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에게 처음으로 용돈을 주기 시작한 건 유치원 때.
문제는 피아노학원 가는 길에 군것질을 하다가 학원까지 땡땡이친 것.
유치원에서도 아이들간의 위화감 운운하여 안 줬으면 좋겠다 하여
초등학교 가면 다시 주겠다고 약속하고 용돈을 철회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 다시 용돈을 조금씩 주기 시작했는데,
아, 이런... 학교 앞 문방구는 유혹의 천국이었다.
정체불명의 슬러쉬를 사먹어 배탈이 나기도 하고,
이쁘다 싶으면 지우개와 스티커를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통에 용돈 도로 끊음. -.-;;

올해 벼룩시장 사건 후 딸아이가 돈맛(?)을 알았다.
내가 봐도 이제 용돈관리쯤은 하겠다 싶어 궁리중이었는데,
여름방학이 되면서 딸아이가 버스카드를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피아노학원과 수영장이 꽤 멀어 셔틀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셔틀버스 시간이 늦어 옷 갈아입다 보면 수영수업에 지각하기 일쑤라
버스를 타고 다니고 싶다는 거였다. 

옳타구나 싶어 예쁜 미키마우스 티머니를 사주고 1달에 1만원씩 충전해주고 있다.
딸아이는 이제 필요할 때면 언제든 버스를 탈 수 있고,
편의점에서 군것질을 하거나 문방구를 살 수도 있다.
따로 용돈기입장을 쓰지 않아도 애나 나나 T-money 거래내력을 확인할 수 있어 좋고,
지갑을 들고 다니다 질나쁜 아이에게 뺐길 걱정도 덜 하고,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불량식품을 사 먹을 우려도 덜 하다.

3달간 티머니 용돈제도를 쓴 결과 옆지기도 나도 딸아이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
조금 아쉬운 건 편의점 말고도 티머니를 쓸 수 있는 곳이 좀 더 많았으면 한다는 것.
서점이랑 빵집에서도 티머니를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딸과 나의 공통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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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토랑 2010-10-20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핸드폰이 있으면..파리바게뜨 같은 빵집은 000 원 교환권 같은 기프티 콘이 있긴하지만.
것도..000원 으로 한정이 된거라, 빵집은 좀 쉽지 않겠네요..
아니면 핸드폰에.. 충전식 선불카드를 모바일 카드로 넣어줄수 있을것도 같네요
금액은 선불로 충전해야 하고, 1회 결제액 한도도 설정할 수 있고..

참.. 용돈을 얼마 줄건지 뿐 아니라, 어떤 통화로 어느정도로 언제 줄지도 참 걱정이군요.

전호인 2010-10-2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철저한 경제관념을 심어줄 필요성은 분명있습니다.
꽁돈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한 댓가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고, 용돈기입장, 통장관리요령 등등
커갈수록 용돈씀씀이의 자제도 수반되더라구요.^*^

조선인 2010-10-2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교통카드의 일종이에요. 수도권은 티머니 사용처가 꽤 다양하면서 자판기나 복사기 같은 것도 사용할 수 있어요. ^^
토토랑님, 기프티콘은 대개 품목지정이라 그 점이 안타까워요. 모바일카드도 생각은 해봤는데, 그건 사용처 제한이 없어 아직은 이르다 싶었어요. ㅎㅎ
전호인님, 벼룩시장 체험이 정말 유용했어요. 앞으로 1년에 1번 정도는 시켜볼 작정입니다. 홍홍

2010-10-20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 그런 것도 있군요! 그나저나 읽으면 읽을서룩 마로도, 언니도 참 현명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 나는 애들을 어찌 키워야 할지.. 앞이 캄캄.. ㅡ.ㅡ

조선인 2010-10-2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귄, 넌 아들 둘을 무사히 키우는 것만으로 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거야. 알지? 딸은 지가 혼자 크는데, 아들은.... 아... 정말 난 널 존경해.

ChinPei 2010-10-20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가 2001년생이었지요?
명섭은 2000년생인데 아직 버스도 전철도 못타요. 탈 기회가 거의 없어서 그렇지만, 지금 명섭 같으면 부모가 더 불안해서 못시켜요. T^T

조선인 2010-10-20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2년생인데, 2월생이라 1년 일찍 학교 갔어요. 그렇게치면 마로는 아직 1박2일 캠프도 엄마 아빠 없이는 안 가는 애인걸요?

2010-10-21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0-10-21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주신 속닥님, 감사합니다. 서울에 있는 사업본부는 꽤 어수선한가 보지만, 제가 있는 기술본부쪽은 소닭보는 심정이랍니다. 좀 쪽팔리기는 하지요. ㅋ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