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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 ㅣ 생각하는 숲 1
셸 실버스타인 지음 / 시공주니어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낌없이 주는 사랑
언제나 퍼주기만 하고 그저 바라봐주면서도 뭐 더 해줄게 없나 살피시던
부모님의 맘 같아서 다시 보는 그림책인데도 또 찡해집니다.
내가 무엇을 해 드릴 것이 없나 살펴보기보단
언제나 ' 뭐 더 가져갈게 없나 ?' 살폈던 내 모습 같은 소년.
'하나라도 더 줄게 없을까?' 하고 언제나 살피기만 하시던 부모님 같은 나무.
그랬습니다.
어릴 적에는 그저 그 옆에만 있어도 좋았습니다.
그늘이 되어주고 늘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어서 그저 옆에만 있어주어도
언제나 편안하고 든든한 그런 버팀목이어서 다른 것은 생각해보지도 않고
남들의 부모와 비교도 안하며 내 부모가 최고인줄 알고 그저 좋았습니다.
옆에서 주는 대로 먹고 쉬며 놀이터처럼 편했고
늘 바라봐 주는 사람이 있으니 안심 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조금 자라서 객지에 나가 학교생활을 할 때는 어쩌다 한번 찾아가더라도
두 팔 벌려 안아주며 반겨 주었던 부모님이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객지에 있었을 땐
한번 찾아와서 함께 해 주는 것만으로도 뿌듯해 해 주시면서
뭐 더 먹일게 없나 하루 종일 종종 걸음으로 부엌에서 사셨던 분입니다.
결혼한 후, 일 년에 한 두 번 가더라도 원망은커녕 잘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더 환한 미소를 보여 주셨습니다.
살며 바쁘다는 핑곌 대며 부모의 필요를 느끼지 못한 채
나 잘나서 사는 줄 알고 살 때 도
그저 목 빼고 ‘언제 한번이라도 얼굴 보여 주러 찾아와 주려나..’ 라며
말없이 기다려 주셨습니다.
그랬습니다.
부모는 버팀목처럼 꿋꿋하게 자리 잡고
언제나 달려가면 팔 벌려 안아줄 준비를 하고
뭐라도 더 퍼줄게 없는지 뭐라도 먹일게 없는지 살피면서
안색이 조금만 바뀌어도 변화를 알아차리시고
더 아프고 아린 상처를 쓰다듬듯 다독여주셨습니다.
늘 받아가기만 하다가 내가 뭐 좀 해드릴 수 있겠다 싶으니
그 버팀목은 고목나무 뿌리처럼 언제나 찾아가도 내가 쉴 수 있도록
넓디넓은 푸른 돗자리 하나 펴놓으시고
그저 사랑스런 눈빛으로 무엇을 해도 정겹게 바라봐 주시던
그 모습을 사진처럼 내 눈에 선명하게 박아 놓으시고선
한마디 말없이 떠나가신 후,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으신 채 내 목소리만 맴돌게 합니다.
주시는 것 받기만 하던 아이였고,
그 아이가 자라서 지금은 또 퍼주기만 하려는 부모가 되었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모든 것을 빼앗아 먹으려 하고,
부모는 앙상한 나무 같이 뼈만 남은 몸 일지라도
그 몸까지 주어도 아까 울게 없는
주어도 주어도 더 주고픈 사랑입니다.
2012.7. 19. ‘셸 실버스타인‘ 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은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