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주홍빛 꽃이었다
어느 날 문득 당신이 왔지
칠월 한낮의 소낙비처럼
많은 세월을 두고 찾던 사람
사랑은 환희와 고통의 면류관
그걸 아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당신을 보낸 이가 다시 데려가고
세월은 여러 번 험한 얼굴로
내 몸을 할퀴고 지나갔지만
나는 포기할수 없었다
사랑하지 않는 것이
사랑하는 것보다는
백배 더 힘든 일이기에
기다림은 벼랑 끝 같은 것
견딜 수없는 그리움의 높이에서
이제 나는 나를 놓는다
그대 보이는가
파열된 내심장에 박힌
선홍빛 파편들이.-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