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일기 - 은둔과 변신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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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망명으로 청년시절 유학했던 파리로 이주한 사회학자/작가의 일기다. 이주 후 처음의 기대와 긴장감이 뒤로 갈수록 피로와 실망으로 바뀌는데 그럼에도 독자 입장에서는 지치지 않는다. 그 순간까지도 사회학적 씨실 날실로 직조하여 텍스트를 만드는 탁월한 능력 덕분에. 게다가 일기라서 어려운 개념이 등장하다가도 본격적으로 어려워지기 전에 일상으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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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우화
류시화 지음, 블라디미르 루바로프 그림 / 연금술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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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닌 나를 위한 우화 읽기는 굉장히 오랜만이다. 탈무드에서 본 것도 같고 불교설화에서 본 것도 같은 닮은 이야기들. 번역이든 지은 것이든 류시화라는 작가 이름이 박혀있는 책은 언제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든다. 내가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 누구인가 하는 서늘한 질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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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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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표현 하나 없는데 글 자체에서 완벽함, 반듯함이 느껴지는 마스다 미리의 여행기. 그냥 여행기가 아닌 혼자 참가한 패키지 여행기다. 아름다움으로 손꼽히는 세계 곳곳에서 그 시간, 그 장소를 철저히 즐거워 하는 모습이 좋았다.
덤으로 현지에서 사온 선물을 현지 신문으로 포장해서 준다는 무척 좋은 아이디어도 얻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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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기의 일본 가정식 한 그릇 - 반찬, 덮밥, 면 요리부터 이자카야 안주까지
남은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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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간단하지만 빈틈 없는 레시피로 근사한 한끼 식탁을 차려낼 수 있는 요리책이다. 번잡하게 이것저것 펼치지 않아도 정성스럽고 예쁜 한 그릇이 완성되는 매직. 책에 담긴 사진에서 스타일링 힌트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일본 가정식에 도전해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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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다이어리 - 행복을 느끼는 일상의 속도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이미화 지음 / 알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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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린의 수필에 나오는 독일어 단어 "fernweh"가 떠올랐다. 먼 곳에의 그리움 이란 뜻을 가진 그 단어가 다른 독일어들이 학교를 졸업하며 잊혀지는 동안 계속 남아있는 건 나 역시도 그런 그리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그런 그리움을 베를린에서 현실로 만들었고 그 생활에 대해 쓴 것이 이 책이다. 누구의 등 떠밈도 없이 스스로 도착한 곳이라서 그런지 그녀는 힘들고 춥고 아플 때에도 용기를 가지고 삶을 반듯하게 지켜낸다. 노필터, 무보정의 이야기랄까. 여행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꿈과 환상 대신 고단한 삶이 구석구석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그게 또 그렇게 반듯하고 소중할 수가 없다. 고단하게 지켜내서 그런 것인지.

  나는 독일에 가본 적이 없으므로 그곳의 건조함과 무뚝뚝함을 상상하며 읽었다. 알지 못하는 것을 짐작만 하는 와중에 그와 대조되는 그녀의 생생한 '살아있음/살고있음'의 에너지는 피부로 와닿는다는 생각을 했다. 표지의 분홍 같은 그런 생기가 매 순간에 스며있었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에 긍정적이었던 마인드. 그게 너무 예쁘다.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하는 중이었고, 실체도 모르겠는 풀리지 않는 일에 답답했고, 기분전환과 용기가 필요하던 참에 저자소개를 읽고 이 책을 골랐는데 읽기 잘했다. 목적에 맞는 독서였다.

p.17
한참을 생각하다 화살표를 죽 긋고는 ‘후회‘라고 적었다. 여기에서 포기한다면 인생을 살면서 무수히 많은 벽에 다다를 때마다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며 살아갈 것이 뻔했다.

p.193
그리고 인내는 더 높은 차원의 용기라는 걸 깨달았다. 용기가 없어서 떠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용기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전히 많은 친구가 말하는 나의 용기란 무작정 떠날 용기가 아니라 버티는 용기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든 사람이 용기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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