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대학교 4학년 때 과 친구들과 떠난 여행이 늘 그립게 떠오른다.
1학년 때부터 뭉쳐 다녔던 우리 다섯은 졸업 여행을 빼먹고 우리끼리 보길도에 갔더랬다.
이것 때문에 과대표에게 찍혀 두고 두고 잔소리를 들었더랬지만, 후회는 없다.
우리 다섯은 참 공통점이 없었다.
당시 난 NL이었고, S는 PD였고, K는 야학에 열심이었고, J는 공부가 열심이었고,
E는 개인주의자였다.
우리가 만나면 항상 논쟁이 끊이지 않았고, 각기 다른 일정으로 만나기도 어려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붙어다닌 친구들이 그들이고, 지금껏 만나는 친구도 이들이다.
보길도에서 우리는 촛불을 켜놓고 술을 마셨으며 도란도란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문득 돌아가며 노래를 한 곡씩 불렀는데, 그 노래가 나의 가을 노래들이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 - 오월의 노래(J)
양희은-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S)
산울림 - 청춘 (I)
K와 E가 부른 노래는 어째 가물가물하다.
그리운 가을의 기억이 희미해지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