다. [그림 속의 경제학] 이다. 그리고보니 꽤 적절한 이름이다. 

 

항상 그러하듯 인문서적은 독자를 누구로 설정하느냐를 명확하게 잡는게 첫째인데, 경제학은 그 대상을 정하기가 참 어렵다. 상대적으로 그림이라면 - 나의 착각일지 모르겠으나 - 정규교육은 비슷하게 받았을터니 딱 그 정도 수준이 아닐까? 고흐와 피카소 이름을 알다가 좀 관심이 생기면 인상파네 야수파네 이런 이름도 알게 되고, 그림을 보러 전시회를 가보고 할거다. 어쩌면 어느 날 TV에서 나오는 클림트의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제학을 가지고 그런 경험을 했다는 사람은 나는 거의 보지 못했다. 

 

그래서 경제학 책이 쓰기도 힘들고 읽기도 힘든게 아닌걸까. 쓰는 사람도 누구를 대상으로 놓고 써야 할지 애매하고, 읽는 사람도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인지가 애매해서 말이다. 아무튼 이번 [그림 속 경제학]은 그래서 일단 방향과 대상의 선정이 적절하다. 저자가 기사여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끝가지 읽고 느낀 점은 경제 기사를 읽고 조금 더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게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나는 '대중'경제학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 이 책에서 설명하는 이야기들이 "정말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정도는 아니지만 대중에게는 잘 맞겠다 싶었다.

 

난 [그림 속 경제학]을 술술 읽었는데, 인상적인 이 책을 읽고 오르세미술전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은 시대를 반영한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었는가보다. 마냥 낭만적인 줄 알았던 터너의 그림에서 산업혁명기 세상이 바뀌는 모습을 읽고, 밀레의 그림에서 노동자의 삶을 읽고, 모네와 마네의 그림을 읽고 근대 파리를 이야기한다는 말을 틀린말이 아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세삼 곱씹은 책이었는데, 그림에서 경제를, 그 경제를 통해 그 당시 사회를 읽는다는 저자의 집필의도가 굉장히 유효한 책이었다. 모네의 그림 앞에서 근대 파리의 삶을 이야기하려면 찬찬히 다시 읽어보고 곱씹어보고 가야겠다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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