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얀마녀님도 한소리 했는데, 나 역시 스마트카드에 대한 불만이 크다. 교통체계가 개편된 게 벌써 1달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스마트카드 에러가 완전히 고쳐지지 않았다. 지금껏 현금으로 버스를 내거나 환승할인이 안 되어 손해본 것보다 항의전화하느라 쓴 돈이 아마 더 많을 것이다. 그동안 내 카드는 다양한, 거의 모든 종류의 에러를 보여주었다.

- 환승할인 안 되기.
- 뜬금없이 몇천원의 요금 부과하기(물론 내릴 때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 마을버스로 단 2정거장을 탔을 뿐인데 내릴 때 추가요금 내기.

7월 1달간 정말 부지런히 항의전화를 한 덕분인지 다행히 이런 에러들은 모두 수정되었는데, 아직까지 치명적인 에러가 하나 남았으니...

- 사용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

늘 그러는 것은 아니고, 특정 버스의 단말기에만 이 경고음이 나오는데, 처음엔 카드한도가 초과되었거나, 연체된 것은 아닌가 싶어 번번히 국민카드사에 확인을 한 뒤 스마트카드사에 전화해 항의를 하곤 했다. 스마트카드사에서는 번번히 일부 국민카드에 한해 그런 에러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조치중이니 1주일만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8월이 되어도 에러가 개선이 되지 않으니 부아가 치밀어 견딜 수 없었다. 이제 에러가 나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기사아저씨는 연체로 사용정지되었나 보다고 타박하고, 급하게 가방에서 지갑과 돈을 꺼내자면 뒷사람들이 미리 잔돈 준비 안했다고 뭐라 한다. 안그래도 바쁜 출근시간에 에러가 나 화가 나는데, 다른 이들의 짜증까지 뒤집어 써야 하니 더욱 부글부글 끓는다. 게다가 어제 오늘 연달아 에러가 나니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결국 장장 30여분에 걸쳐 스마트카드 담당자와 대화(?)를 나누었다.

"맨날 다음주면 수정된다, 수정된다 하시더니 이게 뭡니까? 벌써 1달이 지났습니다! 언제쯤이면 더 이상 에러가 안 나는 거죠?"
"정말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쩌구 저쩌구"
"내가 원하는 건 변명이나 사과가 아니라 언제쯤이면 에러가 안 날 수 있는지 답변을 듣고 싶은 거거든요?"
"저희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확답을 드리기 힘듭니다."
"이젠 다음주면 해결된다는 말씀도 안 하시네요. 좋습니다. 그럼 국민카드 일부만 에러가 난다고 했으니, 다른 카드를 쓰면 에러가 안 나는 건 확실하죠?"
"그게... 저... 발급기간이 오래 걸리므로... 어쩌구 저쩌구... TMoney를 발급받으시면 어떨까요?"
"그때그때 충전하는 거 불편해서 싫은데요. 다른 신용카드는 확실히 괜찮은지만 답해주시면 됩니다."
"아... 그게... 다른 카드 중에서도 국민카드만큼은 아니지만 아주 간혹 에러가 나는 경우가 있어서... 어쩌구 저쩌구... 그러니 TMoney가 나을 거 같습니다."
"뭐에요? 지난 1달간 국민카드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하더니. 그럼 에러가 전혀 없는 신용카드는 없다는 뜻인가요?"
"아, 예, 저... 아주 극히 드물긴 하지만... 어쩌구 저쩌구... TMoney의 장점이 어쩌구 저쩌구"
"알았어요. 그럼 TMoney가 에러가 안 나는 건 확실한 거죠? 책임지실 수 있는 거죠?"
"예? 책임이요? 아... 그게... 저... TMoney는 신용카드만큼 에러는 안 나거든요?"
"그게 무슨 뜻이죠? TMoney도 에러가 나긴 한다는 겁니까?"
"물론 보고사례가 거의 없는 편이긴 하지만, 사람 하는 일에 실수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럼 결론은 어쨌든 에러가 없는 카드는 전무하다 이겁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연내에는 모든 시스템을 안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내요? 이젠 아예 몇달만 더 참으라는 건가요?"

명박아, 명박아, 뭐가 그렇게 급했니. 2005년 신규사업으로 하면 되었던 것을. 니가 괜시리 서둘러 너 욕먹고, 카드사 욕먹고, 시민은 반년이나 불편을 겪어야 하고. 정말 너 잘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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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8-13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쌍문역에서 마을버스 타고 집에 오는데 추가요금이 계속 붙더군요. 요즘엔 그래서 타자마자 바로 찍는다지요. (그것도 1분 정도 간격을 두고 찍어야 되더군요. 안 그러면 이미 처리가 되었다는 안내방송이...-_-)

조선인 2004-08-13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다른 카드를 써서 에러가 안 난다는 보장이 있다면 바꾸겠습니다.
여대생님, 그건 지하철 탄 거 까지 포함해서 10키로 단위로 요금이 추가되어서 그렇다네요. 쌍문역까지 9.999키로를 탄 경우 마을버스를 타자마자 바로 100원 추가.

비로그인 2004-08-1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같은 경우에는 학교 갈 때도 그렇고 집에 올 때도 어떤 날은 900원, 어떤 날은 1000원. 같은 거린데 요금이 다르게 찍히더라구요. -_-

조선인 2004-08-14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