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그인 2004-04-11
살포시 발도장 찍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남겨주신 방명록 따라 한 번 와봤답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캠퍼스를 학생 아닌 학생으로 하루하루 거닐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오르내리는 감정을 추스리다보면 그렇게 24시간이 흘러가 있더군요. 학교 이름이 들어간 기사들에는 어김없이 수준 이하의 욕과 학교 서열세우기 리플들이 난무하고 있고, 그러잖아도 조용할 날 없는 그 이름에 몇몇 이들이 불을 지르더군요. 세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체대 입시비리를 선두로, 어느 순간부터 극우로 치닫다못해 헛소리까지 지껄이고 있는 전여옥(님: 형식상의 호칭입니다..), 쿠데타를 찬양하고 있는 모 교수까지. 몇몇 학생들은 그 교수의 강의가 있을 때마다 그 앞에서 침묵 시위를 벌이는 이들을 놓고 신성한 수업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난하기도 하고. 역시나 교육에 공공성이 없다보니 일어나는 행위들이겠지요. 내 돈 내가 내가 수업 듣겠다는데 어떻게 그걸 막을 수 있냐는 식의. 언젠가부턴진 모르겠지만 너무도 보수화되어버린 학생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건 씁쓸함을 토해내게 하더군요. 이라크 파병은 정당하다며 미국은 우리의 우방이고 6.25때 우리를 도와줬다는 언제적 논리인지도 모르는 논리를 펴는 이들, 아무도 없는 틈을 타 학생회, 동아리 등에서 붙여놓은 플랭카드를 모두 찢어버린 이들까지(96년도인가 97년도엔 학교의 사주를 받고 전문적으로 찢고 다니는 학생도 하나 있었다고 하더군요.)... 본래 산다는게 다 그런것이겠지요. 이제 24살. 앞길이 너무 길게 뻗어 보이지 않아 잠시 철퍼덕 주저앉아 그렇게 목놓아울고픈, 하지만 그렇게 울어버리기엔 세상이 너무 아름다운 것 같네요... 주저리 주저리 털어놓은 이야기들을 주섬주섬 다시 담으면서.. 다음에 또 놀러올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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