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석(곡식) 기르는 것과 자석(자식) 기르는 것이 매한가지여.

오리 새끼 기르는 것과 도야지 새끼 기르는 것도 다 한가지여.
내 속이 폭폭 썩지 않으면 아무 것도 자라지 않은 법이여.
내 자석들을 키울때는 애를 나무 그늘에 재워 놓고 논일을 했었는디.
애가 깨서 울길래 일을 할 수가 없어서 애를 때려 주고 나도 울었어.

그놈들이 자라서 시방 도회지에 나가서 일 다니는데 명절 때는 돌아와.
내가 논에서 일할 때 퍼런 곡석들 틈으로 멀리서 논두렁길을 걸어오는데
내 자석들의 모습이 보이면 눈물이 쏟아져서 치맛자락에 코를 팽팽 풀었지..

"김용택 섬진강"

이 글을 볼때마다 어릴 적 우리 엄마를 보는듯 해서 눈물이 핑돈다..
볼때마다 왜 이렇게......
나 어린날 서울에서 언니들 내려오면 엄마는 그랬다 코를 팽팽 풀며 눈물 흘렸었다..
반가워서...그리워서.. 안스러워서..미안해서.. 보고파서.. 그랬을 것이다..
이 아침 문득 논길 사이로 엄마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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