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카인드 womankind Vol.16 : 나에게 몰입한다는 것 우먼카인드 womankind 16
우먼카인드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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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희진 선생님 연재 글 엄청 우울.. 하지만 역시 좋다. 변영주 감독님 인터뷰에서 페미니즘이 여전히 뉴웨이브로 취급되는 것에 대한 문제점과 분석 엄청 인상깊음. 여러 가지로 진짜 멋진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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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가 많은 편지 총총 시리즈
슬릭.이랑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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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릭을 알게된 건 어느날 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엠넷에서 해주는 굿걸 재방을 통해서다. 우연히 본 건 중반부 즈음이었고 조금 보다가 바로 vod를 찾아 첫회부터 봤다. 오직 슬릭을 보기 위해서. 그리고 플레이리스트를 슬릭으로 채웠다. 페미니즘 소식을 책으로 업데이트하는, 봉화로 소식받는 수준의 재야의 페미라 여태 슬릭을 모르고 살아온 세월이 야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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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책 출간 소식을 알게되어 바로 구입. 둘이서 편지를 나눈 형식인데 또다른 저자인 이랑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첫 편지를 읽고 바로 알았다. 아, 트로피 그 분. 역시 멋진 기억으로 강하게 남아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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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앞자리가 다른 나이의 페미니스트들의 따뜻하고 솔직한 편지를 읽으며 때로 괴롭고 퍽 행복했는데, 나와 아주 다른 시공간에 있는 것 같지만 감정의 결과 빛은 흡사하다는 사실이 슬픔이 되었다가 위로가 되었다가 했기 때문이다. 또한 몸과 정신이 분리되지 않은 글이라는 점에서 건강함을 느꼈다. 슬픔과 아픔을 또박또박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것은 건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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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또다른 관점은 젊은 그들을 보고 배울 어른으로 여기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나는 슬릭같은, 이랑같은 여자를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집 어린이는 지금도 앞으로도 슬릭과 이랑을, 또 그들같은 여자들을 잔뜩 보고 배울 수 있다. 그러면 난 그 희망에 기대서 같이 보고 배워버리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누구나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은 바람입니다. 제대로 명명되지 않은 이름들을 지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차별의 현실 입니다. 현실과 바람 중에 더 명확히, 더 먼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현실입니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한 뒤에야 어떤 세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성평등한 세상이고,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구체적인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따지는 일, 즉 미래의일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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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 노정태 옮김 / 부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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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적 환경주의에 빠진 사람 필독서(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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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요즈음 대세 환경주의는 신흥 사이비종교같은 성격이다. 일단 종말론을 진지하게 믿는다는 점, 구원자를 갈구한다는 점, 삶을 허물어서라도 신념을 지키려고 한다는 점에서. 너무 진지해져서 우울감이 생활을 지배해버렸던 내 경험상 그렇다(얼마나 진지했냐면 2050년에 울 어린이가 몇살인지 세어보고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졌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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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중에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자 구원이다. 사실 제목만 보고 생활습관을 더 강하게 벼릴 수 있을 줄 알고 살펴보았는데(구제불능)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없다는 문구, 그린피스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반론을 보고 이미 와장창 깨진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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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적 환경주의에 깊이 빠지게 만드는 교두보 격인 불타는 아마존, 플라스틱 빨대로 고통받는 바다거북, 멸종위기 북극곰 영상에 대한 진실 혹은 이면을 이 책은 다룬다. 그 진실이나 이면도 놀랍지만, 전부라고 믿은 그것이 가리고 있는 현실이 더욱 충격적이다. 이미 산업화로 에너지 자원을 충분히 누리는 선진국이 그렇지 않은 나라의 산업화를 막으면서 계속 낙후된 상태로 머물게 한다는 것, 플라스틱 빨대에 집착하며 더 큰 규모의 쓰레기 문제에 대한 면죄부를 받으려 한다는 것(스타벅스는 텀블러좀 그만 찍어내라), 북극곰에게 가장 큰 위협은 기후변화가 아닌 인간에 의한 사냥이며 북극곰 이미지는 기후 정치에 이용되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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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구를 지킬 최선의 에너지는 원자력 발전이라는 주장도 매우 충격적이었다. 저탄소와 탈원전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는데 두 가지를 함께 이루려는 시도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왜 한 번도 하지 못했을까? 후쿠시마 원전이 한국의 이웃이라는 점과 일본에 대한 정치적 입장에 종말론적 환경주의가 결합하여 원자력을 더 불길하게 여기게 된 것 같다. 과학이 필요한 곳에는 과학을 두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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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적 환경주의에 빠지는 이유가 종말론적 종교에 빠지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지적한 부분도 매우 인상적이다. 환경문제는 결국 휴머니즘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간을 이롭게 하고, 우리가 사랑하는 식물과 동물들을 지켜내는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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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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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내려놓기 어려운 책은 맞다. 일단 시작하면. 그런데 느낌이 개운치는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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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인간의 위협이 되지 않고 오히려 인간을 위해 희생할 ‘마음‘을 갖는다는 점에서는 유토피아적이지만, 기존의 존엄성이 더이상 전체를 덮어줄 수 없다는 점에서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다. 게다가 자연의 생명력의 상징으로서의 해에 의존하는 것은 자연물인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라는 점(심지어 공해 기계를 파괴하는 것도 인공지능, 의도야 무엇이었든 간에) 등으로 볼 때 디스토피아로 좀 더 기울어졌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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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개운치 않은 부분은 마음, 희생 등 인간의 특징으로 간주되는 부분은 인공지능이 갖고 있고, 인간은 오히려 인공적인 ‘향상‘을 거쳐 ‘인공‘ 지능적 면모를 보인다는 점이다. 꽤 소름끼치는... 이 정점은 샐의 죽음에도 조시를 향상시킨 어머니가 클라라는 자연스러운 소멸을 맞을 수 있게 맞서 싸우는 장면인데 자식은 도구/대상이 되고 인공지능에게 모성적인 연민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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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괴로운 점은 이미 클라라를 인격으로 받아들인 독자에게 그런 결말을 전시했다는 것... 이것은 제시가 과거 회상하며 노래하는 장면에서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토이스토리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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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백수린 옮김 / 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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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어 온 뒤라스 중 제일 어려웠던 소설. 역자 후기가 없었더라면 이해 못하고 넘어갈 부분도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난 아주 조급하게 읽었는데(참을 수 없는 불안함 같은 게 느껴져서 급하게 읽게 됨) 옮긴이의 말을 보니 시처럼 읽으셨다 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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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내가 놓친 게 아주 많겠지만, 그럼에도 세상에 꼭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없을 것 같은, 알고 있는 이야기와 닮았지만 절대로 모르는 이야기인 이 소설은 꽤 강렬했다. 어쩌면 어머니와 아버지와 에르네스토와 잔과 작은 동생들은 한 사람 안에 존재하는 영혼의 숫자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이란 필연적으로 자신을 알려주는 무언가를 마주치게 되고(불탄 책), 자신을 사랑하게 되며(에르네스토, 잔, 어머니), 바깥으로부터 멸시와 경배를 받고(비트리, 교사, 기자), 마침내는 자신의 일부를 죽게 내버려두고 떠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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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아직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지만 여름비라는 제목이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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