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의 선물 - 한 어린 삶이 보낸 마지막 한 해
머라이어 하우스덴 지음, 김라합 옮김 / 해냄 / 2002년 9월
구판절판


나는 한나가 테이블 위의 물건들을 이렇게 놓았다 저렇게 놓았다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간섭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는 매사에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사람들에게 ,특히 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는게 옳은 것인지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면이 있었다.
한나는 얼마 만에 한 번씩 뒤로 물러서서 자기 작품이 잘 되었는지 살펴보면서 웃는 얼굴로 콧노래를 부르고 잇었다 .한나는 서둘르지 않았고, 티 파티가 어떠해야 하는지에는 전혀 개의치 않은 것 같았다. 나는 한나가 경험하고 있는 기쁨과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쏟는 정성을 음미하며 말없이 한나를 지켜보았다. 나도 한나처럼 하루하루의 일상에 그렇게 관심을 기울이고 싶고, 무슨 일을 하건 사람들이 알아줄까 마음에 들어할까 걱정하지 않고 단순히 그 일을 하는 기쁨을 위해 하고 싶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기쁨이란 모든것이 질서 정연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사랑받고 해야만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좀더 충만한 삶을 사는 데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인다면 모든 것이 완벽하기를 바라는 내 욕심부터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126쪽

기쁨이란 순간 순간의 문턱에 서 있는 마술이자 평온이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넉넉하게 베풀고 충만한 삶을 살때 경험하게 되는 것이 기쁨이다. 기쁨은 규칙이라는 것을 모르는 탓에 불완전할까 염려하지 않으며, 가장 어두운 곳에서조차 예고 없이 우리를 찾아올 수 있다.-135쪽

바로 그 순간 나는 무슨일이 생기든 한나의 일부는 결코 죽지 않고 늘 나와 함께 있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믿음이 아니었다. 희망도 아니었다. 그것은 마음의 적용에 구애받지 않는 확실한 인식이자 지극히 평혼하고 깊이있는 신뢰의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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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란 무엇을 믿는 게 아니라 믿음을 놓아버리는것이다.
신뢰는 어떤 일이 장차 달라지기를 바라며 가도하지 않는다. 신뢰는 아무것도 거부하지 않는 고요한 마음이며 어떤 것을 있는 그대로 믿고 인정하려는 마음가짐이다.-183쪽

윌과 한나가 너무도 천진난만하게 세상에서 두 사람이 공요할 수 있는 가장 친밀한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것을 보자 경허해졌다, 두 아이는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행하는 게 궁극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단숨에 나에게 보여주었다.-188쪽

고통을 안타깝게 여기는 게 연민은 아니다, 연민은 모든 사람에게 나름대로의 고통이 있다는 것걸 아는 데서 나온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모든 사람들 사이의 이런 관계를 깨닫을 때, 서로가 서로에게 속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혼자 고통을 겪는 게 아니다.-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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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30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6-10-31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독님 잘 지내시지요?/아주 오랫 동안 못본듯한 이 착각은 뭘까요??

2006-10-31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6-11-01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편히 쉬세요..낼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