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호가 많은 편지 총총 시리즈
슬릭.이랑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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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릭을 알게된 건 어느날 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엠넷에서 해주는 굿걸 재방을 통해서다. 우연히 본 건 중반부 즈음이었고 조금 보다가 바로 vod를 찾아 첫회부터 봤다. 오직 슬릭을 보기 위해서. 그리고 플레이리스트를 슬릭으로 채웠다. 페미니즘 소식을 책으로 업데이트하는, 봉화로 소식받는 수준의 재야의 페미라 여태 슬릭을 모르고 살아온 세월이 야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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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책 출간 소식을 알게되어 바로 구입. 둘이서 편지를 나눈 형식인데 또다른 저자인 이랑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첫 편지를 읽고 바로 알았다. 아, 트로피 그 분. 역시 멋진 기억으로 강하게 남아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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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앞자리가 다른 나이의 페미니스트들의 따뜻하고 솔직한 편지를 읽으며 때로 괴롭고 퍽 행복했는데, 나와 아주 다른 시공간에 있는 것 같지만 감정의 결과 빛은 흡사하다는 사실이 슬픔이 되었다가 위로가 되었다가 했기 때문이다. 또한 몸과 정신이 분리되지 않은 글이라는 점에서 건강함을 느꼈다. 슬픔과 아픔을 또박또박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것은 건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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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또다른 관점은 젊은 그들을 보고 배울 어른으로 여기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나는 슬릭같은, 이랑같은 여자를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집 어린이는 지금도 앞으로도 슬릭과 이랑을, 또 그들같은 여자들을 잔뜩 보고 배울 수 있다. 그러면 난 그 희망에 기대서 같이 보고 배워버리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누구나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은 바람입니다. 제대로 명명되지 않은 이름들을 지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차별의 현실 입니다. 현실과 바람 중에 더 명확히, 더 먼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현실입니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한 뒤에야 어떤 세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성평등한 세상이고,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구체적인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따지는 일, 즉 미래의일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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