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대학교 4학년 때 과 친구들과 떠난 여행이 늘 그립게 떠오른다.
1학년 때부터 뭉쳐 다녔던 우리 다섯은 졸업 여행을 빼먹고 우리끼리 보길도에 갔더랬다.
이것 때문에 과대표에게 찍혀 두고 두고 잔소리를 들었더랬지만, 후회는 없다. 

우리 다섯은 참 공통점이 없었다.
당시 난 NL이었고, S는 PD였고, K는 야학에 열심이었고, J는 공부가 열심이었고,
E는 개인주의자였다.
우리가 만나면 항상 논쟁이 끊이지 않았고, 각기 다른 일정으로 만나기도 어려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붙어다닌 친구들이 그들이고, 지금껏 만나는 친구도 이들이다. 

보길도에서 우리는 촛불을 켜놓고 술을 마셨으며 도란도란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문득 돌아가며 노래를 한 곡씩 불렀는데, 그 노래가 나의 가을 노래들이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 - 오월의 노래(J)

 

양희은-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S)   

 

산울림 - 청춘 (I) 

 

 

K와 E가 부른 노래는 어째 가물가물하다.
그리운 가을의 기억이 희미해지는 것인지...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토토랑 2010-10-2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월의 노래 오랫만에 들어보네요 ^^;;
5월의 노래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들이었다는게 참 부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조선인 2010-10-26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참 좋은 친구들이에요. 그야말로 '따로 또 같이'랍니다.

ChinPei 2010-10-26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0.26이네요.
많은 슬프고 억울한 일들이 이 날 시작되었다고 해야 하는지, 이 날은 통과점에 지나지 않았다고 해야 하는지...

조선인 2010-10-27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혀 모르고 넘어갔어요. 그렇군요. 어제가 10.26이었군요. @.@

ChinPei 2010-10-27 17:10   좋아요 0 | URL
벌써 30년이 지났으니까, 이제 역사속의 한 사건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래도 그 사건과 그 이후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사건들은 아직 15살이던 나에게 조차 큰 충격이 아닐 수가 없어서 어제일 같애요.
설마 두번 다시 5.16라든가 12.12, 5.17은 일어나지 않겠지 하는 믿음은 있지만,가끔 불안하기도 해요. 일본이란 "안전권"에 사는 "방관자"이면서도요.

조선인 2010-10-28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10.26과 12.12 때를 돌이켜 생각하면 휴교하여 텅 빈 운동장에서 놀다가 부모님에게 겁 없다고 혼났던 기억이 가장 선명해요. 다들 숨 쉬는 것도 불안해할 정도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