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이 있는 분이라면 아마 공감할텐데 내게 최고의 공포영화는 '요람을 흔드는 손'이다.
아이 돌보미가 복수에 미친 여자라는 것만 해도 끔찍한데...
흡입기를 통째로 없앤 게 아니라 약만 모두 빼놓는 주도면밀함...
으... 생각만 해도 해도 숨이 턱턱 막힌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영화가 다른 영화인이나 일반인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끼쳐
공포물이나 수사물에 툭 하면 천식환자가 유괴되거나 인질로 잡히게 됐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천식환자는 흡입기가 없으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여기게 됐다는 것.
일반적으로는 천식이 있으면 '세레타이드'라는 원통형 제재를 하루 1번 쓰고,
생활중에 호흡 불편이 오면 응급약에 해당하는 '벤토린'을 추가로 쓰게 되는데,
이것도 계속 물고 있는 게 아니라 하루 1번이 권장량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나오는 파이프처럼 생긴 흡입기가 바로 벤토린이다)
그외에도 환절기면 먹는 약을 추가로 쓰는데 이것도 하루 1알이 고작이다.
즉 천식이 있다고 해서 하루 종일 입에 흡입기를 물고 지내는 게 아니므로,
기침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사실은 제가 천식이 좀 있어요'라고 말할 때마다 눈이 똥그래져서
한 번도 흡입기를 입에 물고 있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정말이냐고 되물을 필요는 전혀 없는 거다.
이는 당뇨라고 해서 하루 종일 인슐린 주사기를 맞는 게 아니니 당뇨에 대해서도 오해는 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