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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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 - 사랑했으므로, 사랑이 두려운 당신을 위한 심리치유 에세이
권문수 지음 / 나무수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난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사랑이 있다고 믿는다. 내 주변의 누군가는 이런 나를 두고 아직 덜 자랐다고도 하지만 난 스무 살 이래로 지금까지도 계속 그런 사랑을 분명 믿고 있다. 물론 그런 사랑을 내가 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별로 관심도 없다. 다만, 그런 사랑이 어딘가에는 있고, 그 사랑을 누구가는 하고 있을 거라는 그런 확신이 내게는 필요할 뿐이다. 이 계절이 되면, 지금도 생각나는 드라마가 한편 있는데, 노희경 작가의 <거짓말>이다. 다양한 사랑야야기라고 하면 가장 짧막한 요약일 것이고, 좀 더 풀어서 요약하면, 유부남과 한 여인의 사랑, 남편과 아내의 사랑,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이 드라마를 나름 감수성이 풍부했던 고등학생일 적에 봤으니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난 사랑이란 언어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은 심리 테라피스트 일하고 있는 저자가 사랑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엮어낸 '사랑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이다. 저자는 사람들은 사랑병이 그저 지나가는 사랑에 대한 후유증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사랑의 후유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서 우리는 병을 안고 살아갈 수도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그에게 상담을 받으러 오고, 다양한 -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사랑이야기겠지만 - 사랑 이야기를 통해 사랑을 한 꺼풀 걷어내고 보면 보이는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들어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다시 올지를 불안해 하는 사람이 있고, 어머니와 자신이 서로 자신의 상처에 너무 골몰해 서로 사랑을 주고 받지 못한 관계 때문에 상실감에 떨며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랑이 있고 사람이 있다. 친구가 눈앞에서 죽는 것을 목격한 후로 누구도 연애한번 해보지 못하던 그녀에게 동시에 두가지 사랑이 찾아오고, 그 사랑 중 어느 사랑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여인도 있고. 이별을 제대로 하지 못해 어려워 하는 사람의 모습 또한 이 안에 들어있다.
사실 이 책에서는 어떤 사랑에 대한 정의를 하는 것도 딱 부러지는 치료법을 내놓는 것도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그만둔다. 결국 시작해서 끝나는 그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저 말없이 - 때로는 말이 많기도 하지만 - 전달할 뿐이다. 당신만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건 아니고, 당신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지겠지만 당신만 그런건 아니라는 그런 작은 위안 말이다. 결국 이 책은 간단하게 이야기한다. 사랑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이야기한다. 사랑이 인생을 얼마나 성숙하게 하는지, 그 사랑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겪고, 상처를 조금 더 덛나지 않게 잘 아물게 하려는 그런 작은 이야기을 말이다.이 책을 통해서 많은 위안이나 딱부러지는 답은 얻을 수 없겠지만 그래서 위안은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사랑을 하고 있든 어떤 사랑이 끝났건 어떤 사랑을 해왔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