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외우는 시 한 편
접동새
김소월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津頭江)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 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어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 가며 슬피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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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 간다.
'목마와 숙녀'를 외운 게 초등학교 때,
'접동새'를 외운 게 중학교 때.
그러고보면 산울림을 좋아하게 된 동기가 '노모'였고,
Pink Floyd를 알게 된 건 'The wall'이었지만, 'The gunner's dream'이 가장 사무쳤더랬다.
어린 녀석이 어찌 그리 처량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