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보예 지젝 누구나 철학총서 5
김현강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룸사에서 나온 누구나 철학총서로 출판사에서 소개한 것은 "청소년과 일반 독자들로부터 철학을 전공하거나 관심이 있는 전문 독자들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누구나 읽을수 있는 철학 총서이다.주요 개념이나 사상에 대한 설명은 청소년 독자들의 이해 수준에 맞추지만 각각의 책이 담는 내용의 범위는 해당 사상가의 핵심적인 사상과 범위 전체를 덮을 것이기 때문이다" ... 

우리나라 청소년과 일반독자 수준이 얼마나 높기에 이런 책이 나오는지?아니면 내가 너무 수준이 낮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책의 수준은 칸트,헤겔,데리다,라캉,푸코,..또 누구지??  버틀러..등 기본적으로 간단한 개념만 알고 있어야 될 철학자가 아닌 철학자들 중에서도 대철학자들 아닌가?그것도 지젝이 이 철학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는게 아니라 비판 또는 계승 발전 시키는 논리 전개 과정을 이해하려면 어느정도 전문 철학 지식이 있어야 이해가 가능한 책이다. 

어쨋든 최대한 쉽게 썼다고 하나, 정말 이해하기 힘든 책임에 틀림없다.과연 몇권이나 팔리고 우리나라에서 몇명이나 이 책을 읽었는지 궁금하다...각설하고 

지젝은 라캉을 언급한다.지젝은 포스트모더니즘과는 다른 철학을 추구한다."차이의 철학"을 거부한다.지젝이 추구하는 것은 철학적 선험론과 이것에 근거한 정치적 보편주의이지,결코 다원론을 긍정하는 차이의 철학이 아니다.인종차별,성차별,동성애문제...등등 자본주의사회에서 모두 중요한 문제이자 꼭 철폐해야 될 문제이지만 모두것이 다 중요하다면 어떤것이 근본적이며 무엇을 타겟으로 사워야 할지 목표가 애매해지는 꼴이다.지젝의 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데카르트와 독일 관념론이 라캉의 정신분석학과 만나는 지점이다.지젝은 "내작업의 핵심은 독일관념론을 살리기 위한 탁월한 지적 도구로 라캉을 이용하는것"이라고 한다. 사실 라캉이라는 정신분석 철학자는 접해 보지 않아 잘 모르고 여기서 소개하는 라캉의 상징계,상상계,실재계 개념도 생소하기도 하거니와 개념이해에도 상당히 힘이 든다. 별도로 다른 경로로 공부를 좀 해야 될 것 가타. 

그리고 지젝은 헤겔 다시 읽기를 주장한다.헤겔이야 말로 지젝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친 철학자이다.지젝은 헤겔의 변증법에서 포스트구조주의를 비판할 논리적 기제를 찾는다.헤겔은 진리가 차이를 없애는것이 아니라 항상 모순속에 자리한다고 생각한다.헤겔은 제한된 것들과 모순적인 것들 너머에 위치한 절대적인 것이란 없다고 인정한다.절대란 이러한 제한된 규정들의 자기지양의 운동,즉 반성적 사유 그 자체일 뿐이다.우리가 절대를 파악하는데 있어 언제나 실패하는것은 우리의 제한된 반성적 사유 저편에 위치한 절대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지젝에게 있어 헤겔의 변증법은 포스트구조주의가 주장하는것처럼 타자를 동일한 것으로 재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다.그것은 반대로 원인을 능가하는 결과를 낳을수 있다.변증법에서는 결과가 원인보다 더많은 실재성을 포함할수 있다.그러므로 변증법은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갑작스런 도약 또는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지젝은 이처럼 완전히 새로운 것을 산출하는 변증법적 도약에서 헤겔에게서 근본적으로 동의한다. 

주체 ,실체, 주체적 실체,실체적 주체...라캉에서 지젝으로 이어지는 개념들이 익숙지는 않아 상당히 힘든 독서임에 틀림없다.마지막으로  유토피아에 대한 지젝의 생각은 유토피아는 불가능한 이상적 사회상과는 거리가 멀다.유토피아에서 핵심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은 장소를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즉,유토피아란 기존하는 사회에서 가능한 것으로 간주되는 바깥에 새로운 사회적 공간을 창출해내는 것이다.여기가 바로 레닌의 10월 혁명이다.... 

다음의 독서는 레닌과지젝이 어떻게 조우하는가 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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