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상반기 책 정리에 이어 다시 이어지면 역시 소설을 가장 많이 읽었다. 영국 풍 소설이 많았던 것으로 보아 영국 소설을 국가별로 따지면 일본 다음쯤으로 좋아하지는 지도.

제인 오스틴의 <엠마>는 읽으면서 주인공이 엠마라는 사실에 참을 수 없었으나 책이 결말로 달려가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 완성형 주인공이 아닌 성장형 주인공인 엠마를 보는 즐거움이 솔솔하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올해 영화화 라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아직 감감 무소식인듯. 작품 자체로 보면 역시라는 말을 하게 말만큼 매혹적인 소설이다. 이야기자체가 워낙에 매혹적이지만. <어느 도시아가씨의 아주 우아한 시골 생활>은 굳이 따지면 영국풍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시골 생활을 동경하는 도시 아가씨의 시골 적응기라고 하지만 특별히 따라갈 수 있는 스토리가 명확하지 않고 결말이 제대로 없는 이야기여서 읽기에는 조금 막막했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은 올해 꽤 인기있었던 서간체 소설. 2차 대전 기간 동안 건지 섬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하는 작가 아가씨와 그 섬 사람들 이야기라고 요약해야 하려나.  

미국소설로는 건축이라는 소재로 삶에 대한 철학을 보여준 <마천루> 어렵게 구한데다가 1권은 파본이었는데 교환을 한 책마저도 파본이어서 나를 완전히 좌절하게 만든 슬픈 책이다. 책 자체만 놓고 보자면 그런 것쯤은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정말 멋진 책이다. 이런 철학을 가진 이런 소설은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만큼 정말 멋진 책이다. 별 6개쯤 줄 수 있는 책이다. 정말 멋지고, 정말 아쉽다. 이 책을 원작으로 개봉한 영화도 있다는데 꼭 찾아서 봐야지. 에벌린 워의 <한 줌의 먼지> 는 영국작가의 소설이나 마치 <위대한 게츠비>를 읽고 있는 기분이 물씬 든다. 위선적인 사람과 관계, 그런 시대. 무엇 하나 진실한 것이 없는 것 같은 그런 시대의 우울한 초상이라 해야할까. 2번 써진 결말이 인상적이다. <휴먼 스테인>은 읽고 있노라면 한없이 우울해지는 그런, 조금은 인간에 대한 환멸이 느껴지는 소설이랄까나.




 















인문서는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기분 좋게 읽고 있는 중이다. 올해 역시 다시 읽기 프로젝트를 가동해서 다시 읽고 있는 중인데 한번 속도가 붙으니 2주에 3권 정도 읽는 속도감을 즐기고 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역사적인 사실에 마냥 취해서 멋지다만 연발하면서 읽었던 것 같은데 다시 읽고 있노라니 작가의 고민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리고, 나도 고민을 많이 하면서 읽는 듯. 하지만 역시 전쟁 장면에서는 흥분되고, 카이사르가 나오는 4권은 흠뻑 그에게 취해서 읽고 있다. 아참, 지금 현재 카이사르는 루미콘 강을 넘었다.

하워드 진이 올초 타계해서 그런지 그의 책도 한권 보인다. <권력을 이긴 사람들>인데, 그의 책은 항상 비슷한 이야기인듯 하지만, 이런 사람들에게 계속 끊임없이 같은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시대가 우울하다. <한나라 이야기>는 만화로 그려진 이야기인데, 수엄수엄 휙휙 책장을 넘겨가면서 훑어내리는 맛이 있다. 최근 히트작 두 권을 나도 읽었는데 <다시 민주주의를 말하다>와 <정의란 무엇인가> 세상에 이렇게 멋질 수가. <다시 민주주의를 말하다>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권해주고 싶을 정도로 많은 고민이 담겨있고 그에 비례해서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을 생각하게 한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정의'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화두로 던지면서 내가 알고 있는 철학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하는 생각 중에 이런게 있다. '버스를 뒷문으로 타는 사람을 우리가 비난하는 이유는 멀까' 이 책은 이런 성격이다. (이건 나만의 생각인지도)

















얼추 정리한 상반기 책읽기 Part 2 되시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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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0-07-21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천루>를 여기서 또 만나네요. 이번에는 꼭 읽어봐야 겠어요. 별이 총총 뜨겠는걸요 :D

하루 2010-07-24 23:29   좋아요 0 | URL
<마천루> 1권을 사시면서 페이지가 하~얀 몇 페이지는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책을 교환했는데도 그런걸 보면 아마 애초에 출판사에서 나올 때부터 그렇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 그 몇 페이지가 정말 중요한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