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양장)
로버트 뉴튼 펙 지음, 김옥수 옮김, 고성원 그림 / 사계절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멋진 소년이구나..그래, 너처럼 든든한 아들이 있다면 이모도 엄마도 든든하실거야 .

한눈에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아빠." 나는 딱 한번만 아빠를 불렀다.

"괜찮아요. 오늘 아침에는 푹 주무셔요.  일어나지 않으셔도 돼요. 내가 아빠 일까지 다 할게요.더 이상 일하지 않으셔도 돼요.이제 푹 쉬세요." p194

헛간에서 잠든 아버지가 아침이 되어도 일어나시지 않을때 얼마나 놀라고 두려웠을지..정말 맘이 짠해져 옴은 너 같은 아들이있으니 더 그렇기도 하겠지만 나도 아버지를 잃고 그 기억이 아직 아물기도 전에 더욱 그리움으로 내게 다가오기에 네가 더욱 기특하고 힘을 내길 바라고 또 바래본단다.

핑키라도 있었더라면 너의 외로움이 조금이라도 덜할텐데..어쩐다니..그런데 넌 어쩜 그렇게 의젓하게 모든 것을 그렇게 잘 해결해 나가는지..정말 기특하면서도 자랑스럽고 안스러운 맘이 들더구나.

아빠를 위해 네가 해야 할 일들을 미루지 않고 하나 하나 성실하게 해 내는 모습은 정말 어른스러운 모습이야.. 어른인 나도 그렇게 매일 매일 뭘 해 낸다는건 귀찮고 두려운 일이던데..

넌 정말 용감하고 멋진 아이라고 생각해..이웃집 아저씨를 따라 먼길을 나서는것도 용기가 필요했겠지만 네가 직접 태어날때 도와주었던 송아지 보브와 비브를 당당하게 전시회장에 데리고 나가 도는 모습은 흐뭇하더구나..곧바로 핑키를 심사하려 할때 그 당황스런 사건이란..그러나 넌 재치있게 잘 처리해서 핑키의 사랑스런 모습을 잘 보여 주더구나..수고 했어,.정말 대단하고 기특하고 뭐라고 해야하나...그래..참 멋진 아이였단다..그리고 비누조각 하나에 이모가 몰래 주신 그 10센트를 주고 올수 있는 양심은 그만큼 핑키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단다..

그리고 네가 그 순간을 잘 견뎌내고 이겨낼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심사위원들 앞에서 그런실수를 한것은 그럴수도 있었을것 같아..그 고약한 냄새를 나도 맡아보지 않았지만 짐작은 가거든..어쩌다 한번 돼지 사육장을 지날때 나는 그 냄새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그래도 넌 정말 잘 해냈어..

아..그리고 호시와 족제비의 한판싸움은 정말 끔찍했어.가끔 사람들은 실수를 하지..어른이라고 해도 말이야..사람이니까..그래도 아빠랑 롱 아저씨를 원망하지 않고 강아지 호시를 묻어줄때 정말 내가 더 부끄러웠단다..인간은 그렇게 실수도 하며 또 배우며 다짐하곤 하는것 같아..하나를 위해 더 큰 상처를 입게 되기도 하니까..

그러나 네 아빤 세이커 교리를 잘 지키려 애쓰시고 그렇게 사셨잖아..어른이라도 그렇게 지키며 검소하게 사는것은 쉽지 않은데 말이다..

 아빠손에 네가 사랑하며 아꼈던 핑키가 새끼를 갖지 못하는 돼지라는 이유로 죽어가야 할때도 아빠를 이해하고 아빠와 함께 아파하는 모습은 찡한 장면이었어..그리고 너무나 가슴 아픈일이었고..아들이 좋아하는 돼지를 잡아야 하는 아빠 심정이 어땠을까...넌 알고 있었잖니..그러니까 아빠가 더 미안하고 네 얼굴을 마주 보지도 못하셨을거야..그치??

