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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백수린 옮김 / 창비 / 2020년 8월
평점 :
지금까지 읽어 온 뒤라스 중 제일 어려웠던 소설. 역자 후기가 없었더라면 이해 못하고 넘어갈 부분도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난 아주 조급하게 읽었는데(참을 수 없는 불안함 같은 게 느껴져서 급하게 읽게 됨) 옮긴이의 말을 보니 시처럼 읽으셨다 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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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내가 놓친 게 아주 많겠지만, 그럼에도 세상에 꼭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없을 것 같은, 알고 있는 이야기와 닮았지만 절대로 모르는 이야기인 이 소설은 꽤 강렬했다. 어쩌면 어머니와 아버지와 에르네스토와 잔과 작은 동생들은 한 사람 안에 존재하는 영혼의 숫자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이란 필연적으로 자신을 알려주는 무언가를 마주치게 되고(불탄 책), 자신을 사랑하게 되며(에르네스토, 잔, 어머니), 바깥으로부터 멸시와 경배를 받고(비트리, 교사, 기자), 마침내는 자신의 일부를 죽게 내버려두고 떠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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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아직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지만 여름비라는 제목이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