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사내의 詩 / 서정주 내 나이 80이 넘었으니 시를 못쓰는 날은 늙은 내 할망구의 손톱이나 깎아주자 발톱도 또 이쁘게 깎아주자 훈장 여편네로 고생살이 하기에 거칠대로 거칠어진 아내 손발의 손톱 발톱이나 이뿌게 깎어주자 내 시에 나오는 초승달 같이 아내 손톱밑에 아직도 떠오르는 초사흘 달 바래 보며 마음 달래서 마음 달래자 마음 달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