아빠가 허리를 펴며 잿빛 겨울 하늘을 등지고 우뚝 일어섰을 때도 나는 아빠 손을 잡고 있었다, 아빠가 나를 내려다 보더니. 눈길을 다른 데로 돌렸다.  아빠는 다른 한 손을 들어 소매로 두 눈을 훔쳤다. 나는 아빠가 우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p193

로버트..가시덤불에 궁둥이와 불알에 가시가 박혀 아파도 행주치마를 도우려 애쓸때 너무 겁났어,,그러면서도 웃음이 터져나와서 난 우리집 아이에게 이 부분을 읽어 주며 큰소리로 웃었더란다. 이 아줌마가 너무 야속했었지??요즘처럼 비도 자주 오고 후텁지근한 날이 계속되는 날들중에 널 만나서 반가웠단다. 자상하고 맘 넓으신 아빠와의 일상을 통해 아빠와 네가 얼마나 서로 의지하며 아끼며 사는지 정말 사랑스러운 모습이었어. 누가 더 깊이 생각하며 행하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서로 이해하며 맘이 통할수 있다는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야.

우리집 철부지 아들도 아빠랑 그렇게 나도 모르게 대화하며 사는지 살짝 궁금해졌어..그러나 오일은 떨어져 사니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며 사는것 같진 않아 갑자기 내 아이가 불쌍하더구나..아빠에게 매일매일 순간순간 받아야 할 관심과 사랑을 잃어버리고 사니 말이다. 넌 아마 아주 오래오래 아빠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겠지...사랑스러웠던 핑키와의 추억과 함께 말이다..

앞으로 핑키보다 더 사랑스런 애완 동물은 물론이요, 네가 맘에 쏘옥 들어할 만한 너만의 것이 하나라도 얼른 생겨나길 바라며 너와의 이별에 아쉬워 한다. 늘 건강하게 엄마랑 이모 잘 돌봐드릴수 있으리라 믿으며... 의젓하고 멋진 로버트! 다시 만날때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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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7-08-0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읽고 싶어지네요. 일단 보관함으로...^^
제 서재에서 벤트하니까 놀러오세요~ 얼마 안남은 여름이지만 건강하게 지내시구요.^^

치유 2007-08-08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네..해적님.
님들의 쟁쟁한 글발에 전 손도 까딱 못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님도 담주에 휴가 잘 다녀오시고 무거운 책 들고 가지 마시고 가벼운 책으로 들고 다니시며 읽으세요..^^&

치유 2007-08-08 0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섬사이님..요즘 하는 일도 없으면서 알라딘에 차분하게 앉아 글 읽는게 더디네요..지니처럼 알아서 꺼내 읽을때 책 산보람을 느끼지 않으신가요??전 깍쟁이라서인지 아이들이 책장에서 한권씩 꺼내들고 볼때마다 흐뭇해 지더라구요..ㅋㅋ
네..부모노릇이 늘 벅찬 내게 그들의 조용하면서도 완전한 참 사랑을 많이 확인했었어요..그리고 로버트를 어린 아이로만 바라보지 않았던 아빠의 맘도 이해가 되구요..그렇게 빨리 가셔야 했기에 더 강하고 의젓하게 키웠으리라....

섬사이님..휴가는 다녀오셨나요?/저희는 오늘부터 휴가랍니다..소라가 학교에 가니 가까운 곳으로만 잠깐 잠깐 나들이겸 다니며 보내야 할것 같아요..그리고 주말에 다시 소라랑함께 하루밤이라도 떠났다 와야할듯 싶으네요..

다가섬 2007-08-08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안 읽은 책이라는 사실을 배꽃님 글을 읽으면서야 알았어요.
분명히 읽은 책인데 이다지 기억속에 남은 게 없나 허탈해하면서 독서록을 확인했더니
확실하게 목록에 없네요.^^ 당장 집으러가야겠어요.

치유 2007-08-09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가섬님..저도 큰아이가 읽을땐 못 보고 지나쳤다가 둘째녀석이 보기에 따라서 보았던 책인데 너무 좋은 청소년책이었어요.가족 모두 볼수 있는그런 책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