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여덟 단어
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책은 착실하게 읽고 있는데, 점점 말은 하지 못하고 있다. 신중해진 탓인지 귀찮아진 탓인지 모를 일이다. 다만, 쭉 책을 읽으면서 정리해놓은 생각을 예전에는 키보드에 막바로 뿌려놓았다면, 이제는 종이와 펜을 한번 거친다는게 다르다. 거창하게 미리 글을 써놓는 것도 아니고 그저 키워드와 문구 정도만이다. 하지만 생각을 외부로 활자화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부담이 된다. 아마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읽는 양에 비해 쓰는 일이 괘나 더딘건. 

책 이야기를 하면, 화제(?)의 작가 박웅현이 책이다. 이 말 많은 유쾌한 글쟁이를 - 광고쟁이라 해야하나 -  처음 읽은건 한 두어달도 되지 않았던 시절에 읽었던 [책은 도끼다]. 공감을 할지 모르겠지만, 책에 대한 책은 모아니면 도다. 책에 대한 책이 그런 이유는 독자를 정확하게 한정할 수 없기 때문에 아닐까? 책을 한번이라도 읽은 독자를 상대로 하는지 손도 대보지 않은 사람인지, 이야기는 어디까지 풀어야 하는지..도통 그걸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중으로 상대로 하는 책을 말하는 책은 그래서 모 아니면 도다.[책은 도끼다]는 그런 면에서 안정적이었던 이유가, 실제 강연을 정리한 내용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번 [여덟 단어]도 그런 류의, 어디선가 했던 강연을 정리한 내용일 것이다.

인생을 여덟개의 단어로 정리해서 각 단어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특유의 입담과 (입담이 아니면 무어라 불러야 하는가) 제법 확고한 자신의 생각, 고전의 힘을 빌려 풀어내는 저자의 실력은 저번에 비할바가 아니다.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 늘어놓기만 해도 오글거리고 뻔한 이야기가 흘러 나올 것 같은 주제에서 어떻게 이런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까 싶다.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주제는 본질, 견(見), 현재 이 3가지 였다. 책의 이야기는 여덟 개의 단어로 나열되어 흩어졌지만 계속 같은 주제를 혹은 이야기를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나눈게 아닌가 라는게 책을 끝가지 읽고 처음 든 생각이었다. 인생에 자존을 추구하고 확립해야 한다는건 결국 삶에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고, 결국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고전을 읽고 주변을 유심히 바라볼 줄 알고 사람과의 소통으로 생각할줄 아는 사람이 되어 내 주변의 권위에 대해서 생각해볼 줄 알게 되고  결국 그런 사람은 '현재'를 , 아니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라는 말. 

결국 이 긴 이야기를 관통하는건 결국 본질에 집중에서 현재를 살아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책 속 문구처럼 '개는 밥을 먹으며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내일의 식사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아니면 '하루하루는 충실하게 인생은 흘러가는대로' 라는 말처럼. 

낯부끄럽고 뻔한 이야기를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렇고 그런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 솔직히 의외였다 - 알차다고 생각했다.
메모장에 옮겨적인 구절이 꽤 되는데 - 사실은 매 장마다 옮겨적었다 - 언젠가 여기에도 기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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