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에게 처음으로 용돈을 주기 시작한 건 유치원 때.
문제는 피아노학원 가는 길에 군것질을 하다가 학원까지 땡땡이친 것.
유치원에서도 아이들간의 위화감 운운하여 안 줬으면 좋겠다 하여
초등학교 가면 다시 주겠다고 약속하고 용돈을 철회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 다시 용돈을 조금씩 주기 시작했는데,
아, 이런... 학교 앞 문방구는 유혹의 천국이었다.
정체불명의 슬러쉬를 사먹어 배탈이 나기도 하고,
이쁘다 싶으면 지우개와 스티커를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통에 용돈 도로 끊음. -.-;;
올해 벼룩시장 사건 후 딸아이가 돈맛(?)을 알았다.
내가 봐도 이제 용돈관리쯤은 하겠다 싶어 궁리중이었는데,
여름방학이 되면서 딸아이가 버스카드를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피아노학원과 수영장이 꽤 멀어 셔틀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셔틀버스 시간이 늦어 옷 갈아입다 보면 수영수업에 지각하기 일쑤라
버스를 타고 다니고 싶다는 거였다.
옳타구나 싶어 예쁜 미키마우스 티머니를 사주고 1달에 1만원씩 충전해주고 있다.
딸아이는 이제 필요할 때면 언제든 버스를 탈 수 있고,
편의점에서 군것질을 하거나 문방구를 살 수도 있다.
따로 용돈기입장을 쓰지 않아도 애나 나나 T-money 거래내력을 확인할 수 있어 좋고,
지갑을 들고 다니다 질나쁜 아이에게 뺐길 걱정도 덜 하고,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불량식품을 사 먹을 우려도 덜 하다.
3달간 티머니 용돈제도를 쓴 결과 옆지기도 나도 딸아이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
조금 아쉬운 건 편의점 말고도 티머니를 쓸 수 있는 곳이 좀 더 많았으면 한다는 것.
서점이랑 빵집에서도 티머니를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딸과 나의 공통 바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