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왔다. 그동안 쓴 책, 번역한 책이 적지 않지만, 나오자마자 세일즈포인트가 천단위로 뜨는 책은 처음이다. 그동안의 원한을 설욕할 것 같은 느낌! 그 느낌이 너무 좋아 오히려 무섭다. 그다음, 내숭 떨지 않고 말하자면, 참 열심히 공부하고 썼다. 쓴 것보다도 저 많은 걸 언제 읽었는지 그게 더 아뜩하다. 말마따나, "제가 속도 없고(좁고) 재능도 없지만 성실하긴 무척 성실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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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은 타인의 불행, 나의 불행은 타인의 행복,,, 이던가.

굳이 이렇게 생각할 건 없으나 지난 수요일 아침 7시 20분에 남동생이 **병원에서 뇌종양 수술을 시작했다. 내가 한 일은 물론 아무것도 없고, 폐강된 강좌 시간표에 맞는 영작문 강의를 들으러 갔다.

 

 

세부명으로 양성 뇌종양의 일종인 청신경초종 진단을 받은 남동생이 개두술을 받는 사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도 학교에 갔다. 날씨도 좋고 풍경도 좋고. 그리고 이제 이렇게 쓰지만, 5시간 남짓 걸린 수술 이후에 환자는 사실상 거의 곧장 의식도 회복하고, 어제오늘 상태도 나쁘지 않아 (평소 친하지도 않던!!!) 나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오고 있다. 그가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증거. 도스-키가 즐겨 쓴 성경 표현대로 '죽은 자들 사이에서 부활'했다고 생각하고 정신 차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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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수준의 발달지체임이 명백한 아이가 2학기에는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자조를 비롯한 사회성숙도도 많이 좋아지고(물론 수치화 하면 굉장히 떨어졌을 수도 있다!!!) 첫 단원평가 나쁘지 않다.

 

 

 

소위 보통/일반 아이들도 60~70점대 점수가 많다는데, 실로 고마운 점수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도, 운동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아이가 수학 점수를 통해 자존감을 좀 더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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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너무 무서울 것 같아 못/안 본 것 같은데 이제라도 시간을 내봐야겠다. 살인충동은 식욕이나 성욕보다 더 강한 것이라고 하던데 과연. 그는 어쩌다 그런 생명으로 태어난(=자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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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른괭이 2019-09-21 09:38   좋아요 0 | URL
앗, 소설까지 읽으셨다니 정말 ‘팬‘이시네요^^; 감사합니다.

박균호 2019-09-20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로쟈님 서재에서 봤는데 저도 읽어 보고 싶더라구요. 시간 내서 읽어 볼께요.

푸른괭이 2019-09-21 09:40   좋아요 0 | URL
예, 후회하시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