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의식이라든지, 위계질서라든지, 서열이라든지, 이런 말 싫어하는데,
나도 모르게 몸에 배인 습성 혹은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요즘 애들은...'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깜짝 놀란다.
상황 1.
나: 0주임님, 다음에 소모품 신청할 때 샤프랑 형광펜도 신청해 주세요.
0주임: 아직 신청할 때 아닌데요. 신청할 때 다시 말씀해 주세요.
* 10년 전 나라면: 네, 알겠습니다. (기록해둔 뒤 신청할 때 내가 알아서 제출)
상황 2.
나: 0주임님, 교육 신청하라고 하는 거 전원 필수인가요?
0주임: 인사팀에서 온 메일 전달한 건데요. 인사팀에 물어보시죠.
* 10년 전 나라면: 인사팀에 확인한 후 알려드리겠습니다.
상황 3.
나: 마케팅팀에서 홍보건 협조해달라고 하니 0주임님이 알아봐주세요.
0주임: 홍보요? 그건 우리 부서 업무 아니잖아요. 마케팅팀에서 일 떠미는 거잖아요. 0부장님, 해결해 주세요.
* 10년 전 나라면: 네. (마케팅팀에 우리 부서 협조사항이 무엇인지 확인 후 나 혼자 할 수 있는 거다 싶으면 야근을 해서라도 지원해준 뒤, 완료 보고만 부장님에게 드린다)
뱀꼬리.
0주임이 잘못하고 있는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기 일, 아닌 일, 구별하는 게 나쁜 거는 아니니까.
그런데, 그 여파가 나에게 돌아오는 건 솔직히 짜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