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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수요일
장례식장에서 마을로 출발을했다...진한 슬픔이란게 이런거구나 싶다..아버지를 모시고 가는데 우리는 앉아서 가는데 아버지는 누워 가신다.보고는 계시는지...늘 오가시던 길을 갑니다..아버지가 우리들을 배웅하시면서 내려다 보시던 우리집 마당이 보이는데.. ..보이시나요??날마다 딸들을 기다리시며 얼마나 외로우셨을까..특히 딸을 모두 출가시킨후 명절에는 더 외로우셨을 내 아버지..아들 하나 없었으면 어쩔뻔 했던지요...아버지 정말 잘하셨어요..느지막하게 든든한 아들 두신것...
마을 회관 입구에서 노제를 드리고 이곳에서 부터는 동생친구들이 꽃상여에 아버지를 태우고 긴 행렬을 이끌며 산소로 향하는 발걸음은 왜 그리 무겁던지..이 길을 아버지는 몇번이나 걷고 걸으셨을까...다시는 이길을 못 지나실거라 생각하니...사위들을 한번씩 아버지 꽃상여 앞에 돌아가며 태우는 의식이 끝나갈 무렵 맑았던 하늘은 흐려지며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더니 다시 말짱해졌다..큰이모는 아버지 눈물이라 그러셨다..아버지 눈물..그래 그런것도 같았다..
아버지를 안장하고 나니 또 한차례 빗방울이 떨어졌다..그러고는 언제그랬냐는듯 멀쩡한 하늘...
일해주시는 분들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해 주시는지 묘도 아버지가 좋아히실 만큼 이쁘고 크게 잘 자리잡았다. 하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아버지 집이 생긴것이다..아버지는 평소에 모든 호사 다 누리시고 정말 복 있는 분이셨다,..언제나 매너좋으시고..멋진 분..그곳에서도 그렇게 누리고 사시길..
집에들어와서 장롱속 아버지 유품들을 정리했다.동생은 또 아버지 옷을 보며 울고 우리도 눈시울이 붉어지는걸 참았다...이리 좋은 옷들을 왜 못 입으시고 ...엄마는 모두 태우라고 하셨지만 팔순 잔치때 입으셨던 한복은 그냥 두라고 하신다..그래서 아버지 한복 한벌 옷장에 걸어두고 모두 꺼냈다..그리고 살피는데 아버지 곳곳마다 엄마 용돈 많이도 두셨네.. 많은 아버지 유품들을 정리하고 언니랑 동생과 제부와 함께 태웠다.훨훨 잘도 탄다..
손님들도 가시고 정말 가까운 분들만 남았다..모두들 이른 저녁 식사를 준비해 드리고 우리는 언니들과 큰형부랑 막례 제부랑 엄마랑 이모모시고 찜질방에 갔다. 남은 팀은 집에서 손님 접대하기로 하고..대흥사 관광지라서인지 찜질방은 너무나 근사하다. 모두들 지치고 피곤한 몸을 대충 씻고 찜질방에서 제부와 형부를 만나 음료와 계란을 먹고 황토방에서 잠이 들었다..춥기도 하고 으스스 하기도 해서 뜨거운 곳을 번갈아 가며 자야 했다.
긴 피로가 풀리는 시간이었다,..난 새벽 네시까지 푹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